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왕원타오 상무부 장관, 베이징에서 엔비디아 CEO 젠슨 황과 회동 확인

베이징·실리콘밸리발 — 중국 상무부 수장 왕원타오(王文涛) 장관이 18일 기자회견에서 엔비디아(Nvidia, NASDAQ: NVDA)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Jensen Huang, 황젠슌)과 전날(17일) 베이징에서 만나 현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2025년 7월 18일, 로이터 통신(Reuters)·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왕 장관은 “황 CEO가 방중 기간 내내 매우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며 회동 사실을 공개했으나,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엔비디아는 기자들의 논평 요청에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는 최근 미·중 기술 갈등 속에서 반도체 기업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는 점을 방증한다.


세 번째 중국 방문…연 정부 요인과 잇단 면담
이번 방문은 황 CEO가 2025년 들어 세 번째로 중국을 찾은 일이다. 그는 베이징 체류 중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렌훙빈(任紅斌) 회장허리펑(何立峰) 부총리 등 고위 당·정 인사를 두루 만났다.

황 CEO는 16일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AI는 공급망을 혁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Deepseek·알리바바(BABA)·텐센트 등 중국 기업이 개발한 대규모 언어모델(LLM)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고객들의 AI 수요는 크며, 글로벌 가치사슬 전반이 AI 역량을 통해 재편되고 있다.” — 젠슨 황, 2025년 7월 16일 베이징 기자회견

설명: H20·RTX Pro GPU란?
H20은 엔비디아가 미국 수출 통제 규정(Export Control)을 충족하도록 설계한 AI 가속기다. 2024년 말부터 미국 상무부의 대(對)중국 수출 허가 대상에 포함돼 일부 기능이 제한됐으나, 7월 들어 규제 일부가 완화되면서 출하 승인을 재차 신청할 수 있게 됐다.
RTX Pro GPU는 스마트팩토리·로봇 학습 등 산업용 워크로드에 특화된 신규 그래픽 칩으로, 미국 정부의 최신 가드레일(가치 제한 규정)을 충족하도록 성능 구간이 조정된 제품이다.


수출 허가 대기…중국 내 수요는 “매우 높다”
황 CEO는 “중국 고객이 H20 AI 칩에 보내는 관심과 수요가 높지만, 아직 미국 정부의 최종 수출 라이선스가 발급되지 않아 실제 발주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또 “대중(對中) 규정을 준수하면서도 현지 고객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RTX Pro GPU를 설계 중”이라고 발표했다. 회사 측은 해당 제품이 스마트 제조·로보틱스 훈련 분야에서 AI 처리 성능과 전력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 시각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번 회동을 미·중 디커플링(decoupling) 흐름 속에서 ‘기술 협력의 숨통을 틔우려는 시그널’로 해석한다. 특히 중국 정부가 “해외 기업의 지속적인 투자 환영”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다국적 기업의 중국 내 연구·생산 활동이 규제 리스크시장 접근성 사이에서 여전히 여지가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미국 상무부가 첨단 AI 반도체의 성능·대역폭·속도 등을 기준으로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있어, 최종 허가 여부와 시장의 실제 납품 시기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향후 과제
1)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에서 매출 성장을 이어가려면, 규제 준수와 기술 경쟁력을 동시에 충족할 설계 로드맵이 필요하다.
2) 중국 정부는 자국 AI 생태계 육성을 위해 외국계 기업과의 협업을 정책적 선택지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3) 미국 정부의 추가 규제 여부가 양측의 전략 수정에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번 만남이 단기적 규제 리스크를 완화할 ‘해빙 무드’로 이어질지, 혹은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제한적 협력으로 귀결될지는 좀 더 지켜볼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