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Gen Z) 소비 흐름의 엇갈림이 두드러지고 있다. 칩틀레 멕시칸 그릴(Chipotle)과 카바(Cava)는 최근 매출 둔화를 젊은 고객의 외식 감소와 도시락 선호 확대 탓으로 돌렸지만, 같은 세대는 코치(Coach) 핸드백에는 지갑을 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동일 연령대 내에서도 외식(경험형 소비)과 패션(소유형 소비) 간 지출 우선순위가 재편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2025년 11월 6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코치의 모회사인 테이페스트리(Tapestry)는 분기 실적에서 월가 예상치를 웃돌고 북미에서 두 자릿수 매출 증가를 기록한 뒤, 연간 매출·이익 전망을 상향했다. 그 결과와는 대조적으로, 개장 전 거래에서 주가는 약 9%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기대·우려가 혼재된 반응을 보였다.
테이페스트리의 호실적 배경에는 Z세대 신규 고객 유입이 자리했다. CNBC와의 인터뷰에서 조앤 크레보이세라트(Joanne Crevoiserat) 테이페스트리 CEO는 이번 분기 실적이 특히 Z세대에서의 신규 고객 확보에 힘입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케이트 스페이드(Kate Spade)를 포함한 포트폴리오 전반에서 회계연도 2026년 1분기에 전 세계 신규 고객 220만 명 이상을 추가했으며, 전년 대비 Z세대 성장 기여도가 커졌다고 밝혔다. Z세대는 대략 13세에서 29세로 정의되며, 이번 분기 신규 고객의 약 35%를 차지했다.
“Z세대 소비자는 패션 참여도가 매우 높아, 예산 중 패션에 쓰는 비중이 소폭 더 크다.”
크레보이세라트 CEO는 이어 “이 젊은 고객들의 유지율(retention)이 높아, ‘Z세대는 충성도가 낮다’는 통념을 깨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적 지표도 이를 뒷받침한다. LSEG(애널리스트 컨센서스 집계 기준)에 따르면 테이페스트리는 회계연도 1분기에 다음과 같이 월가 예상을 상회했다: 주당순이익(EPS) 1.38달러(예상 1.26달러), 매출 17억 달러(예상 16.4억 달러). 같은 분기(9월 27일 종료 3개월) 순이익은 2억7,480만 달러로, 전년 동기(1억8,660만 달러) 대비 증가했다. 희석 주당순이익은 1.28달러로 전년 동기 0.79달러에서 개선됐다.
회사는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다. 연간 매출은 약 73억 달러로 제시되었으며, 이는 전년 대비 4~5% 성장에 해당한다(이전 가이던스: ‘70억 달러대 초반’, 약 72억 달러). 희석 주당순이익(EPS) 가이던스는 5.45~5.60달러로 높였고(이전 5.30~5.45달러), 수익성 개선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리마켓정규장 개장 전 거래에서 테이페스트리 주가는 약 9% 하락했다.
젊은 소비와의 ‘엇갈린 신호’—외식은 줄고, 패션은 유지. 테이페스트리의 Z세대 강세는 다른 소비재 기업들의 진단과 대비된다. 카바(Cava)는 25~34세 고객층의 수요가 현재 분기 초반 약화됐다고 밝혔다. 카바의 트리샤 톨리바(Tricia Tolivar) CFO는 CNBC 인터뷰에서 그 배경으로 젊은 층의 높은 실업률, 올봄 재개된 학자금 대출 상환, 그리고 관세로 인한 소비자 심리의 불확실성을 들며, “소비자에게 전반적인 안갯속”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칩틀레(Chipotle) 역시 유사한 흐름을 확인했다. 스콧 보트라이트(Scott Boatwright) CEO는 25~35세 고객, 특히 젊은 연령층의 방문 빈도 감소를 언급했다. 이는 패스트 캐주얼합리적 가격의 빠른 캐주얼 외식 카테고리 전반에서 젊은 층의 외식 지출이 압박받고 있음을 시사한다.
