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카자흐스탄 부총리,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 강화하지 않으면 금융위기 초래” 경고

전 카자흐스탄 부총리 예르볼 오린바예프연방준비제도(Fed)의 연례 스트레스 테스트가 현행보다 강화되지 않을 경우 차기 금융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2025년 7월 2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오린바예프는 세계 최대 금융시장의 규제 완화 움직임이 자칫 미국 경제 전반에 심각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22개 주요 미국 은행이 올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무난히 통과함으로써 자본 요건 완화가 가능해진 현 상황을 문제 삼았다.

오린바예프는 특히 JP모건 체이스, 시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등 이른바 ‘빅 포(Big Four)’가 과도한 시장 지배력을 획득할 것이라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올해 스트레스 테스트가 예년보다 덜 엄격했다는 보도를 접하고 실망했다. 규제 완화는 빅 포에 백지수표를 쥐여주는 것이며, 이는 결국 커뮤니티 뱅크를 소멸시킬 것”

이라고 말했다.

현재 커뮤니티 뱅크는 미국 전체 대출의 약 20%를 담당하며, 지역 소상공인과 가계에 필수적인 자금을 공급하는 “중추적 금융 인프라”로 꼽힌다. 오린바예프는 이들 소형 금융기관이 붕괴될 경우 “전례 없는 신용 경색”이 발생해 국내총생산(GDP)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지난해 빅 포는 최근 10년 사이 최대 수준의 부문 이익 점유율을 기록했다. 오린바예프는 추가 자본 여력이 이들에게 “시장 지배력을 슈퍼차지(supercharge)”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경제는 이미 경기침체의 벼랑 끝에 서 있다. 연방준비제도가 의도치 않게 그 벼랑 밑으로 밀어 넣어서는 안 된다.”

라는 그의 말은 규제 당국의 신중한 판단을 촉구한다.


스트레스 테스트란?
금융 감독 당국이 은행의 재무 건전성과 유동성을 가상의 위기 시나리오에 투입해 평가하는 절차를 말한다. 예컨대 급격한 실업률 상승, 주가 폭락, 부동산 가격 하락 등을 가정해 자본 적정성을 점검한다. 테스트 결과는 은행의 배당, 자사주 매입, 신규 대출 여력 결정의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기자 해설: 올해 테스트가 ‘통과 행진’으로 끝난 배경에는 내재 위험보다는 시나리오 완화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금융권에서 제기된다. 미 연준은 오는 2026년부터 스트레스 테스트와 Basel III 최종안을 결합한 ‘Basel Endgame’ 규제를 적용할 예정이지만, 그 이전 과도기에 대형 은행이 점유율을 확장할 가능성은 크다. 금융당국이 커뮤니티 뱅크 보호 장치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지역 신용 생태계의 공백이 현실화될 수 있다.

결국 오린바예프의 경고는 단순한 해외 인사의 발언이 아닌, 미국 금융 규제 체계 전반에 제기된 구조적 질문으로 해석된다. 연준이 향후 스트레스 테스트의 시나리오 설계와 자본 규제 수준을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따라, 미국 경제가 신용 경색으로 향할지, 안정적 성장 경로를 유지할지가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