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환당국 “위안화 시장에 비합리적 거래 없어…환율 기조 안정”

베이징/로이터 – 중국 외환당국이 현 단계에서 “비합리적(irrational) 거래 활동은 관찰되지 않는다”며 위안화 환율이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범위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2025년 7월 22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리빈(李斌) 국가외환관리국(State Administration of Foreign Exchange·SAFE) 부국장은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해 들어 위안화가 “합리적이고 균형적인 레벨”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 부국장은 “현재 외환시장의 수급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며, 투기적·과열성 자금 흐름이 뚜렷하게 포착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해외 투자자들은 2025년 2분기 동안 중국 본토 주식과 채권 보유를 순증(순매수)해 왔다”며 “이는 중국 자본시장의 기초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들어 외환시장 수급은 안정적이며, 위안화는 합리적 균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 리빈 SAFE 부국장

SAFE는 어떤 기관인가?
국가외환관리국(SAFE)은 중국 국무원 직속 기구로, 중국의 외환보유고 관리·대외채무 및 대외자산 통계·외환시장 감독 등을 총괄한다. SAFE는 중국 인민은행(PBoC)의 정책 하에서 외환 관련 행정·감독 기능을 담당하며, 외환시장 동향에 대한 공식 지표를 공개한다.

리 부국장은 2분기 들어 해외 기관투자가들이 중국 본토(온쇼어·onshore) 자산을 꾸준히 순매수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온쇼어 자산은 중국 내 상하이·선전거래소에 상장된 주식 및 인민은행·재정부가 발행한 채권을 의미한다. 반면, 오프쇼어(offshore) 자산은 홍콩이나 런던 등 역외 시장에서 거래되는 CNH(역외 위안) 또는 중국 기업 ADR(미국예탁증서) 등을 가리킨다.

‘합리적 균형 레벨’이란 무엇인가?
SAFE가 언급한 ‘합리적 균형 수준’은 경제 펀더멘털·자본흐름·근원 물가 등을 종합해 시장·당국이 판단하는 환율 구간을 뜻한다. 위안/달러 환율은 2025년 들어 6.88~7.24 위안 범위에서 움직이며 전년 대비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변동과 중국 당국의 거시건전성 관리가 상쇄 효과를 낸 결과로 해석된다.

해외 자금 유입 배경
중국 본토 주식·채권 순매수가 이어진 배경으로는 1) 글로벌 금리 사이클의 정점 통과 기대, 2) 중국 정부의 친시장적 정책 발신 증가, 3) 위안화 약세 완화에 따른 환차손 부담 축소 등이 꼽힌다. SAFE는 “추가 완화적 통화·재정정책이 집행될 경우 자본시장으로의 해외 유입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위안화 시장 구조상 ‘역외·온쇼어 스프레드(가격차)’가 2024년 대비 축소되고 있는 것도 특기할 만하다. 통상 1역외 위안(CNH)의 변동성이 더 크지만, 올해 들어 금융감독 강화와 달러 강세 진정으로 스프레드가 좁혀졌다. 이는 당국이 언급한 “비합리적 거래 부재” 진단과 맥락을 같이한다.

전문가 시각
중국 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의 장리(張力) 연구원은 “해외 투자자들이 중국 채권을 매입하는 이유는 ‘수익률 스프레드(미·중 금리차)’가 여전히 매력적이기 때문”이라며 “달러 강세 정점 통과 이후 확률적으로 위안화 가치가 추가 하락할 위험이 제한된다는 판단도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향후 중국 성장세 둔화, 부동산 부실 위험, 지정학적 긴장 등 리스크 요인을 지적한다. SAFE는 이를 의식하듯 “시장의 합리적 기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과도한 쏠림이 발생할 경우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용어 정리
1 온쇼어·역외 위안 : 온쇼어(CNY)는 중국 본토 금융시장에서 거래되는 위안화를, 역외(CNH)는 홍콩·싱가포르·런던 등 중국 밖에서 거래되는 위안화를 가리킨다. 중국 정부는 역외 시장 자유도를 높여 외국인 접근성을 개선하면서도, 온쇼어 시장에 대해선 자본통제를 유지하고 있다.

SAFE가 ‘비합리적 거래가 없다’고 강조한 것은 2015년 ‘위안화 절하 쇼크’ 이후 반복적으로 제기된 투기성 공격 우려를 진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당시 대규모 자본 유출과 막대한 외환보유고 감소를 경험한 바 있어, 시장과의 소통 강화가 핵심 정책 기조로 자리 잡았다.

향후 전망
중국 당국은 하반기에도 거시적 유동성 지원과 산업 구조조정 정책을 병행할 방침이다. SAFE는 “해외·국내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겠지만, 위안화 환율의 기본적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당분간 달러/위안 7위안 안팎 박스권이 유지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와 맞물려 시장에서는 “인민은행(PBoC)이 극단적 환율 변동을 억제하기 위해 정책금리·지시성 은행 간 금리 조정을 병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고개를 든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교역 둔화 속에서도 중국이 환율 안정을 통해 수출 가격 경쟁력을 일정 부분 확보하려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리빈 부국장의 이날 발언은 중국 외환당국이 시장 안정 의지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해외 투자자에게 ‘추가 유입’ 시그널을 보낸 것으로 평가된다. 국제 투자자들은 미·중 정책 불확실성, 지정학 리스크 등을 면밀히 관찰하며 위안화 자산 비중을 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