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이 관세 전쟁과 글로벌 혼란 속에서도 2025년 두 자릿수의 눈부신 수익률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경제·정치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각국의 고통스러운 재정 개혁과 중앙은행의 적절한 통화정책으로 리스크가 크게 축소되면서, 전문가들은 2026년에도 신흥시장이 또 한 번의 강한 성과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한다.
2025년 12월 19일, 로이터 통신의 런던(LONDON) 보도에 따르면, 매뉴라이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Manulife Investment Management)의 매니징 디렉터인 Elina Theodorakopoulou는 이날 신흥시장의 2025년 성과를 두고 “
good policies and good luck
의 결합”이라고 평가하며 “올해의 호조가 내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많은 후행(尾風, tailwinds)이 있다“고 진단했다.
배경과 주요 요인
신흥시장의 강세 배경으로는 수년간 시행된 엄격한 재정정책, 중앙은행의 독립적이고 신뢰성 있는 통화정책, 그리고 지정학적·정치적 리스크를 흡수할 수 있는 더 견고해진 거시기초여건이 꼽힌다. 미국과 유럽의 정치·경제적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분열이 심화되는 가운데 오히려 신흥시장은 상대적 안정성을 부각시켰다.
특히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복귀는 전형적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유발하지만, 불규칙한 관세정책과 트럼프의 연방준비제도(Fed)에 대한 공격은 오히려 신흥시장을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트럼프의 ‘Liberation Day’ 관세 발표(4월)로 촉발된 자산가치 하락을 매수 기회로 삼은 투자자들도 있었다.
국가별 구조조정 사례
국가별로는 터키가 2023년 중반 이후 통상적(orthodox) 경제정책으로 돌아섰고, 나이지리아는 보조금 폐지와 나이라 평가절하를 단행했다. 이집트는 IMF 지원 아래 개혁을 지속했으며, 가나, 잠비아, 스리랑카 등은 채무불이행(default)을 겪은 뒤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되는 사례도 나왔다. 이러한 힘든 정책결정들이 투자자금의 유입을 회복시키는 데 기여했다.
Allianz Global Investors의 Giulia Pellegrini는 “그들이 더 큰 충격을 견딜 수 있게 됐다. 경제의 기초체력이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신흥국 채권과 통화 성과
투자자들이 특히 주목한 자산군은 로컬 통화 표시 신흥국 채권(local currency debt)이다. 이들 자산은 2025년 연간 약 18%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투자수익을 견인했다. M&G의 신흥시장 채권 책임자 Charles de Quinsonas는 “통화정책 측면에서 신뢰도는 지금이 신흥시장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신흥국들이 Fed보다 먼저 금리를 내렸지만 과도하게 내리진 않아 통화가 비교적 탄력성을 유지했다”고 덧붙였다.
용어 설명: 로컬 통화 표시 채권은 해당 신흥국의 통화로 발행된 채권을 의미한다. 이는 달러 등 외화표시 채권과 달리 해당국 통화의 강세 또는 약세가 투자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신용등급 업그레이드는 채무상환능력에 대한 국제평가기관의 긍정적 재평가를 뜻하며, 이는 차입비용 하락과 자본유입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시장 심리와 투자 행태 변화
투자자들은 미국 중심의 포트폴리오 편중에서 벗어나 글로벌 분산투자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Janus Henderson Investors의 투자책임자 Thomas Haugaard는 신흥시장 채권이 수년간 자금 유출로 저평가된 상태였다며, 이번 랠리는 일부 자산군의 저점 매수 기회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한편 HSBC의 신흥시장 심리지수는 12월 발표에서 신흥시장에 대한 비관적 시각이 완전히 사라지고 기록적인 순(淨) 낙관이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Bank of America(BofA) 글로벌 리서치의 David Hauner는 최근 수주에 걸쳐 100명이 넘는 고객과 접촉했지만 신흥시장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가진 사람은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며, “모두 건설적 관점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것 자체가 역으로 경계 신호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리스크 요인
가장 큰 리스크는 여전히 미국 경제이다.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경우 자본유출이 발생해 신흥시장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연준(Fed)의 금리 인상은 달러 강세를 촉진해 신흥국 통화 강세를 억제할 수 있다. 여기에 2026년 연방준비제도 의장 교체 가능성(트럼프 임명이론 포함)은 불확실성을 더한다.
그러나 여러 전문가들은 신흥국들이 과거만큼 미국의 경기·통화정책에 민감하지 않다고 평가한다. M&G의 Quinsonas는 “근본적으로 신흥시장은 과거보다 미국에 경제적으로 덜 민감하다”고 말했다.
향후 영향(분석)
신흥시장 강세가 지속될 경우 기대되는 영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로컬 통화 자산에 대한 추가 수요가 발생해 해당국 통화의 추가 강세와 국채 금리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 신용등급의 순(淨) 업그레이드가 지속되면 신흥국의 차입 비용이 낮아져 재정건전성 개선이 가속될 수 있다. 셋째, 기관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배분 확대는 선진국 중심 자산 비중 축소로 연결될 수 있으며, 이는 글로벌 자본흐름 구조를 장기적으로 바꿀 가능성이 있다.
반면 미국 경기침체나 연준의 강경 통화정책 전환 시에는 신흥시장으로의 자본유입이 역류하면서 통화 약세와 국채 금리 상승이 동반될 수 있다. 이는 물가와 금융시장 불안정을 야기해 경제성장 전망을 악화시킬 수 있다.
정책적 시사점
신흥시장 정부 입장에서는 재정건전성 유지와 중앙은행의 독립성 확보가 핵심 과제다. 시장 신뢰를 유지하는 정책의 일관성은 외국인 직접투자(FDI)와 포트폴리오 자본 유입을 장기적으로 유치하는 데 결정적이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분산투자와 리스크 관리 전략(통화헤지, 금리리스크 관리)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원문 출처: Libby George, Karin Strohecker 작성, 2025년 12월 19일 로이터 통신 보도
요약: 신흥시장은 2025년 두 자릿수 수익률과 통화·채권의 강한 퍼포먼스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으며, 2026년에도 정책적 안정성과 신용등급 개선, 중앙은행의 신뢰성 등을 근거로 추가 상승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미국 경제와 연준의 통화정책이 주요 리스크로 남아 있어 투자자들은 경기·통화정책 변동성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