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통화정책]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이번 주 열리는 연례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 무대에 오른다. 시장은 9월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스코티아은행(Scotiabank) 이코노믹스는 파월 의장이 마지막 남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이유로 시장의 기대를 거스를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2025년 8월 18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스코티아은행은 최근 메모에서 “최근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 지표를 보면 연준이 인플레이션 최종전을 아직 승리하지 못했다”면서 “계절적 요인과 표본 오차 등으로 인해 훨씬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잭슨홀 심포지엄은 22일(현지시간) 비공식 인터뷰로 시작해 23일 저녁 공식 의제를 공개한다. 파월 의장은 23일 오전(한국시간 24일 밤) 경제 전망 및 정책 프레임워크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그러나 그는 단기적인 금리 경로에 대해선 직접적인 언급을 피할 가능성이 크다.
“연준은 가까운 시일 내 금리 인하를 시사하더라도 ‘곧(soon)’ 또는 ‘조금 더 있다가(somewhat soon)’와 같은 모호한 표현에 그칠 것이며, 이는 9월 인하를 갈망하는 트레이더들에게 충분치 않을 수 있다.” — 스코티아은행 이코노미스트 보고서 중
실제로 Fed Rate Monitor Tool에 따르면 18일 현재 9월 금리 인하 확률은 81%에 달한다. 하지만 스코티아은행은 파월 의장이 시장 예상을 관리하기 위해 ‘장기 동결(extended pause)’ 기조를 고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행사에는 티프 맥클럼 캐나다 중앙은행(BoC) 총재,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BoE)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등도 참석한다. 특히 라가르드 총재는 24일(토) 패널 토의에 나설 예정이어서,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글로벌 정책 공조 여부가 주목된다.
보고서는 “미국의 고용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이민 규제 강화와 맞물려 여전히 탄탄하다”며 “노동시장 회복력과 물가 위험 간 균형이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관세·이민·거시정책’ 등 정치 변수까지 겹쳐 인플레이션 전망을 더욱 흐리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스코티아은행은 금융 여건이 여전히 완화적인 가운데 조기 금리 인하가 연준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전(前)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연준을 맹비난해온 점을 감안하면, 파월 의장은 정치적 압력에서 자유롭기 위해서라도 신중한 스탠스를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스코티아은행 이코노믹스는 “연준이 충분한 데이터 확보와 정책 프레임워크 검토를 마칠 때까지 완화적 스탠스로 선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시장의 9월 인하 베팅이 과도해질 경우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수 있다는 경고다.
[용어·배경 설명]
• CPI(Consumer Price Index) – 소비자가 구매하는 상품·서비스 가격 변동을 집계한 소비자물가 지표다.
• PPI(Producer Price Index) – 생산자가 판매하는 상품·서비스 가격 변동을 반영한 생산자물가 지표로, 향후 CPI에 선행할 수 있다.
•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 – 미국 캔자스시티 연준이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매년 8월 개최하는 중앙은행·학계·금융계 포럼으로, 글로벌 통화정책의 나침반으로 불린다.
[전문가 시각] 국내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의 해석 차가 커지면 달러 강세·원화 약세 가능성이 재부각될 수 있다”며 “파월 의장의 언급은 한국 채권금리와 주식시장에도 직격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미 재무부 채권시장에서 이미 커브 스티프닝(단기물 가격 하락·장기물 가격 상승)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파월 의장이 실제로 ‘매파적(긴축 선호)’ 메시지를 내놓을 경우 시장 베팅 수정과 함께 변동성 장세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