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약세에 달러 강세

달러 지수(DXY)가 12월 17일(수) 장중 상승했다. 달러 지수는 이날 +0.24% 상승했으며, 이는 영국의 11월 소비자물가(CPI)가 예상보다 둔화된 발표로 GBP/USD가 약세를 보인 영향과 엔화의 약세, 그리고 주식시장의 급락에 따른 달러 수요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다만 연준(연방준비제도) 내 비둘기파적 발언으로 달러는 장중 고점에서 일부 후퇴했다.

2025년 12월 17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연준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Christopher Waller)의 발언은 달러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월러 이사는 미 노동시장이 “pretty soft” 즉 상당히 완만하며 사실상 일자리 증가가 거의 없다고 진단했고, 물가가 약 2% 수준에 잘 고착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금리가 여전히 중립 수준보다 50~100bp 높다며 연준은 서두르지 않고 점진적으로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시황 요약 및 주요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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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강세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동시에 작용했다. 먼저 영국의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발표가 시장 예상보다 낮아지자 파운드화가 약세를 보였고, 엔화는 일본의 재정 우려가 커지면서 약세 흐름을 보였다. 특히 이날 주식시장 급락은 안전자산 및 최종결제 통화로서의 달러 수요를 촉발했다. 반면 월러 이사의 비둘기파적 발언은 달러의 추가 상승을 일부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연준의 유동성 공급과 정치적 요인

연준은 금융시스템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지난 금요일부터 매월 400억 달러 규모의 단기국채(T-bills) 매입을 시작했다. 이 조치는 단기적으로 달러 공급을 늘려 달러에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의장 인선을 보다 비둘기(완화적) 성향으로 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달러에 부담을 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6년 초에 차기 연준 의장 선정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Bloomberg는 국가경제위원회(NEC) 국장 케빈 하셋(Kevin Hassett)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은 하셋 후보를 상대적으로 비둘기파적 인사로 평가하고 있다.


개별 통화 및 지표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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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달러(EUR/USD)는 이날 -0.04%로 소폭 하락했다. 유로는 강한 달러에 압력을 받았고, 유로존의 경제지표가 다소 비둘기파적 성격을 드러내며 추가 하락 압력을 받았다. 구체적으로 유로존 11월 CPI가 전년비 +2.1%로 하향 수정(기존 +2.2%)됐고, 3분기 노동비용 증가율은 전년비 +3.3%로 둔화(2분기 +3.9%)해 최근 3년 내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독일의 12월 IFO 기업환경지수도 예상을 벗어나 0.4포인트 하락해 87.6의 7개월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의 금리 전망을 반영한 스왑 시장에서는 ECB가 목요일 통화정책회의에서 -25bp 금리 인하를 단행할 확률은 0%로 가격에 반영되어 있다.

달러/엔(USD/JPY)은 +0.63% 상승해 엔화는 약세를 보였다. 엔화 약세에는 일본의 대규모 예산 검토 보도가 영향을 미쳤다. 통신사 쿄도(Kyodo)는 일본 정부가 2026 회계연도 예산으로 120조 엔 이상(약 7,750억 달러) 규모의 사상 최대 예산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일본 측 경제지표는 혼조세를 보였다. 10월 기계류 주문(근원)은 전월비 +7.0%로 예상(-1.8%)을 크게 상회하며 7개월 만에 최대 증가를 기록했고, 11월 수출은 전년비 +6.1%로 예상(5.0%)을 상회해 9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다. 다만 11월 수입은 전년비 +1.3%로 예상(3.0%)보다 낮았다. 시장은 이번 금요일 BOJ(일본은행)가 25bp 금리 인상을 단행할 확률을 약 98%로 보고 있다. 또한 10년 만기 일본국채(JGB) 수익률은 이날 18년 만에 최고치인 1.983%까지 상승해 금리 차 측면에서 엔화 지지 요인이 되기도 했다.


