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중앙은행들, 인플레이션 우려에 금리 인상 쪽으로 기조 전환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장기간의 완화(금리 인하) 국면을 마무리하고 향후 인플레이션 재확산 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2025년 12월 18일, 로이터 통신(Reuters)의 나오미 로브닉(Naomi Rovnick)알런 존(Alun John) 보도에 따르면, 런던발 기사에서 주요 중앙은행들이 정책 기조 전환을 암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보도는 각국 중앙은행의 최근 결정과 향후 전망을 종합해 정리한 것이다.

기사 요약에 따르면, 유럽중앙은행(ECB)은 사실상 통화 완화를 종료했다고 밝혔고, 영란은행(BoE)은 소수의 반대표 속에서 제한적 금리 인하를 단행했으며 반대자들은 물가 상승 압력에 대해 경고했다. 시장은 여전히 내년 미국의 추가적인 완화(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으나, 일부 연준(Fed) 관계자는 이미 미국 경제가 과열 상태에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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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10개 선진시장 중앙은행의 현황 정리이다.

1/ 스위스(SWITZERLAND)
스위스중앙은행(SNB)은 12월 11일 기준 정책금리를 0%로 유지했다. 이는 선진시장 중앙은행 중 최저 수준이다. SNB는 미국의 대(對)스위스 상품 관세 축소 합의가 경제 전망을 개선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스위스의 인플레이션이 0% 수준으로 강한 안전자산인 프랑화가 수입가격을 낮추는 효과를 내고 있다. 다만 금리를 다시 마이너스 구간으로 돌리는 계약적·정책적 문턱은 높으며, 경제학자들은 내년 물가상승률이 완만히 회복되면서 SNB가 2026년 내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

2/ 캐나다(CANADA)
캐나다중앙은행(BoC)은 최근 정책금리를 2.25%로 동결했다. 이번 사이클에서 총 225bp의 완화를 단행한 이후의 결정이다. 총재 티프 맥클렘(Tiff Macklem)은 캐나다 경제가 미국의 무역 조치에도 불구하고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3분기 성장률이 2.6%로 정부지출과 원유 수출이 성장에 기여했고, 노동시장이 개선된 점을 고려하면 BoC는 2027년까지 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된다.

3/ 스웨덴(SWEDEN)
스웨덴 중앙은행(Riksbank)은 완화정책의 효과가 GDP 성장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하며 12월 18일 기준 정책금리를 1.75%로 유지했다. 연간 물가상승률이 목표치 2%를 간신히 상회하고 있어, 시장과 분석가들은 Riksbank가 2026년 말 추가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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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뉴질랜드(NEW ZEALAND)
뉴질랜드는 실업률이 9년 만에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통화정책을 긴축(매파적)으로 돌리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러나 일련의 강력한 금리 인하가 물가를 중앙은행의 목표 범위 상단으로 끌어올린 바 있어, 단기금리(현금금리)가 현재 2.25%에서 2026년 12월에는 약 3% 수준까지 높아질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형성되어 있다.

5/ 유로존(EURO ZONE)
유럽중앙은행(ECB)은 6월 이후 기준금리를 2%로 확고히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의 중단 결정에는 성장과 인플레이션 전망치 상향이 포함되었다. 다만 크리스틴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 총재는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heavy uncertainty)”

고 지적하며 향후 정책에 대한 명확한 선행지침(forward guidance)을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시장의 강한 긴축 베팅을 억제했다.

6/ 미국(UNITED STATES)
연방준비제도(Fed)는 12월 10일에 분열된 투표 속에서 금리를 인하했고 이후 잠정적인 중단(pause)을 시사했다. 지연된 고용자료는 10월 한때 노동시장이 약화했음을 보였으나 11월에는 다시 회복했다. 미국 기업인들도 관세로 인한 추가 물가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Fed 내부에서는 2026년에 단 한 차례의 25bp 인하를 예상하는 시각이 있으며, 이는 완화(통화정책) 확대를 원하는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과의 정책적 이견을 촉발할 소지가 있다. 향후 연준 의장직의 교체 인선 결과에 따라 향후 완화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금융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7/ 영국(BRITAIN)
영란은행(BoE) 금리결정자들은 소수의 반대 속에서 기준금리를 3.75%로 0.25%포인트 인하하는 데 찬성표를 던졌다. 앤드류 베일리(Andrew Bailey) 총재는 향후 추가 완화 여부가 근소한 차이로 결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1월 26일 정부의 증세 예산이 경제 심리를 악화시켰고 내년에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지만, BoE 내 반대자들은 물가상승이 너무 높게 고착될 위험을 우려했다.

