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동향] 18일(현지시간) 뉴욕 ICE 원당 10월물(#11) 선물은 전장 대비 0.12센트(+0.72%) 오른 파운드(lb)당 16.76센트로 마감하며 1.5개월래 최고치에 근접했다. 같은 날 런던 ICE 백설탕 10월물(#5)도 4.30달러(+0.89%) 상승한 톤당 488.70달러를 기록, 1.75개월 만의 고점을 경신했다.
2025년 7월 1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설탕 가격 상승세는 글로벌 수요 회복 신호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6월 한 달 동안 42만t의 설탕을 수입해 전년 동월 대비 1,435% 급증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코카콜라가 미국 내 판매 제품에 고과당 옥수수 시럽 대신 사탕수수당(cane sugar)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히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해당 결정이 실현될 경우 미국 내 설탕 소비가 연간 1,100만t에서 1,150만t으로 약 4.4% 증가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는 단일 기업의 원료 전환이 국가 수급에 미치는 영향이 결코 작지 않음을 시사한다.
생산 측면의 변수: 브라질 감산 vs 인도·태국 증산
브라질 사탕수수 산업협회(Unica)의 월요일 발표에 따르면, 2025/26 마케팅연도 기준 6월 말까지 브라질 중남부(Center-South) 지역의 누적 설탕 생산량은 1,224만9,0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3% 감소했다. 앞서 브라질 국영 농업통계기관 코나브(Conab)는 가뭄과 폭염에 따른 수확량 감소를 이유로 2024/25연도 설탕 생산을 4,411만8,000t으로 전년 대비 3.4%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다만 지난 3개월간 가격은 한때 급락세를 겪었다. 뉴욕 원당 선물은 이달 초 4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런던 백설탕 선물은 거의 4년 만의 저점을 기록했다. 이는 2025/26연도 설탕 공급과잉 전망이 반영된 결과다. 글로벌 상사 차르니코프(Czarnikow)는 6월 30일 보고서에서 2025/26 시즌 세계 설탕 7.5백만t 공급 과잉을 예상했는데, 이는 8년 만에 최대 규모다.
미국 농무부(USDA)는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4.7% 증가한 사상 최대 1억8,931만8,000t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보고서에서 전 세계 소비량도 1.4% 늘어난 1억7,792만1,000t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측했고, 최종 재고는 4,118만8,000t(+7.5%)로 확대될 전망이다.
세계 2위 생산국 인도의 생산 회복세는 가격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인도 협동조합 설탕공장 연맹(NFCSF)은 6월 2일, 2025/26연도 인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3,500만t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인도설탕제조협회(ISMA)가 집계한 2024/25연도 생산량 2,620만t(전년 대비 −17.5%) 대비 큰 폭의 반등이다. ISMA는 7월 7일 기준 2024/25 마케팅연도(10월 1일~5월 15일)의 누적 생산이 2,574만t로 전년보다 17% 감소했다고 밝혔다.
인도 기상청(IMD)은 6월 강수량이 평년 대비 9% 많았다고 발표하며, 7월에도 평년 이상 강수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몬순 우기(6~9월)의 충분한 강우는 사탕수수 생육에 직결돼 2025/26 생산 전망에 무게를 싣는다.
세계 3위 생산국 태국 역시 공급 확대 요인이다.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SB)는 5월 2일 2024/25연도 설탕 생산이 1,000만t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USDA 해외농업국(FAS)은 2025/26연도 태국 생산이 추가로 2% 늘어난 1,030만t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보고서에서 2024/25연도 세계 설탕 시장이 547만t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해 9년 만의 최대 공급 부족을 예고했다. 이는 2월 전망치(−488만t)보다 적자폭이 확대된 값으로, 2023/24연도 131만t 흑자에서 반전된 결과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NY#11 선물은 국제 원당(원료당) 가격의 대표 지표로, 112,000파운드(약 50.8t)의 원당을 인도 조건으로 거래한다. ICE 런던 #5는 정제 설탕(백설탕) 선물로, 50t 단위로 거래되며 아시아 및 중동 실수요 가격 참고지표로 활용된다. 두 계약 모두 전 세계 설탕 현·선물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본 기사 작성 시점에서 저자인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문에서 언급된 어떤 유가증권에 대해서도 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본문은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투자‧거래를 목적으로 한 조언이 아니다.
기자 해설
최근 설탕 시장은 수급 펀더멘털과 기후 리스크, 정책 변수(예: 미국 음료업체의 당 대체 전략)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변동성 확대 국면에 진입했다. 세계 최대 생산국 브라질의 감산이 단기 강세를 지지하지만, 인도·태국·파키스탄 등의 잠재적 증산과 2025/26년 예상 재고 증가는 중장기적 가격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중국, 미국 등 주요 소비국의 수요 패턴 변화가 지속될 경우, ISO가 제시한 공급 부족 추정치도 재차 수정될 여지가 있다. 이에 따라 거래자들은 기후 데이터·정책 변화·기업의 원료 수요를 면밀히 관찰하며 선물·옵션 포지션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