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이 발발한 지 한 달여 만에 달러가 소폭 반등했지만, 그 반등은 곧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외환(FX) 전략가들의 로이터 설문조사에서 도출됐다. 설문에 응한 전략가들은 달러의 전통적 안전자산(safe-haven) 매력이 흔들리면서 본래 갖고 있던 약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2026년 4월 1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설문은 3월 27일부터 4월 1일까지 약 70명의 외환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설문 응답자들의 중간값(median)은 유로/달러 환율이 4월 말과 6월 말에는 현 수준인 달러당 1.16달러를 유지하다가, 6개월 후에는 약 2% 강세를 보여 1.18달러, 1년 후에는 1.20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설문 보고서는 전통적 안전자산의 약화을 구체적 수치로 제시했다. 미 국채(US Treasury) 금리는 뚜렷이 상승했으며, 금(gold)은 분쟁 발발 이후 10% 이상 하락했다. 달러 자체는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 약 2% 가량 상승했는데, 이는 주로 깊게 형성된 순공매도(net-short) 포지션의 숏 커버링(short-covering)에 따른 초기 급등이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 인용에서 스티븐 잉글랜더(Steven Englander) 스탠다드차터드(Standard Chartered) G10 외환 연구 총괄은 “트럼프 행정부의 깜짝 정책 변화는 직접적 영향 외에도, 정책 뒤집기(policy reversals) 가능성의 범위를 넓혀 미국 자산에 대한 위험 프리미엄(risk premium)을 높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최근의 달러 매수는 열렬한 매수심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해결책에 대한 희망이 생기면 달러는 매우 빠르게 매도된다”며 유로/달러가 유가가 다시 배럴당 90달러 밑으로 내려가면 1.18달러 위로 즉시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MUFG의 EMEA 글로벌 마켓 연구 책임자 데렉 할페니(Derek Halpenny)는 유가와 달러의 관계를 거론하며 “원유 가격이 60~70% 급등한 점을 기준으로 하면 통상 달러는 4~5% 강세를 보였을 텐데, 이번에는 훨씬 온건한 움직임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원유는 3월 초 고점인 배럴당 119.50달러에서 하락해 현재는 약 104달러 수준이며, 이는 전쟁 이전 대비 약 40% 이상 상승한 수치라고 보도는 덧붙였다. 보도는 또한 3월 초 고점이 전쟁 이전 수준보다 약 65% 높았다고 언급했다.
웰스파고(Wells Fargo)의 G10 FX 전략 책임자 에릭 넬슨(Erik Nelson)은 달러에 대해 “우리는 두 가지 이유로 달러에 대해 비중을 낮게 보고 있다. 하나는 달러가 공정가치(fair value) 대비 고평가되어 있고, 급작스러운 달러 롱(long) 포지션 전환이 꽤 과도해 보인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미국이 에너지 측면에서 위기를 더 잘 견딜 수 있다고 보는 관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에너지 가격 상승은 미국 경제에도 엄청난 파급효과를 일으킬 것이며, 이미 약화한 노동시장 배경과 더불어 소비자 실질소득 문제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요 인용: “미국 관세 정책을 둘러싼 혼란과 연방준비제도(Fed) 독립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보고서는 또한 위험 프리미엄 상승이 올해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를 사실상 지워버렸고, 위험자산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시장 참가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 하나하나에 반응하며, 전쟁의 확대와 축소 가능성 사이에서 널뛰는 변동성(volatility)이 자산 전반에서 급등했다고 전했다.
용어 설명: 독자 편의를 위해 몇 가지 전문 용어를 정리한다. 안전자산(safe-haven)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클 때 투자자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 매수하는 자산(예: 미 달러, 금, 미 국채 등)을 의미한다. 위험 프리미엄(risk premium)은 투자자가 불확실성에 대한 보상으로 요구하는 추가 수익을 뜻하며, 상승하면 채권 및 주식 등 위험자산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순공매도(net-short)는 특정 자산에 대해 매도(숏) 포지션이 순자산보다 많은 상태를 말하며, 숏 커버링(short-covering)은 매도 포지션을 되사서 청산하는 행위를 뜻한다.
시장에 대한 체계적 분석: 이번 설문 결과와 전문가 발언을 종합하면 단기적 요인과 구조적 요인이 달러의 향후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전쟁 관련 뉴스 흐름, 유가 변동, 트럼프 대통령 발언 등 지정학적 변수들이 시장 변동성을 유발해 달러를 일시적으로 지지할 수 있다. 반면 구조적으로는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과 연준 독립성에 대한 우려, 그리고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미국 내 인플레이션 및 경기 둔화 리스크가 달러에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첫째, 분쟁이 점진적으로 진정되고 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이하로 하향 안정화될 경우, 위험회피 심리는 완화되며 달러는 빠르게 약세로 전환할 수 있다. 이 경우 유로/달러는 설문이 제시한 바와 같이 6~12개월 내에 각각 1.18달러, 1.20달러 수준으로의 강세를 시현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분쟁이 장기화되거나 추가적인 지정학적 충격이 발생해 에너지 가격이 재차 급등하면, 단기적으로는 달러가 안전자산 수요로 지지를 받을 수 있으나, 그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그 이유는 미국의 재정·통상·정책 불확실성이 위험프리미엄을 상향시키며 실질경제 측면에서 달러의 펀더멘털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책·투자 시사점: 투자자와 정책 입안자 모두에게 중요한 점은 정책 불확실성을 완화시키는 조치와 에너지 가격 충격에 대한 대응 능력이 향후 통화·금융시장의 안정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연준은 인플레이션과 고용 지표를 면밀히 관찰한 뒤 정책금리 경로를 조정할 필요가 있으며, 재정정책 측면에서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의 실질소득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는 방안이 요구된다. 민간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시 달러 리스크와 에너지 가격 노출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결론: 로이터의 설문조사는 전쟁 발달로 인한 달러의 초기 반등이 지속적인 강세 신호로 보기 어렵고, 전통적 안전자산으로서의 위상은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단기적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달러를 지지할 수 있지만, 구조적 요인들이 장기적으로 달러의 강세를 제약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는 향후 환율, 인플레이션, 금융시장 전반에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