8/ 노르웨이(NORWAY)
노르웨이중앙은행(Norges Bank)은 G10 국가들 가운데 가장 신중한 편으로 이번 사이클에서 단지 50bp만을 인하했다. 최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나, 물가가 둔화된 영향으로 선물시장은 내년에 추가로 약 44bp의 완화를 반영하고 있다.

9/ 호주(AUSTRALIA)
호주중앙은행(RBA)은 전환점에 가장 먼저 이를 가능성이 높은 기관으로 보인다. 최근 기준금리를 3.6%로 유지하면서 추가 완화를 배제했고, 주목할 점으로 향후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될 경우 다음 움직임은 금리 인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메시지는 호주달러를 끌어올렸고 국채금리를 상승시켰다. 시장은 2026년 6월까지 금리 인상을 완전히 반영하고 있으며, 5월 인상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10/ 일본(JAPAN)
현재 유일하게 실제 금리 인상 모드에 있는 중앙은행은 일본은행(BoJ)이다. BoJ는 금리를 0.75%로 인상할 예정이며, 이는 금주 금요일의 회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시장은 글로벌 관점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Sanae Takaichi) 총리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발표로 장기 국채수익률이 급등했고 엔화는 약세를 보이며 다른 시장으로의 파급효과를 낳았다. 우에다 카쯔오(Kazuo Ueda) 총재는 회의 후 발언이 장·단기 금리 급등 및 엔화 급락을 추가로 가속화하지 않기를 바랄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용어 설명

본 기사에서 사용된 몇 가지 경제·금융 용어는 일반 독자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다. 정책금리는 중앙은행이 은행에 적용하는 기준 금리를 의미하며, 시장금리 및 대출·예금 금리에 영향을 준다. 완화(easing)는 통화정책을 통해 금리를 낮추거나 유동성을 공급하는 조치를 의미하며, 반대로 긴축(tightening)은 금리를 올리거나 유동성을 흡수하는 조치다. bp(베이시스 포인트)는 금리 변동 단위로 1bp는 0.01%포인트를 뜻한다. 포워드 가이던스는 중앙은행이 향후 정책 의도(금리 경로 등)를 시장에 미리 알려 시장 기대를 관리하는 도구다.


시장·경제에 대한 영향 분석

중앙은행들의 현 기조 전환 시그널은 몇 가지 핵심 경로를 통해 글로벌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첫째, 금리 변동성의 확대이다. ECB와 BoE처럼 불확실성을 강조하거나 선행지침을 회피하면 시장은 정책방향을 추정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변동성 높은 포지셔닝을 취하게 된다. 둘째, 통화스와프·채권시장 파급이다. 이미 일본의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장기 국채수익률이 상승한 사례에서 보듯, 특정국의 정책 변화는 글로벌 장기금리와 환율에 즉각적인 영향을 준다. 셋째, 무역·관세 관련 물가상승 전개다. 미국과 일부 국가의 관세·무역조치가 기업의 비용 전가로 이어질 경우, 중앙은행은 물가 기대치 안정화 차원에서 정책기조를 더 매파적으로 바꿀 압력을 받는다.

구체적 전망으로는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가 유효하다.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노동시장 강세와 관세 관련 추가 비용 우려가 연준의 완화 속도를 늦추게 할 수 있어 단기금리 하락 기대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호주와 일본처럼 인플레이션 압력 또는 경기 부양 신호가 뚜렷한 국가는 오히려 금리 인상 전환이 빨라질 수 있다. 이는 국가별 자본흐름의 변동과 함께 통화별 상대가치 변동성 확대를 야기할 전망이다.

금융시장 참가자와 정책결정자들은 향후 주요 경제지표(예: 고용보고서, 소비자물가지수(CPI), 제조업·서비스업 지표)와 각 중앙은행의 성명 및 의사록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해야 한다. 특히 연준 의장 교체 등 거시정책의 제도적 변화는 시장의 기대형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투자자들은 금리·환율·채권수익률 변동성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와 포트폴리오의 지역·통화 분산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결론

종합하면, 대규모 경제권 중앙은행들이 일제히 금리 인상으로 완전히 선회한 상태는 아니지만 물가 불안이 재부각될 경우 신속히 매파적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신호는 글로벌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다양한 경로로 파급될 가능성이 크므로 정책 입안자와 시장참가자 모두 신중한 모니터링과 대비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