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 사이클의 종료를 시사하고 있다. 일본은행(BOJ)이 금요일 30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을 포함해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 등 주요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 기조 전환을 드러내고 있다.
2025년 12월 19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 기사에는 나오미 로브닉(Naomi Rovnick)과 알런 존(Alun John)이 공동으로 집필했다. 보도 내용은 미국을 포함한 10개 선진국의 중앙은행별 현황을 종합해 각국의 금리 기조와 시장의 기대를 정리했다.
요약 및 배경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중앙은행들의 최근 결정은 완화(금리 인하) 사이클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ECB가 사실상 완화를 중단한 가운데 BOJ는 금리를 올렸고, 영국은 소수 찬성표 속에서 기준금리를 소폭 인하했다. 향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완화 속도와 폭이 시장의 최대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1. 스위스(SWITZERLAND) — 스위스국립은행(SNB)
스위스국립은행은 12월 11일 기준정책금리를 0%로 동결했다. 이는 선진국 중앙은행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SNB는 미국의 대(對)스위스 관세 인하 합의이 경기 전망을 개선했다고 평가했다. 강세 안전자산인 스위스 프랑이 수입 물가를 낮추어 스위스의 물가상승률은 0% 수준에 머물러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률이 내년에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보고 SNB가 2026년 전반까지 기준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2. 캐나다 (CANADA) — 캐나다은행(BOC)
은행은 지난주 핵심금리를 2.25%로 동결했다. 이번 사이클에서 총 225bp(2.25%포인트)의 인하가 있었다. 테프 맥클렘(Tiff Macklem) 총재는 캐나다 경제가 미국의 통상조치에도 불구하고 회복력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정부지출 확대와 강한 원유 수출이 3분기 성장률을 2.6%로 끌어올렸고 노동시장이 강화된 점을 이유로 BOC는 2027년까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된다.
3. 스웨덴 (SWEDEN) — 리스크방크(Riksbank)
리스크방크는 12월 18일 기준금리를 1.75%로 유지했다. 연간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약간 웃돌고 있어, 이전의 통화완화가 GDP 성장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 분석가들은 리스크방크가 2026년 말 추가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점친다.
4. 뉴질랜드 (NEW ZEALAND) — 뉴질랜드준비은행(RBNZ)
실업률이 9년 만의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새로 취임한 총재 안나 브레만(Anna Breman)이 매파(긴축)로 선회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일련의 큰 폭 금리 인하로 인해 물가가 중앙은행의 목표 범위 상단으로 올라오면서, 머니마켓은 현재 기준금리 2.25%에서 2026년 12월경 약 3% 수준으로 상승할 것을 예상하고 있다.
5. 유로존 (EURO ZONE) — 유럽중앙은행(ECB)
ECB는 6월 이후로 기준금리를 2%에서 유지해왔다. 12월의 일시적 보류 결정은 경제성장과 물가 전망을 상향 조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크리스틴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 총재는 높은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추가 방향성(포워드 가이던스)을 제시하지 않았다. 시장은 적어도 내년 6월까지 장기간의 동결을 가격에 반영했다.
6. 미국 (UNITED STATES) —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은 12월 10일 분열된 표결로 금리를 인하한 뒤, 이후에는 보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시적으로 지연 발표된 고용지표는 10월에 노동시장이 둔화됐으나 11월에 회복된 모습을 보였고, 미국 기업인들은 관세로 인한 추가 가격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연준의 일부 정책위원들은 이미 미국 경제가 과열 상태일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연준 내 전망은 2026년에 단 25bp(0.25%)의 추가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경제자문가 케빈 해셋(Kevin Hassett)이 요구하는 더 큰 폭의 완화와 충돌 가능성을 내포한다.
