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NVIDIA)가 지분을 보유한 AI 인프라 전문업체 네비우스 그룹(Nebius Group)이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초대형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25년 9월 1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네비우스는 미국 뉴저지주 신규 데이터센터의 용량을 마이크로소프트에 제공하는 17.4억~19.4억 달러 규모의 다년 계약을 맺었다. 발표 직후인 9월 9일 네비우스 주가는 하루 만에 약 50% 급등하며 시장의 화제를 모았다.
엔비디아는 2025년 2분기 말 기준 네비우스 주식 119만 6,000주(약 6,580만 달러 상당)를 보유하고 있다. CEO 젠슨 황(Jensen Huang)이 이끄는 엔비디아는 AI 생태계 확대를 위해 협력사 지분 투자에 적극적이며, 네비우스 역시 최신형 지포스·H100 GPU를 대량 도입해 엔비디아와 긴밀한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네비우스의 자산은 본래 러시아 검색기업 얀덱스(Yandex)에 속해 있었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다수 러시아 종목이 미국 증시에서 상장폐지되자 2024년 별도 법인으로 분할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본사를 두고 재출범했다. 현재 핀란드·프랑스·아이슬란드, 그리고 미국 뉴저지·미주리주에 데이터센터를 운영한다.
AI 특화 데이터센터를 통해 기업 고객이 대규모 언어 모델(LLM)과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을 손쉽게 구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클라우드 기반 개발 도구도 함께 제공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네비우스는 2026년부터 2031년까지 연평균 약 29억 달러의 매출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전망이다. 회사 측은 2025년 말 기준 연간 매출 런레이트를 9억~11억 달러로 제시했는데, 마이크로소프트 물량이 본격 반영되면 2026년 말 런레이트가 4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네비우스 CEO 아르카디 볼로즈(Arkady Volozh)는 “동일한 규모의 추가 계약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밝혀 성장 기대감을 한층 키웠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네비우스는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와의 협력을 본격화할 것이며, 뉴저지 센터 가동 속도를 최대한 앞당길 것이다.” — 볼로즈 CEO
투자은행 BWS 파이낸셜의 애널리스트 하메드 코르산드는 보고서에서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며 목표주가를 90달러→130달러로 상향했다. 그는 “기존 2026년 실적 추정치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면서, 다른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들과의 추가 계약 가능성을 점쳤다.
실적 측면에서 네비우스는 2025년 상반기 조정 순손실 1억 7,500만 달러를 기록했으나, 시장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는 AI 인프라 분야 특성상 고성장 초기 단계라는 평가다. 시가총액은 보도 시점 기준 약 230억 달러로, 예상 2026년 매출 대비 주가 매출비율(P/S) 5.75배 수준에 머문다.
재무 안정성도 견조하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6억 8,000만 달러, 총부채는 9억 8,600만 달러로 부채비율 26%에 불과하다. 이는 대규모 설비 투자와 GPU 추가 도입에 필요한 유동성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네비우스는 AI 데이터센터 외에도 자율주행·로보틱스,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DBMS), 데이터 라벨링 서비스, 에듀테크 플랫폼 등 다수의 성장 사업을 보유·투자하고 있다.
용어 한눈에 보기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란 글로벌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클라우드·AI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형 IT 기업(예: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을 의미한다.
GPU(Graphics Processing Unit)는 대량의 연산을 병렬로 처리해 AI 학습·추론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여준다.
매출 런레이트(run rate)는 특정 분기·월 실적을 기준으로 연간 매출을 추정하는 지표다. 빠르게 성장 중인 기업의 미래 매출 규모를 가늠할 때 사용된다.
전망 : AI 연산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의 데이터센터 증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네비우스는 최첨단 GPU 인프라와 유럽·미국 거점의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추가 파트너십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공격적인 증설과 다변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는 장기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성장 스토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