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선물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12월물 ICE 아라비카 선물(KCZ25)은 +11.50센트(+2.84%) 급등했고, 1월물 ICE 로부스타 선물(RMF26)은 +23달러(+0.49%) 올랐다. 아라비카는 특히 1.5주 만의 고점으로 치솟았다.
2025년 11월 5일, Barchart 보도에 따르면, 전 세계적인 악천후가 커피 생산 차질 우려를 키우며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다. 브라질 민간 기상업체 소마르 메토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는 10월 31일 종료 주간에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생산지인 미나스제라이스가 강수량 33.4mm를 기록해 역사적 평균의 75%에 그쳤다고 밝혔다. 그 전 주에는 정상 대비 1% 수준의 비만 내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태풍 칼마에기(Kalmaegi)가 베트남 남부에 목요일 혹은 금요일 상륙할 것으로 예보되면서, 베트남 주요 산지의 로부스타 작황 피해 가능성이 제기됐다.
거래소 재고 축소도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브라질산 커피 수입에 대한 50% 관세가 ICE 모니터드 재고의 급감으로 이어졌다. ICE 아라비카 재고는 화요일 기준 43만 270자루로 1.75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ICE 로부스타 재고는 이날 6,036롯으로 3.5개월래 최저로 떨어졌다. 미국 바이어들은 50% 관세 부담 탓에 브라질 커피 신규 계약을 해지하는 사례가 늘며 공급이 더 타이트해지는 양상이다. 미국의 생두 수입 중 약 3분의 1이 브라질에서 들어온다는 점이 이러한 영향을 키우고 있다.
기후 변수도 중기적인 공급 리스크를 키운다. 미국해양대기청(NOAA)은 9월 16일, 남반구 라니냐 발생 가능성을 10~12월 71%로 상향했다. 이는 브라질에 과도한 건조를 초래해 2026/27연도 커피 작황을 해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의 아라비카 생산국이다.
다만 아라비카 가격은 정책 불확실성도 안고 있다. 미국이 브라질산 커피 50% 관세를 곧 철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지난주 월요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동이 “놀라울 만큼 좋았다”고 평가하며, 며칠 내 미-브라질 통상 문제에 대한 ‘결정적인 해법’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놀라울 만큼 좋은 회동이었다… 며칠 내 결정적 해결책이 가능하다.”
로부스타는 베트남 공급 증가가 상단을 누르고 있다. 베트남 통계총국은 10월 13일, 2025년 1~9월 커피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한 123만 톤(1.230 MMT)이라고 밝혔다. 또한 2025/26 커피 생산은 +6% 늘어난 176만 톤(1.76 MMT, 2,940만 자루)로 4년래 최고가 예상된다. 베트남커피카카오협회(VICOFA)도 10월 24일, 날씨가 우호적일 경우 2025/26 생산이 전년 대비 10%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베트남은 세계 최대의 로부스타 생산국이다.
국제커피기구(ICO)는 10월 6일, 현 마케팅 연도(10월~8월) 세계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0.2% 증가한 1억 2,792만 자루라고 보고했다. 이는 공급과 수출이 대체로 충분함을 시사하며, 가격에 하방 요인으로 작용했다.
브라질의 공식 작황 전망도 혼재돼 있다. 브라질 국영 작황예측기관 코납(Conab)은 9월 4일, 브라질 2025 아라비카 생산 전망을 5월 3,700만 자루에서 4.9% 하향한 3,520만 자루로 조정했다. 브라질 2025년 커피 총생산 전망도 5월 5,570만 자루에서 0.9% 낮춘 5,520만 자루로 축소했다.
미국 농무부 해외농업국(FAS)은 6월 25일, 2025/26 세계 커피 생산이 전년 대비 +2.5% 증가한 1억 7,868만 자루로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품목별로는 아라비카가 -1.7% 감소한 9,702만 2,000자루, 로부스타는 +7.9% 증가한 8,165만 8,000자루로 엇갈릴 것으로 봤다. 국가별로는 브라질이 +0.5% 증가한 6,500만 자루, 베트남이 +6.9% 증가해 4년래 최고인 3,100만 자루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기말 재고는 +4.9% 늘어난 2,281만 9,000자루(2024/25: 2,175만 2,000자루)로 전망했다.
가격 동인 종합
종합하면, 단기에는 브라질 가뭄과 베트남 태풍, ICE 재고 축소가 커피 가격을 상방으로 밀고 있다. 중기에는 라니냐 가능성이 브라질 작황에 리스크를 더하며 아라비카 강세를 지지한다. 반면 하방 요소로는 미국의 브라질산 관세 철회 가능성과 베트남 공급 확대, 그리고 글로벌 수출 증가가 존재한다. 이처럼 상반된 펀더멘털이 공존해 변동성이 큰 국면이 이어질 수 있다.
시장 해설·용어 정리
– 아라비카 vs 로부스타: 아라비카는 주로 브라질·콜롬비아에서 재배되며 향과 산미가 뛰어나 스페셜티 중심으로 가격 민감도가 높다. 로부스타는 베트남·인도네시아 비중이 크고 카페인과 바디감이 높아 인스턴트·블렌드 수요에 민감하다.
– ICE 재고: ICE 선물시장에 등록된 실물 재고로, 공급 타이트니스의 선행지표로 읽힌다. 자루(bag)는 통상 60kg 단위를 의미하며, 롯(lot)은 거래소 표준계약 단위를 뜻한다.
– 라니냐: 태평양 적도 동부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져 대기 순환이 변하는 현상으로, 브라질의 가뭄 리스크를 키워 커피나 사탕수수 등 소프트 상품 가격에 강세 압력을 줄 수 있다.
– KCZ25·RMF26: 선물 티커의 월물·연도를 나타내는 코드다. KCZ25는 아라비카 2025년 12월물, RMF26은 로부스타 2026년 1월물을 의미한다.
– 코납(Conab)·FAS·NOAA: 각각 브라질의 공식 작황기관, 미국 농무부의 해외 농업 정보 담당 기관, 미국 기상·해양 전문 정부기관으로, 커피 시장의 핵심 공신력 데이터 소스다.
전문가 관점
현재 커피 선물은 기후 리스크 프리미엄이 재부과되는 국면으로 보인다.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의 누적 강수 부족과 라니냐 확률 71%는 2026/27 작황에 대한 선행 리스크를 키우며, 이는 커브 전반의 콘탱고/백워데이션 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면 베트남의 구조적 증산과 글로벌 수출 증가(ICO)는 로부스타 영역에서의 완충 역할을 하며 스프레드 변동성을 확대한다. 관세 정책은 단기간 미국 내 현물 수급을 좌우하는 비가격적 요인으로, 철회 시 재고 축소 압력이 일부 완화될 여지가 있다. 결과적으로, 기후(상방) vs 정책·공급(하방)의 힘겨루기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참고·공시
본 보도의 정보와 데이터는 정보 제공 목적이다. 기사 작성 시점에 저자 리치 아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 기사에 언급된 증권에 직·간접적인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