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 8월 대출우대금리 동결…재정정책에 무게

◆ 중국 통화정책의 현주소

중국인민은행(PBOC)이 8월 대출우대금리(LPR, Loan Prime Rate)를 동결하며 시장의 예상과 일치하는 결정을 내렸다. 1년물 LPR은 3.0%,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5년물 LPR은 3.5%로 유지돼 사상 최저 수준이 이어졌다.

2025년 8월 2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 당국은 경기 부양의 중심축을 통화 완화가 아닌 재정정책으로 이동시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최근 디플레이션 압력, 부동산 시장 약세 등 구조적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지난 3년간 LPR을 여러 차례 인하해 유동성을 공급해 왔지만, 그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며, 정부가 중앙·지방 재정지출 확대, 세제 인센티브 등 다층적 정책 수단을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 LPR이란 무엇인가?

LPR은 중국의 18개 지정 시중은행이 제출하는 금리를 평균해 산정되는 사실상의 대출 기준금리다. 우리나라의 코픽스(COFIX)나 미국의 프라임 레이트와 유사한 개념으로, 기업·가계 대출이 이 금리를 기준으로 결정된다. 따라서 LPR 변동은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전반에 큰 파급력을 미친다.

1)중국은 과거 금리 담합 구조에서 탈피해 시장 기반 금리 체계로 옮겨가기 위해 2013년부터 LPR 시스템을 도입했고, 2019년 8월 개편 이후 정책 유도력을 강화해 왔다.”


◆ 최근 정책 흐름과 시장 반응

올해 들어 중국은 수출 둔화 우려, 청년 실업률 급등, 내수 위축 등 복합적 리스크에 직면했지만, 미국과의 관세 휴전 연장이 결정되면서 대외 수요 하방 압력이 일부 완화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연내 추가 LPR 인하 가능성이 작년 대비 낮아졌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다만 디플레이션 조짐이 이어지고, 중국 최대 성장 동력이었던 부동산 부문의 회복세가 지연될 경우, PBOC가 다시 완화 카드를 꺼낼 여지는 남아 있다. 특히 5년물 LPR의 추가 인하는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 완화를 통해 소비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 옵션으로 거론된다.


◆ 전문가 시각과 전망

마켓 인사이트 측면에서 보면, 통화·재정 정책의 조합(mix)이 경기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통화정책은 ‘대기 지원’ 역할로 전환하고, 정부는 인프라 투자, 소비쿠폰, 신에너지 보조금 등 현금성·직접적 수단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

국내외 투자자 입장에선 신용 스프레드채권 수급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금리가 이미 사상 최저권에 머무는 상황에서 국채·지방채 발행이 확대되면, 국채금리의 추가 하락 여력은 제한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주식시장에선 재정 확대에 따른 인프라·원자재·신재생에너지 섹터가 상대적 수혜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 요약 및 시사점

이번 LPR 동결은 중국 당국이 경제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경기 부양의 무게 중심을 재정으로 전환했음을 시사한다. 최근 관세 리스크 완화, 디플레이션 압력,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향후 정책 방향은 지표 흐름에 따라 ‘데이터 의존적(data-dependent)’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궁극적으로 중국 경제의 중장기 성장은 제조업 고도화, 서비스업 개방, 친환경 전환 등 구조개혁이 병행돼야 한다. LPR이라는 금리 레버리지만으로는 성장 모멘텀을 되살리기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