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증권거래소(TSX)의 주요 지수인 S&P/TSX 컴포지트 지수가 21일(현지시간) 장 초반 강보합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주최하는 연례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을 앞두고 통화정책 신호를 기다리며 관망 태도를 유지한 영향이다.
2025년 8월 2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오전 9시 50분(미 동부시간) 기준 S&P/TSX 컴포지트 지수는 전장 대비 0.02% 상승한 27,883.78포인트를 기록했다.
소재(Materials) 섹터가 0.8% 오르며 지수에 가장 큰 지지력을 제공했다. 원자재 중심 경제 구조를 가진 캐나다 증시 특성상 에너지·광물·비철금속 종목이 강세를 보일 때 지수 변동폭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반면, 기술주(Technology)는 0.4% 하락해 전체 상승 폭을 제한했다. 이는 같은 시간 미국 나스닥 지수가 약세를 보인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캐나다 대표 기술기업들의 매출 상당 부분이 미국 시장에 노출돼 있어 뉴욕 증시 움직임이 토론토시장에도 즉각 반영되는 구조다.
잭슨홀 심포지엄은 와이오밍주 잭슨홀 인근에서 열리는 중앙은행·학계·금융시장 관계자들의 연례 회의다. 1978년 시작된 이 행사는 세계 최대 경제 주체인 미국의 통화정책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로 꼽히며, 연준 의장의 발언 한 마디가 글로벌 자산 가격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번 회의의 최대 관심사는 22일 예정된 제롬 파월 의장 연설이다. 시장은 9월 16~1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0.25%p) 금리 인하 단행 여부를 가늠할 단서를 파월 의장이 제공할지 주시하고 있다.
“시장이 일단 멈춤 상태다… 투자자들은 심포지엄에서 어떤 신호가 나올지 확인한 뒤 행동에 나서려 한다.”
라고 글로벌엑스(Global X) 자산운용의 크리스 맥헤이니 부사장 겸 투자전략 총괄은 설명했다.
시장 베팅을 실시간으로 집계하는 CME 그룹의 ‘Fed워치(FedWatch)’에 따르면, 9월 회의에서 25bp 인하가 이뤄질 확률은 79.2%로 집계됐다*. *2025년 8월 21일 오전 9시 50분 기준
미 노동부가 같은 날 발표한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 대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는 노동시장 냉각을 시사하며, 연준이 인하 사이클에 나설 논리적 근거를 추가로 제공한다.
캐나다 국내 지표도 혼조 양상을 보였다.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7% 예상 밖 상승하며 에너지·석유·비철금속 가격 강세가 반영됐다. 이는 며칠 전 발표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둔화세를 보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맥헤이니 부사장은 “캐나다 중앙은행(BoC)의 금리 인하 경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지표”라며 “생산자 가격 상승분이 소비자 물가에 얼마나 전가될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올해 하반기 중 최소 한 차례 BoC가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 BoC는 3월 이후 정책금리 2.75%를 동결 중이다.
■ 생소한 용어·지표 간단 해설
잭슨홀 심포지엄: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하는 연례 경제정책 회의다. 주요 중앙은행 총재·경제학자·금융시장 관계자들이 참석해 매크로 경제 현안을 논의한다. 연준 의장 연설은 매년 글로벌 금융시장의 ‘빅 이벤트’로 취급된다.
Fed워치(FedWatch): 파생상품 거래소인 CME 그룹이 연방기금금리 선물 가격을 바탕으로 산출하는 FOMC 회의별 금리 결정 확률 지표다. 투자자들은 이를 통해 “시장이 현재 얼마나 금리 인하·인상에 베팅하고 있는지”를 가늠한다.
bp(베이시스포인트): 금리 변동 폭을 표시할 때 쓰이는 최소 단위다. 1bp는 0.01%p를 의미하며, 25bp는 0.25%p에 해당한다.
■ 시장 전망 및 시사점
현재 캐나다 증시는 원자재주 강세와 기술주 약세 간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다. 잭슨홀에서 통화 완화적 메시지가 나오면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될 수 있지만, 파월 의장이 최근 인플레이션 완화에도 ‘긴축적인 입장 유지’를 강조할 경우 재차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7월 캐나다 PPI 반등은 향후 CPI에 상방 압력을 가할 수 있어, BoC가 연내 인하를 단행하더라도 그 폭과 속도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반대로 미국의 노동시장 냉각이 가속화되면 연준이 먼저 선제적 인하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통화정책 차별화가 진행될 경우 미·캐나다 달러 간 금리 스프레드가 환율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수출 비중이 큰 캐나다 기업들의 실적 전망과 증시 밸류에이션에 장기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결론
21일 토론토 증시는 잭슨홀 변수 앞에서 ‘숨 고르기’ 양상을 나타냈다. 소재주가 지수 하단을 지지한 반면, 기술주 부진이 상승 폭을 제어했다. 앞으로 24시간 내에 예정된 파월 의장 발언이 9월 FOMC 금리 결정은 물론, 캐나다 중앙은행의 연내 정책 경로와 원자재 가격 흐름에도 적지 않은 파급 효과를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