홍콩증시가 22일 개장과 동시에 중국 음식 배달 플랫폼 관련 종목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대표주인 메이투안(3690.HK)은 장중 전일 대비 최대 5% 오른 홍콩달러(HK$) 133.70을 기록했고, 같은 업종인 JD닷컴(9618.HK)과 알리바바(9988.HK·음식 배달 서비스 ‘어러머’ 보유)는 각각 1.5%에서 2.5% 상승했다. 이는 같은 시간 항셍지수가 0.3% 오르는 데 그친 것과 대조적인 흐름이다.
2025년 7월 2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시장감독총국(SAMR)은 지난 19일 메이투안, JD닷컴, 알리바바 등 세 곳을 ‘가격 전쟁’과 관련해 소환(召喚)했다. SAMR은 회의에서 “
프로모션 행위를 합리적 수준으로 규제하고, 소비자·가맹점·배달기사·플랫폼 운영사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건전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고 촉구했다.
정부의 ‘합리적 경쟁’ 주문
SAMR의 이번 권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음식 배달·퀵커머스 분야는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역 가운데 하나다. 퀵커머스(Quick Commerce)란 주문 후 30분 내외로 음식·생필품 등을 즉시 배송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도시화·모바일 결제 보급·1인 가구 증가가 맞물리며 관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자, 각 플랫폼은 대규모 할인 쿠폰과 적립금을 뿌리며 점유율 다툼에 나섰다.
메이투안의 독주…그러나 경쟁 가열
시장조사업체 자료에 따르면 메이투안은 7월 초 일일 주문량이 1억5,000만 건을 돌파해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그러나 알리바바의 타오바오·JD닷컴 등 후발 주자가 공격적 마케팅으로 추격에 나서면서 ‘출혈 경쟁’이 심화됐다. 투자자들은 할인 경쟁이 영업이익률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해 왔으며, 실제로 지난 분기 메이투안의 마진은 1년 전보다 0.8%p 감소했다.
가격 전쟁의 파장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가 노골적으로 개입한 이상, 당분간 과도한 쿠폰과 배달료 인하 경쟁은 잦아들 것”
이라며 플랫폼별 손익 개선을 기대했다. 다만, 성장률 둔화 위험도 상존한다. 특히 소비자를 플랫폼에 머물게 하기 위한 ‘생태계 락인 전략’이 일시적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투자 포인트와 리스크
애널리스트들은 규제완화 기대가 주가 반등을 이끌었지만, ① 규모의 경제에 기댄 수익성 회복 속도, ② 소비 경기 회복 여부, ③ 차별화된 서비스·콘텐츠 제공이 중장기 성과를 좌우할 것으로 내다본다. 또한 요금 인상 여력이 제한적이어서 고정비 부담이 큰 배달 라이더 인건비 구조 개선이 필수 과제로 꼽힌다.
‘퀵커머스’ 용어 설명
퀵커머스는 전통적인 e커머스(2~3일 배송)보다 훨씬 빠르며, ‘라스트 마일’ 물류 인프라가 핵심 경쟁력이다. 중국 대도시 곳곳에 설치된 지역 풀필먼트 센터(소규모 물류 허브)와 스마트 물류 알고리즘이 정확한 시간대 배송을 가능케 한다. 해당 모델은 국내 배달앱 시장에도 ‘15분 장보기’ 서비스 형태로 도입돼 화제가 된 바 있다.
중국 정부의 플랫폼 규제 기조
최근 몇 년간 중국 당국은 ‘플랫폼 기업의 독점 남용’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며 반독점·노동권 보호·데이터 보안 관련 규제를 잇달아 강화해 왔다. 이번 조치 역시 그 연장선으로, 시장에서는 공정 경쟁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공동 부유(共同富裕)’ 정책 방향과 궤를 같이한다고 해석한다.
주가 전망
증권가에서는 메이투안이 연내 본업 수익성 회복과 신성장 사업(핀테크·해외 진출)을 병행할 경우, 주가가 150~160 HK$ 수준까지 재평가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반면 대규모 투자 부담과 글로벌 경기 둔화가 동시 압박 변수로 지속될 것이라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결론
이번 SAMR 소환 조치는 단기적으로 ‘과열된 가격 전쟁’을 진정시키며 관련 종목에 모멘텀을 제공했다. 그러나 규제 환경이 여전히 불확실한 만큼, 투자자들은 플랫폼 수익 모델의 질적 변화를 꾸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