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소재 글로벌 트레이딩 회사 제인스트리트 그룹(Jane Street Group)이 인도 옵션 시장에서의 논란에 대해 “과도한 개인투자자 수요에 대응한 거래”라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2025년 7월 29일, 로이터 통신이 블룸버그 통신 보도를 인용해 전한 바에 따르면, 복수의 사정 당국 관계자들은 제인스트리트가 인도 증권거래위원회(SEBI)의 제재에 대해 이러한 논리를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SEBI는 2025년 7월 3일 중간 명령(interim order)을 통해 제인스트리트 및 관련 법인의 인도 증권·파생상품 거래를 전면 금지했다. 규제 당국은 해당 회사가 ‘은행업종 지수(바크 니프티·Bank Nifty)’※ 구성 종목을 현물·선물 시장에서 대량 매수해 지수를 인위적으로 띄우는 한편, 동시에 지수 옵션 매도(숏포지션)를 구축했다며 시장교란 및 개인투자자 손실 유발을 이유로 들었다.
“우리는 인도 시장에서 헤지(위험회피) 강도를 의도적으로 낮춰 개인투자자 주문을 신속히 체결해 주려 했다.” — 제인스트리트가 준비 중인 답변 초안에서 발췌(블룸버그 인용)
$5억6,700만 달러(약 7,600억 원)을 에스크로 계좌에 예치한 뒤, SEBI는 지난주 거래 제한을 조건부 해제했다. 하지만 제인스트리트는 “중간 명령에 대한 공식 소명서 제출 기한 연장을 요청했다”고 29일(현지 시각) 밝혔다.
핵심 쟁점 및 회사 측 논리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제인스트리트는 “인도 개인투자자(리테일)들의 옵션 베팅 수요가 급증해 있었고, 이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무(無)헤지·저(低)헤지 전략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할 계획이다.
특히 2024년 1월 17일은 조사 대상 2년여 기간 중 회사의 가장 높은 일일 수익이 발생한 날로 지목됐다. 제인스트리트는 “다른 시장 대비 인도 시장에서는 헤지 비중을 낮췄고,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여러 시간대에 걸쳐 분산 매매했다”고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용어와 배경 설명※
※바크 니프티(Bank Nifty) 지수는 인도 국립증권거래소(NSE)에 상장된 주요 은행 12개 종목을 묶은 시가총액·유동성 가중 지수다. 우리나라의 코스피200 금융업 지수와 유사하며, 현물·선물·옵션 시장 모두에서 높은 유동성을 보인다.
에스크로(escrow)는 분쟁이나 특정 조건 이행 시까지 자금을 제3자 계좌에 예치해 두는 방식을 뜻한다. 규제 당국은 이를 통해 잠재적 배상·과징금 재원을 선확보할 수 있다.
현재 로이터는 블룸버그 보도 내용을 독자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 제인스트리트 역시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전문가 시각에서 볼 때, 이번 사안은 고빈도·알고리즘 매매 전문 회사가 신흥국 시장에서 적용해 오던 통상적 헤지 전략이 현지 규제·시장 구조와 충돌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특히 리테일 투자자 비중이 높은 인도 시장에서는 ‘공급자(시장조성자)’ 중심의 거래 메커니즘이 고수익·고위험 전략으로 진화할 경우, 규제 공백이 곧바로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재확인됐다.
또한, $5억 달러가 넘는 예치금은 해당 기업이 인도 시장에서 얻은 이익 규모와 잠재적 과징금 크기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단서다. 시장 일각에서는 “향후 글로벌 마켓메이커들이 인도·동남아 시장 진출 시 헤지 요구 수준과 공시 의무를 재조정해야 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