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콘트롤즈 인터내셔널(Johnson Controls International plc)이 총 50억 달러 규모의 가속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Accelerated Share Repurchase·ASR)을 시작한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2025년 8월 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존슨 콘트롤즈는 뱅크오브아메리카, 바클레이스,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등 4개 글로벌 대형 금융기관과 각각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는 50억 달러 전액을 11일(월) 일시불로 지급하고, 그 대가로 약 43,140,640주의 보통주를 우선 수령할 예정이다.
“최종 매입 주식 수는 계약 기간 동안의 거래량 가중 평균가(VWAP)에서 할인율을 적용한 값에 따라 조정되며, 2026 회계연도 2분기 종료 시점에 확정된다.”
계약 구조와 재원 조달 배경
존슨 콘트롤즈가 이번에 선택한 가속 자사주 매입은 일반적인 공개시장 매입보다 단기간에 대규모 주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회사는 매입과 동시에 일부 주식을 먼저 받기 때문에 유통 주식 수를 즉시 줄여 주당순이익(EPS)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후 계약 기간 동안 증권사가 시장에서 주식을 확보해 정산하며, 주가 변동에 따라 추가 주식을 돌려받거나 현금·주식을 환급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번 매입 재원은 최근 로버트 보쉬(Robert Bosch GmbH)에 주거용·소형 상업용 HVAC(난방·환기·공조) 사업부를 매각해 확보한 현금으로 충당했다. 존슨 콘트롤즈는 이와 같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본 재배분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재무·시장 영향 분석
① 주당 가치 상승 기대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들면 EPS가 높아지는 구조 때문에 주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존슨 콘트롤즈는 이미 2023년부터 누적 98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승인을 받아 놓은 상태였고, 이번 계약 이후 남은 승인액은 약 48억 달러로 추정된다.
② 부채·현금흐름 관리
ASR 프로그램은 대규모 현금을 단숨에 집행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순현금이 감소하지만, 매각 대금 등으로 차입 확대 없이 재원을 마련한 만큼 재무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③ 시장 신호 효과
경영진이 자사 가치를 저평가된 것으로 판단했다는 시장 신뢰 신호가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최종 정산 시 주가가 급등하면 회사가 추가 주식을 돌려받지 못해 실질 매입 단가가 높아질 위험도 존재한다.
가속 자사주 매입(ASR) 용어 풀이*
ASR은 기업이 증권사와 계약을 맺고, 먼저 목표 금액 전액을 선지급한 뒤 일정 기간에 걸쳐 주식을 실제로 사들이는 구조다. 계약 기간 동안 증권사는 헤지 거래를 통해 주가 변동 리스크를 관리하며, 계약 종료 시점에 주식 수를 확정한다. 일반 자사주 매입과 달리 즉각적인 유통주 감소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경영진이 단기간에 기업가치를 높이고 싶을 때 자주 활용된다.
향후 일정 및 관전 포인트
프로그램은 2026 회계연도 2분기에 최종 종료될 예정이며, 이때 존슨 콘트롤즈가 추가 주식을 받을지, 혹은 반대로 현금이나 주식을 돌려줄지는 계약 기간 중 평균 주가에 달려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둔화·금리 하향 안정화 국면에서 건물 자동화와 에너지 효율 솔루션을 주력으로 하는 존슨 콘트롤즈의 중장기 실적 모멘텀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트렌드가 강화되면서 스마트 빌딩·탄소배출 저감 기술이 핵심 성장 동력으로 부상한 가운데, 포트폴리오 정비를 통해 자원을 집중하는 전략은 장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ASR 진행 경과 ▲남은 48억 달러 규모 추가 매입 가능성 ▲HVAC 사업부 매각 차익의 재투자 방향 ▲차세대 에너지 관리 솔루션 사업 성과 등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 투자은행(IB) 애널리스트들은 존슨 콘트롤즈의 목표주가를 12개월 내 15~20% 상향 조정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다만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공급망 리스크가 재부상할 경우, 매입 효과가 일부 상쇄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 용어 설명
*VWAP(Volume-Weighted Average Price)은 일정 기간 동안 거래된 주식 가격을 거래량으로 가중평균한 값으로, 대규모 매매 시 공정가를 산출할 때 자주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