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혼란에 웨이모, 샌프란시스코 로봇택시 운행 중단…머스크 “테슬라 서비스 영향 없어”

알파벳(Alphabet) 산하 자율주행업체 웨이모(Waymo)가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무인 호출 차량(로봇택시) 서비스를 일시 중단했다. 이번 조치는 2025년 12월 21일(현지시간) 토요일 오후 샌프란시스코 일대에 발생한 대규모 정전 사태로 인한 혼란이 이유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2025년 12월 21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웨이모 대변인은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의 광범위한 정전으로 인해 호출형(ride-hailing) 서비스를 일시 중단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이어 “당사 팀은 시 당국과 긴밀히 협력하며 서비스를 조속히 복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능한 한 빠르게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추가 업데이트가 준비되는 대로 공지하겠다”고 말했다.

현지에서 공유된 영상과 목격담에는 정전 발생 직후 샌프란시스코의 여러 지역에서 웨이모 차량들이 교통 정체 속에 멈춰 선 모습이 담겼다. 샌프란시스코 주민 매트 스쿨필드(Matt Schoolfield)는 토요일 오후 약 9시 45분경 아규엘로 불바드(Arguello Boulevard)와 기어리 스트리트(Geary Street) 인근에서 최소 세 대의 웨이모 차량이 도로 한가운데 멈춰 있는 것을 목격하고 그중 한 대를 촬영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들이 그냥 도로 한가운데 멈춰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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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은 토요일 오후 오후 1시 09분경 시작됐고, 약 두 시간 후 정전 규모가 정점에 달했다. 전력회사 퍼시픽 가스 앤드 일렉트릭(PG&E)은 약 13만 명(약 130,000 고객)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일요일 오전 기준으로 약 2만 1천 명(약 21,000 고객)이 여전히 전력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며, 주로 프레시디오(Presidio), 리치먼드 지구(Richmond District), 골든게이트 파크(Golden Gate Park) 및 샌프란시스코 도심 일부 지역이 포함됐다.

PG&E는 정전 원인에 대해 변전소(substation)에서 발생한 화재로 “중대하고 광범위한 손상(significant and extensive damage)”이 발생했으며, 완전 복구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한 일정을 제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 시장 다니엘 루리(Daniel Lurie)는 오후 9시 X(구 트위터) 공지에서 “경찰, 소방대, 주차 단속 관원, 시 공공대사(city ambassadors)가 영향을 받은 이웃 전역에 배치됐으며, 대중교통 서비스는 점차 재개되고 있다”고 전했다. 루리 시장은 또한 “웨이모도 서비스를 일시 중단했다”고 덧붙였다.

엘론 머스크(Elon Musk)는 같은 날 X에 “테슬라 로봇택시는 샌프란시스코 정전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게시했다.

그러나 본지 취재에 따르면 테슬라(Tesla)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완전 무인(driverless) 로봇택시 상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 않다. 테슬라가 제공하는 지역 호출 서비스는 FSD(Fully Self-Driving) ‘Supervised’ 기능이 탑재된 차량을 사용하지만, 이 서비스는 항상 운전자가 운전석에 위치해 있어야 하며 필요 시 조향하거나 제동할 수 있어야 한다. 캘리포니아 주 차량관리국(California Department of Motor Vehicles, DMV)과 캘리포니아 공공유틸리티위원회(California Public Utilities Commission, CPUC)를 포함한 주 규제 당국은 테슬라가 인간 안전감독관(human safety supervisors) 없이 주에서 무인 테스트나 서비스를 수행하도록 허가받지 못했다고 명확히 했다.

웨이모는 서부 지역에서 선두에 있는 완전무인 상용 호출 서비스 운영사로 평가된다. 웨이모는 상용 무인 호출 서비스를 공공 대상에게 제공하는 소수 기업 중 하나이며, 경쟁사로는 중국의 바이두(Baidu) 계열 아폴로 고(Apollo Go) 등이 있다. 다만 웨이모는 이번 정전으로 서비스 일시 중단을 발표했을 뿐, 정전 당시 자사 차량이 충돌 사고를 일으켰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즉각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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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택시와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대중의 불안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미국 자동차협회(AAA)가 올해 초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미국 운전자 약 두 명 중 한 명 이상, 즉 약 3분의 2가 자율주행차에 대해 두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러한 대중의 불안은 정전 및 시스템 장애와 같은 사건이 발생했을 때 기업의 신뢰도와 규제 당국의 감독 강화로 이어지기 쉽다.

전문가적 분석

이번 사태는 기술 기업과 공공 인프라의 결합이 가져올 수 있는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웨이모와 같은 완전무인 서비스는 네트워크, 데이터 센터, 현장 센서, 통신 인프라 및 차량 내 시스템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통합 운영에 크게 의존한다. 변전소 화재와 같은 물리적 사고는 단순한 전력 공급 차단을 넘어, 통신 지연, 지도 및 위치 보정 데이터 손실, 차량 제어 시스템의 제한 등 복합적 장애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금융시장과 투자자 관점에서는 두 가지 주요 영향이 예상된다. 첫째, 단기적으로는 웨이모를 운영하는 알파벳(Alphabet, 구글 모회사)의 자율주행 관련 사업에 대해 신뢰도와 서비스 연속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으며, 이는 관련 사업부문의 투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둘째, 장기적으로는 인프라에 대한 투자 확대 필요성이 부각되며, 변전소·전력망·통신 인프라와의 협력 강화 및 재난 대비 시스템 구축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자율주행 서비스의 운영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서비스 요금 구조나 수익성 모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편, 테슬라의 경우 엘론 머스크의 발언은 즉각적인 이미지 방어로 작용할 수 있으나, 규제 상황과 실제 운영 조건을 고려하면 “무인 로봇택시가 정전에서 자유로웠다”는 주장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 테슬라는 현재 인간 감독자가 탑승한 상태에서의 호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캘리포니아 주 규제 당국은 인간 감독자 없이 무인 운행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투자자와 소비자 모두 기술적 차이와 규제 상태를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정책 및 안전 측면

이번 사건은 규제 기관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정전과 같은 외부 충격에 대비한 비상 운영 프로토콜, 차량의 안전 정차 절차, 원격 통제 및 관제 시스템의 다중화(redundancy) 여부, 그리고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 규정 등이 재검토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완전무인 차량의 경우 운행 주체와 책임 주체가 분리될 수 있기 때문에 보험·책임 규정의 정비가 요구된다.

웨이모는 서비스 재개 시점에 대해 명확한 일정을 제시하지 않았으며, 테슬라와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본지의 논평 요청에 즉시 응답하지 않았다. 관련 사안은 진행형으로, 추가 조사 결과와 복구 진행 상황을 통해 더 많은 정보가 나올 예정이다.


요약: 웨이모는 샌프란시스코 정전 사태로 인해 로봇택시 서비스를 일시 중단했으며, PG&E는 변전소 화재로 약 13만 명이 정전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완전무인 서비스가 아닌 인간 감독자가 탑승한 ‘FSD (Supervised)’ 호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엘론 머스크는 테슬라 서비스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자율주행 서비스의 인프라 의존성과 규제·보험·안전 프로토콜의 중요성을 부각시킨다. 사건은 계속 진행 중이며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상황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