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귀금속 동반 상승…엔화는 당국 개입 신호 주시

아시아 증시가 귀금속 강세와 함께 상승세를 이어갔다. 투자자들의 모멘텀 매수세가 연말 연휴를 앞두고 확대되면서 주식과 안전자산 수요가 동시에 증가한 모습이다. MSCI의 아시아·태평양(일본 제외) 광범위 지수는 초반 거래에서 0.31% 상승했고, 도쿄 닛케이 지수는 0.1% 올랐다. S&P 500 선물은 큰 변동이 없었고 나스닥 선물은 0.11% 상승했다.

2025년 12월 23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시장은 미국의 속보 GDP 발표를 앞두고 관망과 매수세가 교차하는 가운데 있었다. 올해 초 관세 도입을 앞둔 수입 증가 이후 수입이 급감한 영향 등으로 3분기 연율 성장률은 3.3%로 예상되며 전기 대비 소폭 둔화가 점쳐지고 있다. 맥쿼리 그룹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도일은 “하향 리스크로는 장기간의 정부 셧다운과 자동차 판매 부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엔화는 약세 흐름 속에서 바닥을 찾는 모양새다. 달러당 엔 환율은 장 초반 156.57엔으로 거래됐다. 일본 재무상 가타야마 사츠키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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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엔화 움직임에 대해 일본은 자유롭게 대응할 수 있다”

고 언급하며 약세에 대한 강한 경고 메시지를 냈다. 이는 금요일 열린 일본은행(BOJ)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가속화된 엔화 약세에 대한 당국의 경계 심리를 반영한다. BOJ는 정책회의를 통해 금리를 인상했지만 향후 추가 인상 폭에 대해 구체적 신호를 거의 제공하지 않았다.

시장 관계자들은 BOJ의 이번 금리 인상이 이미 널리 예고된 결정이었다고 평가한다. 나틱시스의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 알리시아 가르시아-헤레로는 “그들의 메시지는 기대에 못 미친다… 인상을 했지만 확신을 갖고 인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엔화가 유로와 스위스 프랑 대비로도 거의 사상저점 부근에서 고정된 양상이 관찰됐다.

귀금속은 안보 리스크와 안전자산 수요로 최고치 경신했다. 현물 금과 은은 모두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는데, 이는 미-베네수엘라 관련 선박 억류 시도 등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가 일부 작용한 결과다. 상업용 원유 가격은 공급 차질 우려로 월요일에 상승했으나 화요일에는 소폭 조정돼 브렌트 원유 선물은 배럴당 $62.03, 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57.92로 각각 소폭 하락했다.

개별 종목 뉴스도 시장을 흔들었다. 엔비디아는 로이터 보도로 중국 고객에게 내년 음력 설(2월 중순) 이전에 두 번째로 강력한 AI 칩을 중국에 출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해지자 주가가 상승했다. 또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미 상장 주식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체중감량제를 승인했다는 소식에 시간외 거래에서 6%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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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온 심리와 연말 랠리 기대가 시장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호세 토레스는 “크리스마스 주의 월가에서는 리스크 온 심리가 지배적이며, 연말을 앞두고 주식과 원자재 비중을 늘리는 투자자가 많다”고 전했다. 일부 트레이더는 전통적 연말 ‘산타클로스 랠리’ 기대감을 거래 심리의 배경으로 언급하고 있다.


전문 용어·지수 설명
연율 성장률(annualised growth)은 분기 성장률을 연간 기준으로 환산한 값으로, 계절 조정된 경제활동의 연간화된 속도를 보여준다. MSCI 아시아·태평양(일본 제외) 지수는 해당 지역 주요 주식의 전반적 흐름을 반영하는 광범위 지수다. BOJ(일본은행)는 일본의 중앙은행으로 통화정책과 금리 결정의 핵심 기관이다. 시장 개입(intervention)은 통화 당국이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해 자국 통화의 급격한 환율 변동을 억제하는 조치를 말한다.

향후 시장·경제에 미칠 영향 분석
첫째, 미국의 속보 GDP 결과이 예상치인 연율 3.3% 수준으로 발표될 경우, 이는 경기의 기초체력이 여전함을 시사해 위험자산 선호를 지속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결과가 기대치를 하회하면 경기 둔화 우려로 안전자산(금·달러·국채) 선호가 강화될 수 있다. 둘째, 엔화의 추가 약세와 일본 당국의 개입 가능성은 아시아 금융시장 변동성을 높일 요인이다. 실질적으로 당국 개입이 현실화되면 엔화는 급반등할 수 있고, 이는 수출주 중심의 일본 증시에 단기적 부정적 충격을 줄 수 있다.

셋째, 귀금속의 사상 최고치 경신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연말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반영한 것으로, 만약 긴장이 확대될 경우 귀금속의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 반대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금·은 가격은 조정을 받을 수 있다. 넷째, 엔비디아와 노보노디스크 같은 개별 대형주 이벤트는 기술·헬스케어 섹터의 단기적 방향성을 좌우할 수 있다. AI 칩 배송 가속은 관련 반도체 및 AI 생태계에 긍정적 신호를 주며, 체중감량제 승인 소식은 제약업종의 임상·상업 경쟁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

투자자에 대한 실용적 조언
단기적으로는 연말 유동성 감소와 휴일 일정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므로 포지션 및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 환율 민감도가 높은 포지션은 엔화의 급변 시 큰 영향을 받으므로 환헤지 전략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또한 미국의 경제지표 발표 이후 금리 및 통화정책 전망 변화가 자산배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주요 경제지표와 중앙은행 발언을 주시해야 한다.

이 기사는 로이터의 현지 취재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