귀금속 시장: 금·은의 강력한 랠리

2월 인도 금(금 선물 GCG26)은 이날 종가 기준 +41.60달러(+0.96%) 상승했고, 3월 은(SIH26)+3.578달러(+5.65%) 급등했다. 특히 은은 계약 기준 고점과 근월물 기준 사상 최고치(근월물 Z25는 온스당 66.48달러)를 기록했다. 상승 요인으로는 베네수엘라 지정학적 긴장 고조(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를 오가는 제재 대상 유조선에 대해 “총체적 봉쇄(total and complete blockade)”를 명령한 점), 월러 이사의 비둘기파적 발언, 일본의 재정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또한 연준의 유동성 공급(월 400억 달러 T-bill 매입) 소식과 미국의 관세 및 우크라이나·중동·베네수엘라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귀금속의 안전자산 수요를 촉발했다. 중앙은행의 금수요도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중국 인민은행(PBOC)의 금 보유고는 11월에 30,000온스 증가해 74.1백만 온스로 확대됐으며, 이는 13개월 연속 증가다. 세계금위원회(World Gold Council)는 3분기에 중앙은행의 금 매입량이 220메트릭톤(MT)으로 2분기 대비 +28%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은 가격은 중국의 재고 우려에도 지지를 받았다. 상하이선물거래소(SHFE) 연계 창고의 은 재고는 11월 21일 기준으로 519,000kg으로 10년 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한편 10월 중순 이후 ETF 보유는 3년 내 고점 이후 일부 청산이 있었으나, 최근 은 ETF의 순매수로 보유량이 약 3.5년 만의 재고 수준으로 반등하는 등 펀드 수요가 재개됐다.


용어 설명

DXY(달러 인덱스):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종합한 지표다. 일반적으로 달러의 전반적 강약을 판단하는 데 사용된다.
CPI(소비자물가지수): 소비자가 구매하는 재화·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한 지수로 인플레이션 지표로 활용된다.
T-bills(미국 재무부 단기채): 만기가 1년 이하인 국채로,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JGB(일본국채): 일본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의 약칭이며 수익률은 엔화 가치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IFO 지수: 독일의 기업 심리·환경을 나타내는 지표로 경기전망 판단에 활용된다.


향후 시장에 미칠 영향 및 분석

단기적으로 달러는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연준의 유동성 정책 등으로 지지받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연준 인사들의 비둘기파적 발언과 연준의 직접적 유동성 공급(월 400억 달러 T-bill 매입)은 달러의 중기적 상승 기세를 제약할 수 있다. 만약 대외적으로 미·일·유럽의 통화정책 차이가 명확해질 경우(예: 연준의 점진적 금리 인하 vs ECB의 금리 동결 또는 인하 완화), 달러는 상대적 강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귀금속의 경우, 중앙은행의 꾸준한 매입(중국 PBOC의 연속 매수 등)과 지정학적·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유지된다면 금·은의 추가 상승 여지가 존재한다. 특히 은은 산업적 수요와 제한된 중국 재고가 결합돼 가격 변동성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경기 회복과 달러 약세 전환, ETF 롱 포지션 청산 등으로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

일본의 재정 확대 가능성(예산안 120조 엔 이상)과 BOJ의 금리 인상 확률(시장 98% 반영)은 엔화와 JGB 시장에 지속적인 변동성을 유발할 전망이다. 이는 글로벌 채권시장과 통화스와프, 은행 자금조달 비용에 파급효과를 줄 수 있다.

요약하면: 단기적으로는 주식 약세·지정학적 리스크·중앙은행의 정책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달러와 귀금속의 강세를 초래하고 있으나, 연준의 유동성 공급과 정치적 요인으로 향후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은 달러의 방향성을 복잡하게 만든다.


참고: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7일 Barchart 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기사에 언급된 수치와 확률은 시장의 가격 반영을 근거로 한 것으로, 향후 경제지표와 중앙은행 발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