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은퇴 자금 가이드】 미국 본토 사람들에게 하와이는 사계절 온화한 기후와 이국적 풍경으로 ‘꿈의 은퇴지’로 불린다. 그러나 동시에 생활비가 가장 높은 주라는 사실도 간과할 수 없다.
2025년 8월 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이 발표한 실질 개인소비지출(RPCE) 기반 생활비 지수에서 하와이는 전국 평균보다 8.6% 높은 물가를 기록했다. 이는 대다수가 바다를 건너 들어오는 수입 물류 비용과, 한정된 토지·높은 주택 수요가 맞물린 결과다.
재무설계사 J.R. 로빈슨(Financial Planning Hawaii 설립자)은 “하와이는 고유한 지역 문화가 강해, 현지 인맥이 없다면 정착 과정에서 심리적 장벽이 생길 수 있다”면서도 “로컬 커넥션을 확보하면 훨씬 수월하다”고 조언했다.
얼마를 모아야 하나
매디슨트러스트컴퍼니(Madison Trust Company)의 CEO 다니엘 글라이히는 자사 보고서를 인용해 “65세까지 최소 2,212,084달러(한화 약 30억 원)를 모아야 하와이에서 기본 생활비와 여가비를 충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산정 항목에는 식료품·주거·교통·의료·공공요금·여가비가 포함됐다.
다만 로빈슨은 “정해진 ‘매직 넘버’는 없다. 개인의 생활 수준·필요 소득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하와이 주택 가격은 샌프란시스코·뉴욕·보스턴과 비슷하지만, 식료품 비용은 오히려 더 높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많은 은퇴자가 낡은 콘도를 저렴하게 매입한 뒤, 대규모 보수 공사 분담금(assessments) 폭탄을 맞는 사례가 빈번하다. 로빈슨은 “하와이 부동산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했지만, 콘도는 차라리 임차가 유리하다는 게 현지 중개인들의 속설”이라고 덧붙였다.
재정 설계 포인트
하와이 소득세 최고세율 11%는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고세율이지만, 사회보장연금(SSA)·연금·기업 적립금에 기인한 롤오버 IRA·401(k) 인출액에는 주세를 매기지 않는 점이 특징이다.
글라이히는 고비용 지역 은퇴자는 ‘셀프 디렉티드 IRA’로 자산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셀프 디렉티드 IRA란 투자자가 주식·채권뿐 아니라 부동산, 사모 대출, 프라이빗에쿼티 등 대체자산에 직접 투자할 수 있게 설계된 개인퇴직계좌다.
이를 통해 수동적 현금흐름을 창출하면 높은 생활비를 상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낯선 개념일 수 있는 ‘대체자산(alternative assets)’은, 주식·채권처럼 공개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아 시장 변동성과의 상관성이 낮다는 점이 장점이다. 다만 유동성 확보가 어려우므로, 전문가 상담 후 투자 비중을 결정해야 한다.
지역 선택 전략
로빈슨은 “도시적 편의를 원한다면 호놀룰루가 적합하지만, 보다 저렴한 주택가격과 전원형 삶을 선호한다면 마우이·카우아이 등 외곽 섬을 고려하라”고 제안했다.
이처럼 하와이에 정착하려면, 주거 형태·세무·투자 전략을 포괄하는 입체적 재무 플랜이 필수다. 무엇보다 물가·세율·문화 차이를 충분히 사전 시뮬레이션한 후 은퇴 일정을 확정해야 ‘꿈꾸던 섬 생활’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
자료 출처: BEA, Madison Trust Company, Financial Planning Hawai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