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21일(현지시간) 프리마켓에서 혼조세를 보였다. 주요 지수 선물은 소폭 밀렸고, 개별 종목별로는 실적·수주·투자 계획 등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2025년 8월 2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이날 개막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주간 고용 지표와 기업 실적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잭슨홀 심포지엄은 매년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국제 경제·통화정책 행사로, 연준 의장 연설 한마디가 세계 금융시장을 흔드는 만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기 쉽다. 특히 물가·금리 경로에 대한 파월 의장의 시그널이 달러, 국채, 주식 등 전 자산군에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어 참가자들은 보수적인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주요 종목별 움직임
월마트(WMT) 주가는 개장 전 약 2.7% 하락했다. 2분기 매출은 컨센서스를 상회했지만 주당순이익(EPS)이 애널리스트 예상치를 밑돌았다. 그럼에도 회사 측은 2025회계연도 전체 매출·이익 전망치를 상향하며 성장 자신감을 피력했다. 다만 인건비·물류비 상승이 당분간 마진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코티(COTY)는 21% 급락했다. 화장품·향수 업체인 코티는 2026 회계연도 상반기 매출과 이익이 모두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자들은 럭셔리 부문 둔화와 비용 증가를 우려하며 투매에 나섰다.
존슨앤드존슨(JNJ)은 0.4% 약세를 보였다. 회사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생산시설에 20억 달러를 투자해 제조 기반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제시한 의약품 수입 관세 가능성에 대비해 공급망을 내재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보잉(BA)은 1.5% 상승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에 최대 500대 규모 항공기 판매 계약이 임박했다고 전했다. 미·중 무역 갈등 속에서도 대규모 수출이 성사될 경우, 보잉 실적·현금흐름 개선 기대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TSLA)는 0.1% 소폭 하락했다. 독일 매체 한델스블라트에 따르면, 독일 브란덴부르크 공장 배터리 팩 가공동에서 화재가 발생해 일부 생산 라인을 대피 조치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공급 차질 우려가 반영됐다.
에이곤(AEG) ADR은 5.5% 뛰었다. 네덜란드 보험사는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 규모를 두 배로 늘리고 2025년 말까지 완료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본사를 미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중간 배당도 20% 가까이 증액했다.
중국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빌리빌리(BILI)는 2% 하락했다. 2025년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지표가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다.
코어위브는 3% 올랐다. 트레이딩 업체 제인스트리트가 엔비디아가 후원한 AI 인프라 기업 코어위브 지분 5.4%를 수동적 투자 형태로 보유했다고 공시했다. 여기서 ‘수동적 지분(passive stake)’이란 경영권 참여 의사가 없는 순수 투자 목적의 보유를 의미한다.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는 3% 내렸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주니퍼 네트웍스 인수가 이익 확대를 이끌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오버웨이트’로 상향했으나,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이 더 컸다.
알콘(ALC)은 3.7% 하락했다. JP모건은 의료기기 부문의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하다며 투자의견을 ‘뉴트럴’로 낮췄다. 시력 교정·렌즈 시장 경쟁 심화가 수익 가시성을 약화시킨다는 분석이다.
용어 해설 및 시장 시사점
ADR(미국예탁증서)은 해외 기업 주식을 미국 증권거래소에 상장하기 위해 발행하는 증서를 말한다. 달러 기반 거래가 가능해 유동성이 높지만, 현지 통화 변동과 이중규제 이슈가 존재한다.
코어위브 사례에서 언급된 ‘수동적 지분’은 13G 서식을 통해 보고되는 형태로, 투자자가 경영 간섭 의도가 없음을 의미한다. 반면 5% 이상 보유 시 13D 서식으로 보고하면 적극적 주주 행동주의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자사주 매입은 EPS를 끌어올려 주가 부양 효과가 있지만, 현금 유출에 따른 재무 건전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의 현금흐름·순부채 추이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전문가 관전 포인트
이번 주는 잭슨홀과 미국 8월 고용·물가 지표가 겹치며 변동성이 고조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연준이 ‘연내 금리 인하’ 신호를 주지 않을 경우 장단기 국채금리가 다시 상승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
종목별로는 보잉의 중국 수주가 지정학적 리스크를 완화할 결정적 모멘텀으로 작용할 지 주목된다. 반면 코티·알콘처럼 실적 가시성이 떨어지는 소비재·헬스케어 종목은 방어적 투자전략이 요구된다.
한편, 에이곤의 본사 이전 검토는 보험·연금 업계의 규제 회피, 세제 효율성 이슈와 맞물려 있어, 향후 유럽 금융회사들의 구조 재편 움직임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
궁극적으로 투자자들은 거시 이벤트와 개별 모멘텀을 균형 있게 반영한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통해 위험 대비 수익률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