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명 공매도자 앤드루 레프트, 미 형사사건 각하 신청 기각

미 연방법원, 앤드루 레프트의 각하 신청 기각

미국의 저명 공매도(숏 셀러) 투자자인 앤드루 레프트(Andrew Left)가 자신을 대상으로 제기된 형사사건의 각하(기각)를 구하는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당 사건은 레프트가 주가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부당한 이득을 취했다는 혐의에 관한 것이다.

2025년 12월 30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 소속 테리 해터(Terry Hatter) 판사는 레프트 측이 제기한 선택적 기소(selective prosecution) 주장, 즉 법무부가 레프트 개인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주장을 이유로 한 각하 요청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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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이번 결정문을 공개했으나, 판사는 두 쪽 분량의 명령문에서 구체적 판단 근거를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다. 해당 명령문은 공개된 문건으로 남아 있다.

앞서 7월, 같은 해터 판사는 레프트가 기소장 각하를 요구하며 제기한 다른 사유들—검찰이 증권사기나 기망적 의도(fraudulent intent)를 적시하지 않았다는 주장 등—에 대해서도 각하 요청을 기각했다. 이와 별개로, 다른 판사는 관련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민사 소송에 대한 레프트의 각하 요청을 4월에 기각한 바 있다.


사건의 요지

미국 당국은 2024년 7월을 기점으로 레프트가 소셜미디어와 케이블TV 출연을 통해 특정 종목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알리며 시세를 조작했다고 기소했다. 검찰은 레프트와 그의 회사인 시트론 리서치(Citron Research)약 5년 반에 걸쳐 미국항공(American Airlines), NVIDIA, 테슬라(Tesla), 트위터(Twitter) 등 여러 종목을 대상으로 급격한 가격변동을 이용해 최소 $16백만(1,600만 달러) 이상의 이득을 챙겼다고 주장한다. 검찰은 레프트가 어떤 경우에는 주가가 하락하기를 원했고, 또 어떤 경우에는 가격 상승을 원했던 사례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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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프트는 형사사건에서 무죄를 주장하고 있으며, 유죄 판결 시 증권사기를 포함한 혐의로 최대 징역 25년을 선고받을 수 있다. 현재 형사 재판은 2026년 3월 17일로 예정되어 있다.


피고 측 주장과 법적 쟁점

레프트의 변호인들은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정부가 반(反)기업·시장 비판적 발언을 하는 활동적 공매도 투자자(activist short-sellers)을 형사 기소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헌법적 원칙을 강조했다. 변호인단은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정부가 레프트와 같은 활동형 공매도자들이 시장을 하향시키는 부정적 견해를 유통시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정부는 개인의 발언 내용(content)을 이유로 특정인을 기소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는 것은 헌법의 근본 원칙이다.”

검찰은 반면, 레프트가 단순한 의견 표명에 그치지 않고 발언을 통해 단기적 가격 변화를 노려 이득을 취한 행위라고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증권사기와 조작 혐의가 성립한다고 본다. 법원은 이번 결정에서 이러한 검찰의 주장에 대해 각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용어 설명

공매도(숏 셀링)는 투자자가 주가하락에 베팅해 이익을 얻는 거래 전략으로, 먼저 타인으로부터 주식을 빌려 판매한 뒤 주가가 떨어지면 더 낮은 가격에 다시 사들여 빌려준 주식을 갚음으로써 차액을 취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는 주가 하락을 촉발하거나 이를 선동하려는 행위로 기소될 수 있다.

선택적 기소(selective prosecution)는 정부가 특정 개인이나 집단을 정치적 의견이나 표현 내용 등을 이유로 부당하게 표적으로 삼아 기소하는 것으로, 표현의 자유 문제와 연관된 헌법적 쟁점이다. 그러나 법원은 이러한 주장이 기소 무효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구체적·실증적인 증거를 필요로 한다고 본다.


법적·시장적 파급 효과 분석

이번 판결은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규제 당국과 사법부가 공매도 행위와 표현의 경계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에 대한 전례가 될 수 있다. 만약 법원이 검찰의 주장을 계속 지지할 경우, 향후에는 소셜미디어·미디어 출연 등을 통한 시장 관련 발언에 대해 더욱 엄격한 규제가 적용될 여지가 있다.

둘째, 단기적으로는 레프트와 연관된 종목들, 특히 보도에 언급된 미국항공, NVIDIA, 테슬라, 트위터 등은 사건의 진전 상황에 따라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투자자들은 형사·민사 소송의 결과와 공시, 추가 기소 여부 등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셋째, 광범위한 영향으로는 시장 참여자들의 정보 유통 행태 변화가 예상된다. 공매도자, 분석가, 미디어 출연자들은 발언의 법적 위험을 고려해 보도자료나 방송·SNS에서의 표현을 조심스럽게 다루게 되고, 이는 시장의 정보 흐름과 유동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자문회사 및 리서치 업체들의 준법·컴플라이언스 비용이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사건은 미국 내 규제 기관인 SEC의 민사 소송과 형사 수사가 병행되는 전형적인 사례로서, 동일한 사실관계에 대해 민사·형사적 책임을 병행적으로 묻는 방식이 시장 감시체계의 강화 수단으로 자리잡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일정과 전망

형사 재판이 2026년 3월 17일로 예정되어 있어, 향후 수개월 동안 추가적인 제출문서, 예비심리, 증거개시 등 재판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민사 소송(SEC) 역시 별도로 진행되고 있어, 양쪽 결과 모두 투자자·시장참여자들에게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이다. 법원의 향후 판단은 표현의 자유와 증권시장 질서 유지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시장 규범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