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워싱턴] 제트블루 항공(JetBlue Airways)의 최고경영자(CEO) 조애너 게러티(Joanna Geraghty)가 “2025년은 수익성 회복에 있어 쉽지 않은 해“라고 평가하며, 동시에 자사가 프리미엄 고객층을 공략하는 데 있어 타 항공사보다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5년 9월 10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게러티 CEO는 워싱턴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프런티어 그룹(Frontier Group) 등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프리미엄 상품을 늘리며 상위 시장으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지만, 제트블루는 이미 프리미엄 경험을 탄탄히 구축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초저가 모델 항공사들은 낮은 운임 구조와 제한된 서비스로 유명해 프리미엄 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제트블루는 창사 이래 고객 경험을 핵심 자산으로 삼아왔다”고 설명했다.
업계 전반이 경기 불확실성을 이유로 올해 초 실적 가이던스를 철회했으나, 최근 분위기는 다소 호전되고 있다. 제트블루는 3분기 영업수익 감소폭이 종전 전망치보다 축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럼에도 LSEG 컨센서스에 따르면 12월로 끝나는 2025 회계연도에 주당 1.63달러 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블루 스카이(Blue Sky) 파트너십
제트블루와 유나이티드 항공(United Airlines)은 지난 5월 양사 웹사이트에서 상호 항공편을 예약하고, 마일리지를 통합해 적립·사용할 수 있는 ‘블루 스카이’(Blue Sky) 제휴를 발표했다.
양사는 2025년 가을부터 단계적으로 신규 고객 혜택을 도입할 계획
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트블루 조종사 노조는 해당 제휴가 일자리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8월 공식 grievance(고충 제기)를 제출했다. 이와 관련해 게러티 CEO는 “블루 스카이는 우리 전 승무원의 고용 안정과 수익성 회복을 지원할 것”이라며 “추가 수익 창출은 모든 구성원에게 긍정적”이라고 반박했다.
남부 플로리다 ‘스피릿’ 시장을 파고들다
제트블루는 최근 파산보호(Chapter 11)를 두 차례 신청한 스피릿 항공(Spirit Airlines)의 핵심 거점에 공격적으로 진입하고 있다. 회사는 미국·중남미·카리브해를 잇는 9개 신규 직항 노선을 발표했다. 경쟁사인 유나이티드, 프런티어도 스피릿 항공의 공백을 노리고 있지만, 제트블루는 이번 겨울 성수기에 포트로더데일-할리우드 국제공항(FLL)에서 하루 113편으로 출발편 기준 1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목표다.
신규 노선에는 처음으로 콜롬비아 칼리(Cali) 노선이 포함됐다. 이로써 제트블루는 플로리다에서 중남미로 이어지는 네트워크를 더욱 촘촘하게 연결하게 된다.
‘민트(Mint)’ 서비스 확대
올해 7월, 회사는 침대형 좌석을 갖춘 프리미엄 캐빈 ‘민트’를 추가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민트는 장거리 노선에서 풀-플랫(180도) 시트와 고급 기내식, 전담 승무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트블루의 대표 프리미엄 상품이다. 알레지언트 항공(Allegiant Air)과 유나이티드 항공 역시 플로리다 노선을 증편하며 프리미엄 수요 쟁탈전에 뛰어들고 있다.
전문가 해설 — ‘프리미엄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
항공업계는 경기 변동에 따라 레저·출장 수요가 급격히 흔들리지만, 상대적으로 가격 탄력성이 낮은 고소득 고객층은 위기 국면에서도 안정적인 캐시플로를 제공한다. 제트블루가 프리미엄 상품을 꾸준히 강화하는 배경에는 바로 이 같은 수익 구조 다변화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또한 미국 남부 플로리다는 북미와 중남미를 잇는 환승 허브 기능을 갖춰, 노선 확장 시 운항 거리 대비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항공사들이 가장 먼저 공략하는 시장이다. FLL 공항을 중심으로 한 하이브리드 LCC 모델(저비용 운임 + 프리미엄 좌석 판매)은 고정비가 높은 항공 산업에서 리스크 헷지 수단으로 통한다.
제트블루가 유나이티드와 손잡은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양사는 각각 동부·중부 허브를 보유하고 있어 네트워크 겹침이 제한적이며, 따라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다만 노조 반발과 규제 심사 등 변수도 존재한다.
용어 설명
1) 저비용 항공사(Low-Cost Carrier, LCC) — 기내 서비스와 좌석 옵션을 최소화해 원가를 절감하고, 항공권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판매하는 항공사 모델이다.
2) 풀-플랫 시트 — 등받이를 180도로 눕혀 침대처럼 사용할 수 있는 좌석을 말한다. 장거리 비행 시 승객 피로도를 획기적으로 낮춰준다.
3) 민트(Mint) — 제트블루가 2014년 도입한 프리미엄 캐빈 명칭으로, 항공사 브랜드 컬러에서 착안해 ‘신선함’을 상징한다.
결론 및 전망
게러티 CEO의 발언은 제트블루가 불확실한 매크로 환경에서도 프리미엄 차별화 전략과 시장 공백 공략으로 ‘이익 회복’ 시나리오를 추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스피릿 항공의 재무 불안과 플로리다 노선 경쟁 심화는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키울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제트블루의 브랜드·서비스 가치가 명확히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