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공급 과잉 우려에 국제 설탕 선물가격 4년 만의 최저치

뉴욕 ICE 원당 10월물(#11) 선물(SBV25)이 18일(현지시간) 전장 대비 1.03% 하락한 15.46센트/파운드에 마감했고, 런던 ICE 백설탕 12월물(#5·SWZ25)도 0.98% 떨어진 456.30달러/톤을 기록했다.

2025년 9월 1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국제 설탕 가격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급락하며 뉴욕 선물은 4.25년 만, 런던 선물은 4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브라질·인도·태국 등 주요 생산지의 공급 확대가 가격을 압박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브라질 생산 급증
브라질 사탕수수산업협회(Unica)는 8월 하반기 브라질 중남부(Center-South) 지역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8% 급증한 387만2,000톤이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설탕수수 처리분 중 설탕용 비중도 54.20%로, 지난해(48.78%) 대비 크게 높아졌다. 다만 2025/26 마케팅연도 누적(4~8월) 생산량은 1.9% 감소한 2,675만8,000톤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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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올해 브라질은 건조한 기후 탓에 수확이 앞당겨지고 수수 당도가 높아지면서 제당 수율이 개선됐다”며 “제조사들도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에탄올보다 설탕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 최대 400만 톤 수출 가능성
국제 원당 트레이더 Sucden은 지난 16일 “인도가 2025/26년 사탕수수 400만 톤을 에탄올 생산으로 전환할 계획이지만 국내 잉여 물량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라며 “설탕 업계가 최대 400만 톤을 수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시장은 200만 톤 수준을 예상했으나, 추가 수출 가능성이 부각되며 가격 하방 압력이 심화됐다.

펀드 ‘숏’ 포지션 6년 만의 최대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주간 포지션 보고서(9월 9일 기준)

에 따르면, 투기적 거래세력(펀드)의 뉴욕 원당 순매도 잔고는 전주 대비 32,849계약 늘어난 182,608계약으로, 2019년 이후 최대다. 과도한 숏 포지션은 단기적으로 숏커버링(매도 청산) 발생 시 가격 급반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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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수급 전망

국제설탕기구(ISO)는 8월 29일 보고서에서 2025/26절기 세계 설탕 공급 부족을 23만1,000톤으로 추산했다. 이는 이전 시즌(488만 톤 적자) 대비 크게 개선됐으나 6년 연속 ‘수급 적자’가 이어지는 구조다.*ISO: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정부 간 기구로 87개 회원국의 설탕 통계를 집계·발표한다.

• 브라질 정부 산하 농업통계기관 코나브(Conab)는 8월 19일 2025/26 설탕 생산 전망치를 4,459만 톤으로 3.1%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2024/25 실적(4,411만 톤) 대비로는 1.1% 증가한 수준이다.*Conab: Companhia Nacional de Abastecimento의 약자, 브라질 농업 공급망·작황 정보를 담당

• 영국 상품 트레이더 Czarnikow는 6월 30일 “2025/26년 세계 시장이 750만 톤 잉여로, 8년 만에 최대 규모 공급 과잉”이라고 예측했다.

인도·태국의 생산 회복
인도 기상청(IMD)은 9월 18일 현지 몬순 누적 강수량이 875.3mm로 ‘평년 대비 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인도 협동조합 설탕공장연맹은 6월 보고서에서 2025/26년 인도 설탕 생산량이 3,490만 톤으로 19%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태국 사탕수수위원회도 5월 2일 “2024/25년 생산이 14% 늘어난 1,000만 톤”이라고 공표했다.

미국 농무부(USDA) 전망

USDA 반기 보고서(5월 22일)

는 2025/26 세계 설탕 생산을 전년보다 4.7% 증가한 1억8,931만8,000톤으로, 소비는 1.4% 늘어난 1억7,792만1,000톤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기말 재고는 7.5% 늘어난 4,118만8,000톤으로 사상 최고치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국가별로는 ▲브라질 4,470만 톤(전년 대비 +2.3%) ▲인도 3,530만 톤(+25%) ▲태국 1,030만 톤(+2%)을 제시했다.


전문가 해설: 가격 반등 가능성은?
가격이 기술적 ‘과매도’ 국면에 진입하면서 단기적으로는 펀드의 숏커버링에 따른 단기급등(Short-Squeeze)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브라질·인도·태국의 생산 확대와 글로벌 재고 누적이 하방 압력을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2025/26절기 ISO와 USDA 모두 ‘공급 부족’보다는 ‘잉여 전환’ 시나리오에 무게를 두고 있어, 현물ㆍ선물 시장 모두 추세적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의 관심은 10월 초 예정된 브라질 9월 수확 통계인도 10~11월 몬순 종료 이후 파종 면적 지표에 쏠린다. 만일 예상보다 빠른 브라질 수확 진척률과 인도의 파종 확대가 확인될 경우, 원당 선물은 추가 저점 탐색에 나설 여지가 있다.

국제 설탕 선물가격 추이 그래프

집계 기준일 및 기관별 산출 방식이 상이해 수치는 변동 가능성이 있다. 투자자는 공식 자료를 참고해 독자적 판단을 내려야 한다.

자료: Unica, ISO, Conab, Czarnikow, USDA, CFTC, Sucden, IMD, 태국 사탕수수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