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중앙은행들, 주목받는 국경간 결제 시스템 ‘아고라’ 시험 본격화

세계 주요 중앙은행40여 개 이상의 주요 상업은행이 국제 금융 인프라의 업그레이드 경쟁 속에서 국경간 디지털 결제 프로젝트 시험을 본격화한다. 이 프로젝트는 ‘아고라(Agora)’로 알려져 있으며, 국제결제은행(BIS)이 주도하고 뉴욕 연방준비은행(New York Fed)과 유럽, 한국, 멕시코, 일본 등 지급 결제 비중이 큰 중앙은행들이 참여한다.

2026년 1월 14일, 로이터 통신(특파원: Marc Jones)의 보도에 따르면, 이들 기관은 아고라 플랫폼의 사용자 테스트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국제 결제 체계의 지배력 확보를 둘러싼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이루어진다.

현행 국경간 거래은 전 세계의 중개상업은행(correspondent banks) 네트워크를 통해 처리되지만, 여러 중간 단계가 개입되거나 상대적으로 거래 빈도가 낮은 개도국 통화가 포함될 경우 처리 지연과 높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아고라 프로젝트는 이러한 문제를 디지털 기술로 해결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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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구조와 참여자

아고라 프로젝트는 국제결제은행(BIS)이 선봉에 서서 진행하며, 뉴욕 연준(New York Fed)유럽중앙은행(European central banks), 한국은행, 멕시코 중앙은행, 일본은행 등 지급결제 규모가 큰 중앙은행들이 참여하고 있다. 또한 40개가 넘는 주요 상업은행이 실무 테스트에 협력하며, 워싱턴 소재 국제금융협회(Institute of International Finance, IIF)가 상업은행들의 의견 조율을 담당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의 부총재Andréa Maechler는 아고라 플랫폼의 사용자 테스트 개시를 “중대한 이정표(major milestone)”로 규정하며 프로젝트가 최근 커다란 주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Tokenisation은 글로벌 금융의 미래를 형성하고 있다. 원자적 결제(atomic settlement)는 디지털 시대의 국경간 결제에 있어 판도를 바꿀 수 있다.”


실무 전환과 규제·거버넌스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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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협회(IIF) 대표인 Tim Adams는 이번 단계가 이론적 논의에서 실제 운영 가능성을 검증하는 실무 전환 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는 토큰화(tokenisation)가 가치 이동 방식을 재편할 잠재력이 있으나, 거버넌스·컴플라이언스·리스크 프레임워크와 효과적으로 통합되어야만 규제자와 시장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Tokenisation은 가치 이동 방식을 재형성할 잠재력이 있지만, 규제와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거버넌스, 컴플라이언스, 리스크 프레임워크와 효과적으로 통합될 때만 실효성이 있다.”


프로젝트의 범위와 향후 일정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이번 새 시험 단계는 약 6개월가량 진행될 예정이다. 이 기간의 성과는 정책 결정자들에게 보고되며, 정식 출범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될 경우 추가로 어떤 작업이 필요한지에 대한 로드맵이 제시될 것이다.

이후의 가능성 있는 조치로는 다수의 추가 중앙은행과 통화의 참여가 거론된다. 특히 기존의 Continuous Linked Settlement(CLS) 시스템에 이미 편입된 캐나다달러(CAD), 호주달러(AUD), 뉴질랜드달러(NZD) 및 주요 스칸디나비아 통화들이 우선 고려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글로벌 금융메시징망 SWIFT는 자체 블록체인 기반 개편 작업을 병행하고 있으며, 이번 아고라 참여 그룹에도 포함되어 있어 상호운용성 및 기술 경쟁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유사 프로젝트와 지형 변화

아고라는 직접적 경쟁 관계는 아니지만, 다른 국경간 결제 프로젝트인 mBridge와 자주 비교된다. 국제결제은행(BIS)은 과거 mBridge 감독에도 관여했으나, 2024년 말 갑작스럽게 프로젝트에서 철수하면서 사실상 중국 주도로 운영되는 구조가 형성되었다.

이와 같은 전개는 중앙은행 간 기술 협력 및 지배구조 경쟁이 단순한 기술 문제를 넘어 지정학적·금융권력 재편의 요소를 포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용어 설명

토큰화(Tokenisation)는 실물 화폐나 자산의 가치를 디지털 토큰으로 표현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이는 블록체인 또는 분산원장기술(DLT)을 통해 자산의 소유권과 이동을 디지털로 기록·전송할 수 있게 한다.

원자적 결제(Atomic settlement)는 결제의 모든 구성 요소가 동시에 확정·이행되는 방식을 말한다. 즉, 한 쪽의 지급이 확정되지 않으면 다른 쪽의 지급도 동시에 이행되지 않도록 해 결제 실패 리스크를 최소화한다.

중개상업은행(Correspondent banks)은 각국 은행 간 직접 연결이 없을 때 중간에서 국제 결제를 중개하는 은행들을 말한다. 이들 경유로 인해 결제 지연과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Continuous Linked Settlement(CLS)는 외환 결제 시 결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다중 통화를 동시 결제하는 시스템을 제공하는 글로벌 인프라를 의미한다. CLS에 참여한 통화들은 상호 결제 효율성이 높다.


시장·정책적 함의와 향후 전망

이번 아고라 테스트의 진전은 단기적으로 국제 결제의 속도와 비용 절감 기대를 키운다. 은행과 기업은 결제 지연으로 인한 자금조달 비용과 환리스크를 낮출 가능성이 있다. 또한 원자적 결제가 상용화되면 결제 실패로 인한 신용·유동성 리스크도 축소될 수 있다.

그러나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다음과 같은 과제가 남아 있다. 첫째, 각국의 법률·규제 정합성(특히 자금세탁방지·KYC 규제) 확보 둘째, 시스템 간 상호운용성 및 표준화 셋째, 결제 결속성을 위한 유동성 관리 및 중개은행 역할의 재설계 넷째, 거버넌스와 책임 주체의 명확화이다.

거시적 관점에서는 이러한 디지털 결제 인프라의 확산이 국제 금융 질서의 경쟁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정 플랫폼이나 통화권이 주도권을 확보하면 해당 체계에 참여하는 국가들의 결제 의존도 및 금융 영향력이 재편될 수 있다. 이는 통화 지위, 결제 네트워크 수수료 구조, 글로벌 유동성 경로에 변화를 초래할 여지가 있다.

아고라가 실무적으로 성공하더라도, 광범위한 채택은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기술적 검증 외에도 각국 중앙은행의 정치적·경제적 판단, 글로벌 규제 조화의 수준, 상업은행의 참여 의지 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결론

국경간 결제 시스템의 디지털 전환을 향한 이번 시험은 국제 결제 인프라의 효율성 제고와 더불어 금융 주권과 규제 조정이라는 복합적 과제가 얽혀 있음을 보여준다. 약 6개월간의 사용자 테스트를 통해 얻은 결과는 정책 결정자들이 향후 어떤 추가 조치를 취할지 가늠할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다. 아고라와 병행되는 SWIFT의 개편, mBridge 사례 등은 향후 국제 결제 체계의 기술적·정치적 경쟁 양상을 이해하는 데 핵심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