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비트코인 채굴 반등… 2021년 전면 금지에도 ‘조용한 부활’

중국의 비트코인 채굴2021년 전면 금지 이후에도 은밀하게 회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와 데이터에 따르면, 일부 에너지 풍부한 성(省)에서 저렴한 전기요금데이터센터 투자 붐을 활용하려는 개인 및 법인 채굴자들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2025년 11월 26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한때 세계 최대의 암호화폐 채굴 국가였으나, 베이징이 국가 금융 안정과 에너지 절감을 이유로 2021년 암호화폐 거래·채굴 전면 금지를 시행하면서 현지 채굴이 사실상 중단됐었다.

그러나 금지 직후 글로벌 비트코인 채굴 점유율이 ‘0%’로 추락했던 중국은 최근 다시 3위로 복귀했다. 비트코인 채굴 활동을 추적하는 해시레이트 인덱스(Hashrate Index)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중국의 점유율은 14%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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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채굴 부활은 채굴기 제조사 Canaan Inc중국 내 빠른 매출 회복으로도 확인되고 있다. 업계는 중국 내 채굴 활동 증대가 세계 최대 암호자산인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를 지지하고 가격의 하방을 방어할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

신장(新疆)의 한 개인 채굴자 왕(Wang)은 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해당 지역에서 지난해 말부터 채굴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신장에서 생산되는 많은 에너지는 외부로 송전되지 못한다. 그래서 암호화폐 채굴 형태로 소비하는 것이다. 새로운 채굴 프로젝트가 건설 중이다. 확실한 것은, 전기가 싸면 사람들이 채굴한다는 점이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와 2021년 금지 조치를 시행한 신장 정부는 로이터가 팩스로 보낸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채굴 재등장(Resurgence)의 배경에는 2021년 중국의 강력한 단속으로 인해 채굴자들이 현지 사업을 중단하고 북미중앙아시아 등 해외로 이주했던 사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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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반등은 또, 10월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채굴 경제성이 좋아진 시점과 맞물린다. 로이터는 그 배경으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친(親)암호화폐 정책달러에 대한 불신 심리 확대를 지목했다. 다만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위축 속에 비트코인 가격은 10월 고점 대비 약 3분의 1 하락했다.

Perpetuals.com(암호화폐 시장 인프라 제공업체)의 CEO 패트릭 그룬(Patrick Gruhn)은 중국의 지역별 경제 인센티브가 강할 때 정책 유연성이 발현된다고 평가했다.

“중국 내 채굴 활동의 부활은 수년 만에 시장이 본 가장 중요한 신호 중 하나다. 중국이 공식적으로 채굴 규제를 완화한 것은 아니지만, 완화 가능성의 신호만으로도 비트코인을 글로벌·국가 저항적 자산으로 보는 서사를 강화하는 추진력이 된다.”

채굴은 전력 소모가 큰 공정으로, 전용 컴퓨터가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어 새로운 비트코인을 보상으로 얻는 과정이다. 업계와 채굴기 제조사들에 따르면, 전력이 풍부한 내륙신장 등에서 특히 활발하다. 쓰촨(四川)듀크 황(Duke Huang)은 중국의 규제로 수년 전 채굴을 중단했지만, 최근 일부 지인들이 다시 채굴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 분야는 민감한 영역이다. 그래도 싼 전기를 확보한 사람들은 여전히 채굴을 한다.”

채굴기 제조사 관계자는 민감성을 이유로 익명을 요청하며, 데이터센터에 대한 과잉 투자전력과 컴퓨팅 파워의 잉여가 발생했으며, 특히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일부 지방정부가 이를 촉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과 함께 이런 요인들이 중국 내 채굴 재개를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정책·기업 동향(Crypto Policy)에서도 변화의 징후가 나타난다. 세계 2위 비트코인 채굴기 제조사 카난(Canaan)은 2021년 단속 여파로 2022년에 중국 매출 비중이 2.8%까지 떨어졌으나, 지난해에는 중국 매출 비중이 30.3%로 급증했다고 회사 공시가 밝혔다. 올해 2분기에는 중국 비중이 50%를 상회했다는 직접 정보를 가진 소식통의 증언도 있다(언론 대응 권한이 없어 익명).

카난은 분기별 세부 구성을 확인하진 않았으나, 이메일 성명에서 미국 관세 불확실성으로 미국 판매가 교란된 점,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따른 채굴 수익성 개선, 그리고 중국의 디지털 자산 기조에 미묘한 변화 등을 중국 매출 증가의 배경으로 꼽았다. 싱가포르 기반인 이 회사는 중국 법규를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카난: “중국에서는 채굴기의 연구개발(R&D), 제조, 판매가 허용된다.”

한편 중국 본토의 태도도 완화 신호를 보인다는 관측이 있다. 과거 중국은 디지털 코인이 법정화폐에 대한 도전이며 자본 유출을 조장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홍콩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법안8월 발효되어, 달러 등 법정화폐 연동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마련하며 미국과의 경쟁을 예고했다. 로이터는 8월 중국이 위안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사용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리서치 책임자 훌리오 모레노(Julio Moreno)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비트코인 채굴은 중국에서 공식적으로 여전히 금지되어 있다. 그럼에도 상당한 채굴 용량이 운영되고 있다.”

크립토퀀트는 현재 글로벌 비트코인 채굴 용량의 15%~20%가 중국에서 가동 중이라고 추정했다. 만쿤(Man Kun) 법률사무소의 설립자 류 홍린(Liu Honglin)수익성 높은 사업을 몰아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개인적으로 채굴에 대한 정부 정책은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이라고 본다. 이런 활동을 완전히 막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용어 설명 및 맥락

비트코인 채굴: 고성능 ASIC전용 하드웨어로 난이도 높은 암호학적 퍼즐을 해결해 블록을 생성하고 보상(BTC)을 받는 과정이다. 전력 소모가 크며, 전기요금 단가가 비용 구조를 좌우한다.
해시레이트 인덱스: 글로벌 채굴 연산 능력(hash rate)국가별 점유율을 추적하는 지표로, 채굴 활동의 지리적 분포를 가늠하는 데 쓰인다.
스테이블코인: 달러·위안 등 법정화폐나 국채·현금성 자산으로 담보된 가격 안정형 토큰이다. 결제·송금과 디파이DeFi(탈중앙 금융)에서 유동성 축 역할을 한다.


시장 함의와 리스크(분석)

수요·가격 측면: 중국의 14% 내외 점유율 회복은 네트워크 보안채굴 경쟁을 강화해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동시에 저가 전력을 바탕으로 한 대규모 해시 파워 복귀는 난이도 상향채굴 수익성 압박을 부를 수 있으며, 이는 고효율 장비 수요와 업계 설비 교체 사이클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
정책 불확실성: 중국은 공식 금지를 유지하고 있으나, 지역별 현실적 유연성이 엿보인다. 규제 메시지의 작은 변화만으로도 글로벌 시장 심리를 자극할 수 있어, 정책 뉴스 플로우가 단기 가격 변동성을 키울 소지가 있다.
지방 재정과 에너지 믹스: 일부 재정난 지방정부데이터센터 과잉 투자전력·컴퓨팅 잉여를 낳았다는 증언은, 채굴이 수급 조절 밸브로 기능하는 역설을 보여준다. 다만 전력 정책·환경 목표와의 충돌 가능성은 상수 리스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