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강세·미 국채 금리 하락에 달러 약세

[FX & 금시장 동향] 21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 인덱스(DXY)는 전장 대비 -0.54% 하락하며 102선 초반으로 내려앉았다. 미국 주식시장이 견조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10년 만기 미 재무부 채권(이하 T-Note) 수익률이 동반 하락한 것이 주요 배경이다.

2025년 7월 2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으로 자금 이동을 가속화하며 안전자산 성격의 달러를 일부 매도했다. 이날 10년물 T-Note 금리는 전장보다 5bp(0.05%p) 낮은 3.95% 내외에서 거래돼 달러 약세 압력을 키웠다.

선행지표 둔화도 주목된다. 전미실물경제협회(CB)가 발표한 6월 미국 선행지수(LEI)는 전월 대비 0.3% 하락해 시장 전망치와 일치했다. 경기 둔화 신호가 재차 확인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향후 통화 완화 가능성이 부각됐다.

달러 인덱스 차트

연방기금선물(FF) 시장에서는 7월 29~30일 FOMC에서 25bp(0.25%p) 금리 인하가 단 5% 확률로 반영되고 있다. 반면 9월 16~17일 회의에선 인하 확률이 58%로 높아졌다. 이는 연준이 늦여름 이후 경기·물가 흐름을 재점검한 뒤 완화 카드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를 시사한다.


유로화, 통화정책 격차에 힘입어 상승

유로/달러(EUR/USD)는 +0.47% 오르며 1.12달러 부근을 회복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올해 들어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한 반면, Fed는 아직 금리를 동결하고 있어 상대적인 정책 격차가 유로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미국의 무역정책이 외국인 투자자들로 하여금 달러 자산을 축소하고 유로화 표시 자산으로 분산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EU와의 무역 합의에서 15~20% 수준의 최소 관세를 고집한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유로존 경기 둔화 가능성이 상단을 제한하고 있다.

EUR/USD 차트

현재 이틀 뒤 예정된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25bp 인하가 단 1% 미만으로 가격에 반영돼 있어, 시장은 사실상 추가 완화 가능성을 배제한 상태다.


엔화, 일본 상원 선거 여파 속에서 급등

달러/엔(USD/JPY)은 -0.96% 급락하며 145엔대 중반으로 내려섰다. 일본 해도의 날(공휴일)로 도쿄 금융시장이 휴장한 가운데 거래량이 평소보다 30%가량 감소해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됐다.

엔 강세는 집권 자민당(LDP)이 상원(참의원) 선거에서 단독 과반을 상실했음에도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정책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힌 데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향후 재정 확대·세제 감면이 추진될 경우 일본 국가채무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엔화 강세가 오래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견해가 많다.

USD/JPY 차트


안전자산 귀금속, 4주 만의 최고치

8월물 금 선물(GCQ2)은 +1.59% 상승한 온스당 3 420.70달러, 9월물 은 선물(SIU2)은 +2.13% 오른 28.65달러를 기록했다. 달러 약세·글로벌 금리 하락이 가격을 끌어올린 가운데, 지난주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가 향후 금리 인하를 지지한다고 발언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오는 8월 1일부터 150개국 이상에 10~15%의 보복관세를 예고한다.”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7월 17일

위 인용구처럼 미·중·EU를 포함한 글로벌 무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금·은 등 귀금속에 안전자산 수요가 몰렸다.


용어 해설 및 시사점

달러 인덱스(DXY)는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종합적으로 산출한 지수이며, 100을 기준으로 강·약세를 판단한다. T-Note 수익률은 미국 10년 만기 국채의 연간 이자율로,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무위험 수익률 지표로 활용된다.

이처럼 주식 강세·채권 강세(금리 하락)·달러 약세·귀금속 강세가 동시에 전개되는 구도는 투자자들이 경기 둔화에 대비하면서도 위험자산을 완전히 회피하지는 않는 ‘양손잡이 포지셔닝(barbell strategy)’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기자는 현 시점을 미국의 통화정책 전환 직전으로 진단한다. 9월 FOMC에서 첫 금리 인하가 현실화될 경우, 달러 추가 약세와 원자재·비달러 통화 강세가 단계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공세가 실물경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감안할 때, 향후 달러 반등 시점과 변동성 확대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