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로이터) — 전 일본은행(BOJ) 간부인 모마 가즈오(薫馬和雄)는 다음 달 공개될 BOJ의 분기적 경제·물가 전망 보고서에서 이란 전쟁으로 인한 기저(근원) 물가의 급격한 변동 가능성을 경고할 것으로 보인다고 3월 27일 밝혔다. 중동 분쟁이 금리 결정에 전례 없는 불확실성을 불어넣으면서 향후 정책 행보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2026년 3월 27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모마는 Mizuho Research & Technologie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재직하면서 BOJ 내부 인사들과도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공습 이전에는 BOJ가 3월 또는 4월에 금리를 인상할 태세였으나, 이후 국제 유가 급등과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 통항 차질로 인해 그 전망이 흐려졌다고 설명했다.
모마 가즈오(전 BOJ 간부)의 발언 요지
모마는 “중동 사태의 전개에 따라 많은 것이 좌우되기 때문에 BOJ는 금리 결정 시점을 거의 막판까지 미룰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처럼 몇 가지 경제 변수를 보고 단순히 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시절이 아니다. 중앙은행에게 진정으로 특별한 시기다”라고 덧붙였다.
모마의 진단은 유가 급등이 실물 수요 감소를 통한 경기 하방 위험(수요 충격)과 공급 측면의 쇼크로 인한 물가압력(공급 충격)이라는 두 가지 상충하는 위험(twin risks)을 동시에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BOJ가 다루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배경과 최근 상황
2월 28일 이후 발생한 군사적 충돌로 국제 유가가 급등했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해상 운송 차질은 원자재 및 석유 수급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 BOJ는 이미 2025년 12월에 기준금리를 0.75%로 인상한 바 있으며, 일부 분석가는 오는 4월 회의에서 금리를 1.0%로 추가 인상할 가능성을 여전히 제기하고 있다.
시장 반응
전쟁 격화는 5년 만기 일본국채(JGB) 수익률을 금요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이는 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의 긴축 가속 기대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BOJ의 향후 행보는 이러한 시장 반응과 연계되어 있으며, 특히 일본 내 근원 물가(underlying inflation) 동향이 중요한 검토 대상이다.
용어 설명
본 기사에서는 몇 가지 전문 용어가 나온다. 근원(underlying) 물가는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행태(예: 세금 변동, 일회성 보조금 등)와 같은 특수 요인을 제거한 물가 지표로, 중앙은행이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추세를 판단할 때 중요하게 보는 지표다. 일본국채(JGB) 수익률은 정부가 발행한 채권의 시장 수익률로, 금리 전망과 금융시장 심리를 반영한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의 핵심 해상로로서 전 세계 원유 수송의 상당 부분이 이 경로를 통한다. 이 해협에서의 항행 차질은 유가와 공급망 전반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BOJ의 정책 판단 요소
모마는 BOJ가 주목할 핵심 요인으로 글로벌 및 아시아 경제에 대한 유가 공급 차질의 타격, 기업의 임금 결정 방식과 국내 수요 기반의 물가 동학을 꼽았다. 특히 내년 정기임금(연간 임금협상)에서 기업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근원 물가가 이미 BOJ의 목표인 2%에 근접해 있는 상황에서, 이란 전쟁에서 비롯된 추가적 물가 상승은 일시적 과열(overshoot)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그러나 동시에 경기 침체로의 전환 가능성도 있어 인플레이션 리스크와 경기 둔화 리스크 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BOJ의 난제라고 설명했다.
BOJ의 공식 입장과 새로운 지표
BOJ는 국내 수요와 임금 주도로 한 물가(근원 물가)가 안정적으로 2% 수준에 도달하면 금리를 계속 인상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한 BOJ는 특수 요인을 제거한 새로운 지표를 공개하기 시작했으며, 이 지표에 따르면 2026년 2월의 근원 물가가 2.2%로 나타났다. 이는 정책 결정에 있어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전망이다.
정책 시나리오별 영향 분석
본 섹션은 전개 가능성이 높은 몇 가지 시나리오와 그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시나리오 A — 중동 분쟁 단기화(유가 안정화)
유가가 빠르게 안정되면 BOJ는 근원 물가의 일시적 상승을 경계하면서도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여력이 생긴다. 이 경우 가계와 기업의 실질구매력 훼손이 제한돼 경기 둔화 리스크는 낮아진다. 금융시장에서는 JGB 수익률이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
시나리오 B — 분쟁 장기화(유가 고공행진 지속)
유가가 중장기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공급측 물가압력이 고착될 수 있다. BOJ는 인플레이션 통제 필요성과 경기 침체 가능성 사이에서 극심한 딜레마에 직면할 수 있다. 높은 유가와 약한 엔화가 동시 작용하면 실질임금 하락이 심화되고, 기업의 임금 인상 여지가 축소될 수 있어 결국 내수 부진과 물가 상승이 동시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시나리오 C — 글로벌 주요국의 긴축 가속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주요 중앙은행이 유가 충격을 물가상승의 지속적 신호로 해석해 긴축을 가속하면, 글로벌 금융비용 상승은 수출 둔화와 투자 위축을 유발할 수 있다. 일본은 수입 의존형 경제구조 때문에 이러한 충격에 민감해지는 경향이 있다.
정책적 함의
이상 시나리오를 종합하면 BOJ는 회의마다 매우 섬세한 균형 감각을 요구받게 된다. 단기적 쇼크와 구조적 요인을 분리해 판단하는 과정에서, BOJ의 커뮤니케이션(사전경고·문서화된 근거 제공)은 시장의 과도한 반응을 억제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임금협상에서의 기업 태도와 근로자 기대 인플레이션(expectations)이 향후 인플레이션 궤적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시장과 정책 담당자에게 주는 시사점
첫째, 투자자와 기업은 공급 충격 가능성을 반영한 시나리오 기반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둘째, 정책 담당자는 단기 수급 충격과 중장기적 임금·물가 연동성을 구분하는 모니터링 체계를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 셋째, 가계 측면에서는 에너지 비용 상승에 대비한 재무적 대비가 요구된다.
맺음말
모마 전 간부의 발언은 BOJ가 다음 정책 회의(4월 27~28일) 이전까지도 금리 결정에 대해 상당한 고민을 이어갈 것임을 시사한다. 중동 사태의 전개에 따라 근원 물가의 향방과 경기 리스크 간의 균형이 빠르게 변할 수 있는 만큼, BOJ의 분기보고서와 이후 공개되는 지표들이 향후 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