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국영 발전기업 스타트크라프트(Statkraft)가 2025년 2분기에도 견조한 운영 실적을 거뒀으나, 북유럽 지역의 전력가격 하락과 대규모 손상차손(감액손실)으로 인해 순이익이 큰 폭으로 악화됐다.
2025년 7월 2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스타트크라프트는 같은 분기에 노르웨이·스웨덴 내 육상풍력(Onshore Wind) 자산의 미래 현금흐름 전망이 낮아지면서 NOK 30억(약 3,000억 원) 규모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이는 전력 도매가격이 우크라이나 전쟁 발(發) 급등 이후 안정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향후 가격 전망도 하향 조정된 영향이다.
그러나 스타트크라프트는 전력 생산량 증가와 사상 최고 수준의 판매 마진(realised price-margin)에 힘입어 “운영 측면에서는 견조한 성과를 이어갔다”고 강조했다.
비르게테 링스타드 바르달(Birgitte Ringstad Vartdal) 최고경영자(CEO)는 “2분기에도 높은 발전량과 기록적인 가격 마진 덕분에 운영 성과가 강했다”면서도 “가격 전망 변화에 따라 자산가치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략적 재초점 — 복잡성 축소·핵심 역량 강화
회사는 향후 핵심 사업 강화, 포트폴리오 최적화, 비용 절감을 골자로 하는 ‘전략적 리포커싱(Strategic Refocus)’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국제 포트폴리오 축소 — 다수 국가에서의 발전·개발 사업을 매각해 해외 사업 비중을 줄이고, 노르웨이·스웨덴 등 전통적 거점으로 자원을 재배치한다.
② 기술 포트폴리오 간소화 — 지역 난방(district heating) 사업은 새로운 인수자를 찾고, 바이오연료(biofuels)·전기차 충전(EV charging) 부문에는 외부 투자자를 유치해 리스크를 분산할 계획이다.
③ 신규 수소·해상풍력 중단 — 북아일랜드 해상풍력 프로젝트 North Irish Sea Array를 제외하고, 녹색 수소(green hydrogen) 신규 개발 및 기타 해상풍력 프로젝트는 중단한다.
④ 비용 구조 개선 — 2027년까지 연간 NOK 29억(약 2,900억 원)의 비용을 절감해 2025년 예상 대비 15% 낮출 방침이다. 2025년 상반기 영업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추가 확대 없이 안정화됐다고 회사는 밝혔다.
실적 세부 지표
• 2분기 기초 EBITDA(Underlying EBITDA)는 45억 노르웨이크로네(NOK)로, 전년 동기 65억 NOK 대비 감소했다.
• 총 손상차손은 63억 NOK로 집계됐으며, 세전 손익(PBT) -51억 NOK, 순이익 -65억 NOK를 기록했다.
• 전력시장 가격: 노르딕 시스템 가격은 26.5유로/MWh(전년 35.3유로/MWh), 독일 시장 가격은 69.8유로/MWh(전년 71.9유로/MWh)였다.
투자 계획·사업 방향
스타트크라프트는 연간 NOK 160억~200억 규모의 투자를 유지하되, 우선순위를 노르웨이 수력발전(설비 개선·증설)과 노르웨이·스웨덴 내 육상풍력에 두겠다고 밝혔다. 유럽 및 남미에서의 태양광·풍력·배터리·계통서비스(grid services) 확장도 이어가되, 종전 계획보다는 완만한 속도로 진행된다.
참고로, ‘계통서비스’란 전력망 안정을 위해 주파수 조정·전압 유지·예비 전력 등을 제공하는 부가서비스를 말한다.
전력가격 하락 배경과 산업 동향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등했던 유럽 전력가격은 러시아산 가스 대체,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수요 관리 정책 등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하향 안정세를 보였다. 동시에 기술 원가 상승, 자재·출력당(Per MW) 인건비 상승, 글로벌 금리 인상으로 ‘재생에너지 투자 환경이 과거보다 까다로워졌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시장 전문가들은 “전력 판매단가가 둔화되는 시기에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못한 프로젝트는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며 “스타트크라프트의 기술·지역 포트폴리오 축소는 비용 효율성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분석한다.
용어 해설
1 손상차손(impairment): 자산의 회수가능액이 장부가액보다 낮을 때, 차액을 비용으로 한꺼번에 인식하는 회계 처리.
2 EBITDA: 이자·세금·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
3 District Heating(지역 난방): 열병합발전소나 공장에서 발생한 열을 파이프망으로 공급하는 중앙집중식 난방 방식.
전문가 시각과 전망
“스타트크라프트의 재편 전략은 단기적으로 손익계산서를 방어하고 현금흐름을 확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EV 충전·바이오연료·수소 등 신사업 진출 속도를 늦추는 만큼, 장기 성장동력 확보가 과제로 남을 것”이라는 업계 애널리스트들의 평가가 나온다.
향후 업계는 고금리 장기화와 원자재 변동성, 유럽 탄소배출권 가격 추이, 정책 보조금 변화 등에 따라 추가 구조조정 사례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스타트크라프트가 제시한 “연 15% 비용 절감” 목표가 실제 달성될 경우, 타 유럽 발전사들에게도 벤치마크 사례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