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중국 AI 시장 집중 분석]
제프리스(Jefferies)가 엔비디아(Nvidia)의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H20’ 재고가 중국 내 폭발적인 수요를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2025년 7월 28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제프리스는 엔비디아가 보유한 H20 칩 물량을 60만~90만 개로 추산하면서, 반면 중국 시장의 잠재 수요는 최대 180만 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제프리스는 보고서에서 “미·중 양국이 무역 협상 과정에서 ‘휴전 상태(truce)’를 유지하는 한, 엔비디아가 ‘합리적인 수준’의 중국 내 수요를 충족하도록 허용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재고 규모가 수요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해 공급 불균형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 1분기 공급 현황
제프리스는 “엔비디아가 2025 회계연도 1분기(2025년 2~4월)에 이미 약 30만 개의 H20 칩을 중국에 납품했다”며, 이는 미국 정부가 수출 제한을 강화하기 전인 ‘프리-밴(pre-ban)’ 시기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 중국 기업이 여전히 엔비디아를 선택하는 이유
“1) CUDA 생태계라는 독보적 소프트웨어 플랫폼, 2) 국산 칩 대비 우수한 클러스터 성능, 3) 국산 칩 공급 부족”
제프리스는 위 세 가지를 핵심 요인으로 제시했다. 특히 ‘CUDA’는 엔비디아가 제공하는 GPU 병렬 연산 플랫폼·프로그래밍 모델로, 개발자·클라우드 사업자가 이미 구축해 둔 AI 모델과 소프트웨어를 손쉽게 이식·확장할 수 있게 해 준다.
■ ‘H20’의 제한적 기능과 향후 로드맵
H20 칩은 연산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추론(inferencing) 작업에 최적화돼 있다. 그러나 제프리스는 “기능이 일부 제한된 차세대 칩에도 중국 수요가 계속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2025년 4분기에 ‘B30’이라는 차세대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며, 이는 미국 정부의 AI 칩 수출 규제 기준 충족을 위해 메모리 사양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 중국 AI 설비 투자(캡엑스) 전망 상향
제프리스는 중국 AI 인프라 투자가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2025년 AI 설비 투자 추정치를 40% 상향한 1,080억 달러로 제시했다. 아울러 2025~2030년 누적 투자 전망치도 28% 상향 조정해 8,060억 달러로 집계했다.
■ 전력 수요도 동반 급증
AI 데이터센터 가동률이 높아짐에 따라 전력 수요(power demand) 역시 전년 대비 12% 증가해 29GW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대규모 GPU 클러스터가 소비하는 전력을 감안할 때 필연적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 2분기 일시적 투자 둔화, 구조적 성장에는 ‘흔들림 없다’
보고서는 중국 인터넷 기업들의 2분기 자본 지출이 GPU 임대(rental) 물량 부족으로 일시적으로 둔화될 수 있지만, 이는 “AI 전략 자체의 약화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즉, 공급 제약이 해소되는 대로 투자가 재개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 핵심 메시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엔비디아 칩에는 CUDA가 탑재돼 있고, 엔비디아가 제시하는 공급 물량에는 한계가 없다는 점이다.”
제프리스는 이처럼 결론지으며, 엔비디아가 중국 AI 생태계에서 여전히 ‘사실상의 표준’임을 강조했다.
▶ 추가 용어 해설*
*CUDA(Compute Unified Device Architecture): GPU를 활용해 대규모 병렬 계산을 수행하도록 돕는 엔비디아의 독자 프로그래밍 모델·API 세트. 이미 수많은 AI·과학 계산 소프트웨어가 CUDA 환경에 최적화돼 있어, 동일 성능의 하드웨어라도 CUDA 지원 여부가 시장 선택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Inferencing: 학습을 마친 AI 모델이 실제 데이터를 입력받아 결과값(예측·분류·생성 등)을 출력하는 과정. 학습(training)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연산 자원을 사용하지만, 서비스 단계에서는 지연(latency)과 에너지 효율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