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의 한 매장에 진열된 E.l.f. 화장품사진: Andrew Kelly | Reuters
E.l.f. Beauty Inc.의 회계연도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된 새로운 고율 관세가 회사 손익에 직격탄을 날린 결과다.
2025년 8월 6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6월 30일로 종료된 3개월 동안 E.l.f.의 당기순이익은 3,330만 달러로 작년 동기의 4,760만 달러에서 감소했다. 회사는 전체 제품의 약 75%를 중국에서 조달하고 있어 관세 변동에 취약한 구조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회사는 연간 매출 가이던스(전망)를 아예 제시하지 않았다.
“관세와 관련한 가능성의 범위가 너무 넓어 연간 전망을 제시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았다”고 타랑 아민(Tarang Amin) 최고경영자(CEO)는 말했다.
1분기 주요 실적 지표
• 조정 주당순이익(EPS)*: 0.89달러 – 월가 예상치 0.84달러 상회
• 매출: 3억 5,400만 달러 – 예상치 3억 5,000만 달러 상회
• 조정 EBITDA 마진: 20% – 전년 동기 23% 대비 하락
*EBITDA는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을 뜻하는 지표로,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보여준다.
관세 불확실성… “55%라도 다행”
아민 CEO는 인터뷰에서 “현재 중국발 제품에 최대 55% 관세를 적용받고 있으며, 이미 이에 맞춘 원가 구조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70%까지 올라갈 가능성을 생각하면 55%에 머무는 것도 다행”이라며 반전된 심경을 드러냈다.
회사는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 제품 가격을 1달러 인상했으며, 동시에 미국 외 시장 확장과 공급망 다변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가이던스 축소… 상반기까지만 전망
E.l.f.는 회계연도 상반기(7~12월) 매출 성장률을 9% 이상으로, 조정 EBITDA 마진을 20%로 제시했다. 이는 전년도 상반기 23%에서 3%p 낮아진 수치다.
회사는 2020년 이후 줄곧 두 자릿수 후반대의 고성장을 이어 왔지만, 올해 들어 매출 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둔화되는 모습이다. 9% 성장 역시 전년 동기 50% 급증에 따른 기저효과(base effect)를 감안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확대
카테고리 전반이 식어가는 가운데서도 회사는 Nielsen 리테일 데이터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민 CEO는 “소비 심리가 약세인 상황에서도 당사 브랜드는 여전히 선전 중”이라고 말했다.
‘듀프(dupe)’ 전략도 성장의 핵심이다. 듀프 제품이란 고가의 명품·프리미엄 화장품과 유사한 성분·효과를 가진 저가 제품을 의미한다. 최근 출시된 ‘브라이트 아이콘 비타민 C+E 페룰릭 세럼’은 17달러로, 동일 카테고리의 스킨슈티컬즈(185달러) 제품과 성분 구성이 비슷해 화제가 됐다.
제품 라인 확대 및 M&A
E.l.f.는 최근 자외선 차단제(선스크린) 신제품을 출시했고, 5월에는 하일리 비버(Hailey Bieber)의 뷰티 브랜드 ‘로드(Rhode)’를 10억 달러에 인수했다. 해당 브랜드는 9월부터 미국·캐나다 세포라(Sephora) 전 점포에 입점한다. 인수 효과는 올해 하반기 실적부터 반영될 예정이다.
용어·맥락 해설
관세(Tariff)는 정부가 수입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자국 산업 보호 또는 무역 분쟁에서 협상 카드로 쓰인다. 고율 관세는 기업 원가 상승→가격 인상→수요 위축으로 이어져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EBITDA는 영업활동에서 창출된 현금을 보여주는 지표로, 기업 간 비교 시 감가상각비 등 회계적 요인의 차이를 제거한다.
듀프(dupe)는 ‘duplicate(복제품)’의 줄임말이다.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뷰티 업계에서 중요한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전망 및 기자 코멘트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회사는 보수적 전략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로드(Rhode) 인수와 해외 판로 확대가 본격화되는 내년부터는 성장률 반등이 기대된다. 공급망 재편, 친환경 포장, 웰니스 트렌드 대응 등도 향후 주목할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