7. 영국 (BRITAIN) — 영란은행(BoE)
영란은행의 금리결정위원회는 목요일에 한 표 차로 금리를 3.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앤드류 베일리(Andrew Bailey) 총재는 향후 추가 완화 여부가 근접한 판단 사안이라고 경고했다. 영국의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G7 국가 중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일부 반대 의견을 낸 위원들의 발언은 내년에 한 차례 이상의 25bp 인하를 기대하던 시장의 신뢰를 약화시켰다.
8. 노르웨이 (NORWAY) — 노르웨이중앙은행(Norges Bank)
노르웨이중앙은행은 이번 사이클에서 단 50bp만 인하하면서 G10 국가 중 가장 신중한 행보를 보였다. 최근에는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나 선물시장은 내년에 추가로 약 44bp의 완화를 반영하고 있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진정된 데 따른 반응으로 해석된다.
9. 호주 (AUSTRALIA) — 호주준비은행(RBA)
RBA는 이달 초 기준금리를 3.6%로 유지했고 인플레이션에 대해 강한 경고를 발신했다. 시장은 내년 6월까지 금리 인상을 완전히 가격에 반영하고 있어, 호주의 통화정책이 전환점 근처에 와 있음을 시사한다.
10. 일본 (JAPAN) — 일본은행(BOJ)
BOJ는 금요일 기준금리를 0.75%로 인상하고 성장 및 물가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엔화는 급락했고 일본 국채 수익률은 급등하여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에 대해 시장에서 엇갈린 신호가 관찰됐다. 새로운 다케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의 대대적인 경기부양 공약과 물가상승 압력이 BOJ의 정책 전환을 촉발한 배경으로 분석된다.
용어 설명
금리 인하 사이클(완화 사이클)은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연속적으로 낮추는 국면을 말한다. 이는 경기 둔화에 대응해 차입비용을 낮추고 소비와 투자를 촉진하려는 목적이다. 반대로 긴축(금리 인상)은 과열된 경제와 높은 물가상승률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조치를 뜻한다. 포워드 가이던스는 중앙은행이 향후 통화정책의 방향에 대해 시장에 제공하는 선제적 신호로, 시장의 기대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시장·경제적 영향 분석
중앙은행들이 완화 기조를 철회하거나 보류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파급효과를 준다. 첫째, 국내 실물경제 측면에서 금리 동결 또는 인상은 가계와 기업의 차입비용을 높여 소비와 투자를 제약할 수 있다. 둘째, 환율과 자본 유입·유출에 민감한 국가에서는 금리 차익을 노린 자본 이동이 가속화되어 통화가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실제로 BOJ의 금리 인상 직후 엔화 약세와 국채금리 급등이 확인됐다. 셋째, 채권과 주식시장은 중앙은행의 향후 행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장기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 가격은 하락하고, 차입비용 상승은 성장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연준의 완화 속도가 시장 기대보다 느릴 경우 달러 강세와 신흥국 자본유출 가능성이 커지며, 세계 무역과 원자재 가격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다. 반대로 유럽과 영국 등에서 예상보다 빠른 완화가 이루어지면 해당 통화의 약세와 수입 물가 상승을 동반할 수 있다.
향후 전망
시장 참가자들은 각국 중앙은행의 입장 차이를 주시하고 있다. 연준은 2026년에 25bp 추가 인하를 전망하는 반면, ECB와 BOJ는 당분간 보수적 기조를 유지하거나 필요 시 긴축으로 돌아설 여지를 남겼다. 이런 불균형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으며, 투자자들은 경기지표, 인플레이션 동향, 그리고 지정학적 리스크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핵심: 현재의 정책 변화는 일관된 글로벌 완화의 종말을 시사하진 않지만,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의 속도와 폭을 급격히 확대할 여지가 줄어들었음을 보여준다.
이 보고서는 각국 중앙은행의 최근 결정과 시장의 예상, 그리고 이로 인한 경제·금융시장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정리했다. 독자들은 향후 발표되는 경제지표와 중앙은행의 정례회의 발언을 통해 정책의 방향성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