연말 소비 전망에서도 Z세대의 보수적 소비가 관측된다. PwC의 홀리데이 설문에 따르면, Z세대는 전년 대비 평균 23% 지출 축소를 계획해, 조사된 세대 중 감축 폭이 가장 큰 집단으로 나타났다. 딜로이트(Deloitte)의 별도 조사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확인되었는데, Z세대는 전년 대비 평균 34% 지출 감소를 예상했다. 다음 세대인 밀레니얼(29~44세) 역시 평균 13% 줄일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핵심 포인트 요약
– 테이페스트리(코치 모회사): 분기 실적·매출 월가 기대 상회, 북미 두 자릿수 성장, 신규 고객 220만+, Z세대 비중 35%, 연간 매출 73억 달러·EPS 5.45~5.60달러로 상향. 프리마켓 –9%.
– 카바·칩틀레: 25~35세 젊은 층 방문·수요 약화. 요인으로 젊은 층 고용여건, 학자금 상환 재개, 관세에 따른 소비자 심리 위축 지목.
– Z세대 홀리데이 지출: PwC –23%, 딜로이트 –34% 축소 전망. 밀레니얼 –13%.
전문가적 해석과 시사점
첫째, 접근 가능한 럭셔리(일명 ‘어포더블 럭셔리’)의 방어력이 확인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외식은 경기 변동에 민감한 반복·소액 지출인 반면, 코치 같은 프리미엄 액세서리는 가시성과 내구성을 동반한 표현재로서 ‘값어치 있는 한 번의 구매’로 인식되기 쉽다. 이는 동일한 젊은 고객층이 식비는 줄이고 패션 구매는 유지하는 현상을 설명하는 하나의 프레임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는 관찰된 행태에 대한 해석일 뿐이며, 실증 데이터는 본 보도에서 제시된 수치에 한정된다.
둘째, 브랜드 충성도 논쟁에서 Z세대의 ‘낮은 충성도’ 통념이 재검토될 여지가 있다. 테이페스트리는 높은 유지율을 언급하며 “Z세대 고객의 점착성”을 강조했다. 이는 신규 고객 유입→재구매 전환의 선순환이 가격·프로모션만이 아닌 디자인, 스토어 경험, 디지털 접점의 통합으로 달성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외식 업계에서는 빈도 기반의 충성이 실업·대출 상환 등 단기 현금흐름 변수에 더 민감하게 흔들릴 수 있다.
셋째, 홀리데이 시즌 전망에서 Z세대의 지출 축소 폭이 크다는 점은, 저가·가성비 채널과 선물용 소형 럭셔리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가격 포트폴리오를 다층화하고, 한정판·입문가 제품으로 심리적 만족을 제공하되, 반복구매 유도를 위한 로열티 프로그램의 효율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 역시 전략적 해석이며, 개별 기업의 실제 실행은 공시와 실적 발표를 통해 확인돼야 한다.
용어 설명
– Z세대(Gen Z): 본 보도에서는 대략 13~29세로 정의된다.
– 프리마켓(Pre-market): 정규장 개장 전에 이뤄지는 주식 거래를 뜻한다. 유동성이 낮아 변동성이 클 수 있다.
– LSEG: 애널리스트 추정치를 집계·제공해 시장 컨센서스를 제시하는 기관으로, 본 기사에서는 월가 예상치 기준 출처로 활용됐다.
– 패스트 캐주얼(Fast-casual): 합리적 가격대와 빠른 서비스를 결합한 외식 포맷. 카바·칩틀레가 대표적 예에 해당한다.
사진 설명(출처 표기): 칩틀레 멕시칸 그릴과 코치 매장 로고(게티이미지), 중국 충칭의 쇼핑몰에서 촬영된 코치 뉴욕 로고(사진=Cheng Xin/게티이미지).
— CNBC의 아멜리아 루카스(Amelia Lucas)가 이 보도에 기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