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체이스의 최고경영자 제이미 다이먼이 최근 트라이컬러 홀딩스(Tricolor Holdings)와 퍼스트 브랜즈(First Brands)의 파산 이후 신용시장에서 ‘바퀴벌레(cockroaches)’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경고하며 신용 사이클의 전환 가능성에 대한 불안을 자극했으나, MRB 파트너스(MRB Partners)는 “주방은 여전히 깨끗하다”는 비유로 반박하며, 견조한 신용지표와 연준(Fed) 금리 인하 및 건전한 경제가 신용환경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2025년 11월 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MRB 파트너스는 최근 노트에서 “미국 대부분 은행의 신용 건전성 지표가 3분기에 강화됐다”고 밝혔다. 특히 대출 포트폴리오 위험의 핵심 지표인 순대손상각률(net charge-off rate)과 비수익 인식 대출(non-accrual loans) 유입이 대형 대출기관의 다수에서 오히려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MRB는 최근 서드 뱅코프(Third Bancorp)의 손실이 트라이컬러 관련 사기에 연동된 사건이었다고 하면서도, 이를 고립된(개별) 사례로 평가하며 특정 파산 범위를 넘어서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일부 은행에서 3분기 부실여신 비율이 소폭 상승하긴 했으나, 연체율은 역사적 기준으로 여전히 낮았고, “예상보다 양호한 대출 성과” 덕분에 대손충당금을 일부 환입(해제)한 사례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미국 대부분 은행의 신용 건전성은 3분기 개선됐다. 순대손상각률과 비수익 인식 대출 유입이 대형 은행 다수에서 감소했다. 일부 사건성 손실은 있었지만, 체계적 위험으로 번질 조짐은 제한적이다.” — MRB 파트너스
MRB는 최근의 사건들이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되고 있다는 주장과 달리, 이를 반박하는 근거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가계와 기업의 채무상환 부담이 관리 가능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하이일드·투자등급 회사채 스프레드가 타이트하게 유지되고, 은행 섹터 CDS(신용부도스와프)가 안정적이며, 부실채권 대비 충당금은 팬데믹 이전보다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는 신용시장의 기초 체력이 여전히 견조함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다만, 신용시장의 기저 건전성이 주의가 필요한 위험 포켓까지 가리는 것은 아니라고 MRB는 지적했다. 특히 비예금수취 금융기관(non-depository financial institutions)인 프라이빗에쿼티(PE) 펀드, 리츠(REITs), 모기지 대출기관 등에 대한 대출 급증을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에 대한 대출은 현재 전체 은행 대출의 약 11%를 차지하는 것으로 제시됐으며, MRB는 이러한 익스포저의 대부분이 대형·다각화 은행에 집중돼 있고, 지역은행에 대한 직접적 부담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MRB는 “바퀴벌레가 곳곳에 산발적으로 보일 수는 있지만, 미국 은행의 재무상태표는 전반적으로 깨끗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MRB는 대형·다각화 은행주에 대한 ‘비중확대(overweight)’ 의견을 유지했다. 그 근거로는 연준의 금리 인하와 건강한 경기가 맞물리며 대출 성과가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를 제시했다.
핵심 용어 해설: 신용지표를 읽는 법
순대손상각률(net charge-off rate)은 은행이 회수 불능으로 실제 상각한 대출 손실에서 회수액을 차감한 순손실의 비율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이 비율이 하락하면 대출 포트폴리오의 건전성 개선을 의미한다. 비수익 인식 대출(non-accrual loans)은 이자 수익을 인식하지 않는 부실 분류 대출로, 해당 유입이 감소하면 잠재 부실화 흐름이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크레딧 스프레드(하이일드·투자등급 간 포함)가 타이트하다는 표현은,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위험 프리미엄이 낮다는 뜻으로, 시장이 신용위험을 낮게 평가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CDS(신용부도스와프)는 채무불이행 위험을 헷지하는 파생상품으로, 은행 섹터 CDS 프리미엄이 안정적이라는 것은 시장이 은행권의 부도 위험을 과도하게 높게 보지 않는다는 신호다. 또한 대손충당금이 팬데믹 이전보다 높은 수준이라는 점은, 예상 손실 흡수능력이 완충적임을 의미한다.
한편, 비예금수취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 비중 확대는 은행 시스템 내부가 아닌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 영역과의 연결고리를 강화한다는 점에서, 향후 스트레스 전염 경로로 주목받는다. 다만 MRB의 평가처럼 해당 익스포저가 대형·다각화 은행에 집중되어 있다면, 개별 기관의 분산·위험관리 능력이 리스크 흡수에 기여할 수 있다. 이는 ‘리스크가 존재하되 체계 전반을 흔들 정도는 아니다’라는 현재의 균형적 판단과 맞닿아 있다.
시장에의 함의: 금리, 성장, 그리고 은행주
본 보도에서 제시된 MRB의 관점은, 연준의 금리 인하와 완만한 경기 회복이 동시에 이루어질 경우 차주의 이자부담이 감소하고 연체·부실화 압력이 완화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경우 순대손상각률과 비수익 인식 대출 유입이 구조적으로 낮아지는 방향을 보일 여지가 있으며, 이는 대손비용 안정과 자본여력에 긍정적이다. 반대로, 비예금수취 금융기관으로의 신용공급 급증은 경기 변동이나 자금조달 환경 변화 시 국지적 변동성을 키울 수 있어, 관련 익스포저의 집중도와 담보·계약조건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요약하면, 다이먼의 ‘바퀴벌레’ 은유가 제기한 경계심은 유효한 경고이지만, MRB가 정리한 계량지표와 시장 가격 신호는 현 시점에서 시스템 리스크의 확산을 뒷받침하지 않는다는 판단으로 수렴한다. 이에 MRB는 대형·다각화 은행주 비중확대를 유지하며, 경제 회복 국면에서의 대출 성과 유지가 가능하다는 기본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