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선물이 22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뚜렷한 방향성 없이 횡보했다. 투자자들은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방준비제도(Fed)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제롬 파월 의장이 밝힐 통화정책 신호를 주시하며 매매를 자제하는 모습이다.
2025년 8월 22일 00시 58분 25초,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S&P 500 선물과 나스닥 100 선물, 다우존스 선물은 모두 좁은 폭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사실상 보합세를 보였다.
이번 주 월가 주요 지수는 5거래일 연속 하락을 기록했다. 특히 인공지능(AI) 테마에 대한 차익 실현과 성장성 의구심이 기술주 전반에 매도 압력을 가중했다. 더불어 연방준비제도가 9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며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여기에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Walmart)의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하회하면서 주가가 4.5% 급락,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월마트는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도입된 관세로 인한 마진 압박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평가다.
같은 시각 S&P 500 선물은 6,391.50포인트(+0.03%), 나스닥 100 선물은 23,217.0포인트(보합), 다우존스 선물은 44,890.0포인트(+0.1%)에 거래됐다.
■ 파월 의장 잭슨홀 연설 주목
제롬 파월 의장은 23일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연설을 통해 경제 전망과 금리 정책 방향을 설명할 예정이다. 최근 공개된 7월 FOMC 의사록에서는 “인플레이션 통제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매파적 뉘앙스가 감지됐다.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위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가능성을 우려해 조기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는 노동시장 둔화보다 물가 안정을 우선시하겠다는 방침으로 해석된다.
한편 파월 의장은 트럼프 및 보수 진영의 금리 인하 압박을 받는 상황이지만, 공식 석상에서는 구체적인 완화 조치를 거론하지 않고 있다. 시장 베팅도 빠르게 수정되는 중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FedWatch 자료에 따르면, 연방기금선물(FFR) 시장은 9월 25bp(0.25%p) 금리 인하 가능성을 73.1%로 반영했다. 이는 불과 일주일 전 90.2%에서 크게 낮아진 수치다.
■ 기술주 약세·월마트 실적 경고에 뉴욕 증시 압박
전일(21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 500 지수는 0.4% 하락해 6,370.16포인트로 마감하며 5일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0.3% 떨어진 21,100.31포인트,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3% 하락한 44,785.50포인트로 집계됐다.
특히 AI 반도체 대표주 엔비디아(NVIDIA)는 주간 누적 3% 하락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은 “과도한 AI 설비 투자로 즉각적인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였으며, MIT 산하 연구소의 비판적 보고서가 낙폭을 확대했다.
월마트 역시 실망스러운 분기 실적으로 추가 하락 압력을 받았다. 장 마감 후 애프터마켓에서 월마트 주가는 큰 변동 없이 횡보했으나, 투자자들은 관세 부담·임금 상승 등에 따른 이익률 둔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거시 지표도 엇갈렸다. 8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예상을 웃돌았지만,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예상치를 상회하며 고용 시장 둔화가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 용어 해설: 잭슨홀 심포지엄·FedWatch·FFR
잭슨홀 심포지엄은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매년 8월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개최하는 국제 경제정책 회의다. 글로벌 중앙은행 총재, 재무장관, 학자들이 모여 향후 통화·재정 정책을 논의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연방기금선물(FFR·Federal Funds Futures)은 미국 은행 간 초단기(익일물) 자금거래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이다. 투자자들은 이를 통해 앞으로의 기준금리를 가늠하며, CME FedWatch는 해당 가격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리 인하·인상 확률을 산출한다.
■ 전문적 통찰
“*인플레이션이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서비스 물가와 임금 상승률이 여전히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한 연준의 정책 전환은 속도를 내기 어렵다.
이번 잭슨홀 연설에서 파월 의장이 매파적 경고를 이어간다면, 기술주와 성장주는 추가 조정압력에 직면할 수 있다.”
결국 9월 FOMC까지 남은 약 한 달 동안 발표될 8월 CPI·PPI, 고용보고서가 추세를 결정할 전망이다. 물가·고용 데이터가 동시에 냉각된다면 연준이 안도적 신호를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기대 인플레이션이 재차 고개를 들 경우, 시장은 고금리 장기화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