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실적·연준 회의 대기 속 뉴욕 지수선물 상승세

월가 선물지수(E-mini)가 장 시작 전 소폭 오르며 이번 주 예정된 빅테크 실적연방준비제도(연준·Fed) 정책회의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2025년 7월 29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동부시간(ET) 05시 19분 기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다우 E-mini)은 73포인트(0.16%) 올라섰고, S&P500 E-mini는 15.25포인트(0.24%), 나스닥100 E-mini는 93.25포인트(0.40%) 각각 상승세를 기록했다.

전일(29일) 현물 시장에서 S&P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사상 최고가로 마감한 반면, 다우 지수는 사상 최고치보다 약 200포인트 낮은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변동성 장세에도 두 지수가 신고점을 경신한 배경에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무역 합의를 전격 체결한 데 따른 위험 선호 심리 개선이 크게 작용했다.


■ 미·EU 관세 인하 합의

양측은 27일(현지시간) 발표된 합의를 통해 EU산 일부 수입품 관세를 30%에서 15%로 절반으로 낮추기로 했다. 시장은 이를 계기로 8월 1일 시한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추가 관세 가능성이 일부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협상에 나서지 않는 국가에는 15~20%의 ‘전 세계 관세(world tariff)’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해 긴장감을 높였으나, 투자자들은 일단 협상 동력 유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

“우리는 모든 국가가 공정한 관세 체계 아래서 거래하기를 원한다.”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이번 합의는 글로벌 교역 불확실성을 일부 해소했다는 평가다. 더불어 미국과 중국 협상단은 29일 스톡홀름에서 실무협의를 갖고 3개월간 휴전을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해, 미·중 무역전선에서도 긍정적 신호가 감지됐다.


■ 기업 실적: 전통 제조업·헬스케어 vs. 빅테크

29일 개장 전에는 유나이티드헬스(UNH), 보잉(BA), UPS, 프록터앤드갬블(P&G) 등 대형 종목이 2분기 성적표를 공개한다. 주 중에는 메타 플랫폼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애플 등 이른바 ‘빅테크 4인방’이 차례로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연초 이후 급등한 기술주 랠리가 지속될지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기업 실적 발표 일정 그래픽

전문가들은 “S&P500과 나스닥이 고점을 이어가려면 이번 주 실적이 예상을 뛰어넘어야 한다”며 “특히 클라우드·광고·소비자 지출 동향을 가늠할 메타·아마존의 가이던스가 중요 포인트”라고 설명한다.

한편, 설계 자동화(EDA) 소프트웨어 업체인 케이던스 디자인(Cadence Design Systems)은 전날 시간 외 거래에서 연간 매출·순이익 전망을 상향 조정한 이후 6.6% 급등, 반도체 설계 생태계에 대한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 연준 정책회의: 금리 동결은 기정사실, ‘행간’이 관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날부터 이틀간의 정책회의에 돌입한다. 시장 컨센서스는 금리 동결이나, 투자자들은 제롬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내놓을 성장·물가 평가, 그리고 ‘추가 긴축 여부’보다 ‘언제쯤 인하할지’라는 포워드 가이던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FedWatch에 따르면, 파생상품 시장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61.7%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한 달 전 45% 수준에서 빠르게 높아진 수치다.

백악관은 낮은 차입 비용을 유도하기 위해 연준에 공개·비공개 압박을 가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면서 “필요하면 해임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시사했다.


■ 주목할 경제지표

투자자들은 이날 6월 채용·이직 보고서(JOLTS)7월 소비자신뢰지수를 확인해 고용 및 소비 심리를 진단할 예정이다. 두 지표는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경로를 가늠케 하는 선행지표로 꼽힌다.


■ 용어 풀이 및 배경 설명

E-mini 선물은 CME가 소액 투자자도 지수 선물 거래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발한 전산 거래 전용 소형 계약이다. 표준 지수선물보다 계약 규모가 5분의 1 수준으로 작아 유동성과 가격 발견 기능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JOLTS는 미국 노동부가 발표하는 채용·이직조사(Job Openings and Labor Turnover Survey)의 약자로, 구인·이직·해고 등 노동시장 내부 흐름을 보여 주며, 고용보고서(Non-farm Payrolls)에 앞서 노동시장 열기를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로 활용된다.


■ 기자 시각·전망

이번 주 증시는 ‘실적의 무게’와 ‘통화정책의 온도’라는 양대 재료를 놓고 줄다리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빅테크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고, 연준이 ‘9월 인하’ 가능성을 열어 두는 유화적 메시지를 발신한다면, 이미 고공권에 위치한 지수라도 추가 상승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실적 부진과 매파적 발언이 겹치면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투자 전략 측면에서 전문가들은 1) 실적 변동성이 큰 기술·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업종에 대한 이벤트 드리븐 매매2) 방어적 속성이 강화된 소비재·헬스케어 업종의 저가 매수를 병행하는 ‘바벨 전략’을 조심스럽게 제시하고 있다.

결국 시장은 “실적이 펀더멘털을 확인해 주느냐, 정책이 유동성 환경을 완화해 주느냐”라는 이중 과제를 동시에 시험받게 된다. 이번 주가 지나면 3분기 증시 방향성의 밑그림이 보다 선명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