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 선물시장에서 12월물 뉴욕 코코아(CCZ25)는 전일 대비 -194달러(-2.91%) 하락한 채 마감했고, 같은 월물 런던 코코아(CAZ25)도 -177파운드(-3.77%) 밀렸다.
2025년 10월 3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 코코아 가격 급락세가 이어지면서 뉴욕 상품은 19개월래 최저치, 런던 상품은 20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격 하락의 직접적 원인은 코트디부아르와 가나 정부가 농가에 지급하는 코코아 매입가를 인상해 농민들의 조기 출하를 유도하고, 그 결과 단기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전 세계 공급 과잉 가능성이 코코아 시세를 압박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실제로 가나 항만으로 반입된 코코아 수량은 9월 4일까지 4주간 50,440톤(전년 동기 11,000톤)으로 급증했다. 이는 두 번째로 큰 생산국인 가나에서만 4.5배 늘어난 공급 물량이다.
가격 부담이 수요 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도 감지된다. 초콜릿 업체 Lindt & Sprüngli AG는 7월 실적 발표에서 “상반기 초콜릿 판매 부진”을 이유로 연간 마진 가이던스를 하향했다. 글로벌 원재료 회사 Barry Callebaut AG 역시 3개월 새 두 번째로 판매량 전망을 낮췄으며 3~5월 분기 판매량이 전년 대비 -9.5% 감소해 10년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코트디부아르 주 수확(메인 크롭)이 다음 달 시작될 예정이라는 점도 약세 요인이다. 초콜릿 메이저 Mondelez는 최근 팟(코코아 열매) 계수 결과가 5년 평균 대비 7% 높아 지난해보다 “현저히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현지 농가는 품질과 수량 모두 낙관적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다만 코트디부아르에서 항구로 출하되는 물량 증가세는 둔화됐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10월 1일~9월 28일 누적 출하량은 182만 톤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는 유지했지만, 지난해 12월의 35% 급증과 비교하면 속도가 크게 떨어졌다.
또 다른 지지 요소는 ICE 공인 재고 감소다. 미국 항만에 보관된 재고는 195만 2,558포대로 5.25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품질 리스크도 있다. 금융기관 Rabobank는 “늦은 우기로 인해 코트디부아르 중간 수확(mid-crop)의 품질이 저하됐다”고 분석했다. 중간 수확은 연간 두 차례 중 작은 규모로, 일반적으로 4~9월이 시즌이다. 올해 예상 생산량은 40만 톤으로 전년보다 9% 감소할 전망이다.
세계 5위 생산국 나이지리아에서도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나이지리아코코아협회는 2025/26년 생산량이 30만5,000톤으로 전년 대비 11%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고, 7월 코코아 수출도 -22% 감소한 1만3,579톤에 그쳤다.
수요 부진 지표
유럽코코아협회(ECA)는 7월 17일 발표에서 2분기 유럽 그라인딩(원두 가공) 물량이 -7.2%(331,762톤) 감소했다고 전했다. 아시아코코아협회는 2분기 아시아 그라인딩이 -16.3%(176,644톤)로 8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북미도 -2.8%(101,865톤) 감소했으나 하락 폭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공급 확대 전망
가나는 7월 1일 2025/26년 생산량이 65만 톤으로 전년 대비 8.3% 늘어날 것이라고 공식 전망을 제시했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5월 30일 2023/24년도 세계 코코아 공급부족을 49만4,000톤으로 60년 만의 최대치로 재추정했다. 그러나 2024/25년에는 14만2,000톤 공급 과잉이 발생해 4년 만에 흑자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동 기간 전 세계 생산량은 7.8% 증가한 484만 톤으로 예상했다.
“가격이 고점에서 급락하고 있지만, 재고와 품질 변수, 그리고 기후 리스크를 고려하면 중·장기 변동성은 오히려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 시장의 공통된 시각이다.
용어 해설
ㆍICE(Intercontinental Exchange):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상품·파생상품 거래소 그룹으로, 코코아·커피 등 ‘소프트 상품’ 선물 가격의 글로벌 벤치마크 역할을 한다.
ㆍMT(Metric Ton): 미터법 t(톤) 단위. 1MT는 1,000kg.
ㆍ그라인딩(Grinding): 코코아 원두를 분쇄해 코코아 매스·버터·파우더 등으로 가공하는 과정으로, 초콜릿 수요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전문가 관점으로 볼 때, 공급 측면에서는 서아프리카 주산지의 생산성 개선과 정부의 보조금 정책이 단기 가격을 압박하고 있다. 반면, 기후 변화에 따른 작황 변동성과 국제 물류비 상승은 중장기적으로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는 만큼, 기업들은 헤지 전략과 원재료 비축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한편, 본 기사 작성 시점 기준 작성자(Rich Asplund)는 관련 종목에 직·간접적 포지션이 없다고 밝혔다. 정보 제공 목적의 기사이며 투자 자문이 아님을 명시한다.
추가로 Barchart는 곡물·설탕·원자재 시장 관련 심층 분석 리포트를 게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