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 동향
아시아 주요 주가지수가 21일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전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기술주가 급락한 여파가 아시아 시장에도 이어지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동시에 달러화가 강세를 띠면서 역내 통화 약세 압력이 가중됐다.
2025년 8월 2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MSCI 아시아·태평양(일본 제외) 지수는 전장 대비 0.47% 떨어졌고, 유럽과 미국 주가지수 선물도 동반 하락했다. EUROSTOXX 50 선물은 0.55% 내렸으며, 독일 DAX 선물은 0.5% 하락했다. 영국 FTSE 선물 역시 0.14% 밀렸다.
미국 주요 지수 선물도 약세를 이어갔다. S&P 500 선물은 0.2%, 나스닥 선물은 0.34% 각각 추가 하락해 전날 현물 시장의 낙폭을 더했다. IG의 마켓 애널리스트 토니 시카모어는 “높은 밸류에이션을 가진 기술주가 집중적으로 매도된 것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정부의 기술주 개입 확대 우려
시카모어는 “Nvidia와 AMD가 중국 판매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하기로 합의했고, Intel에 대해 미국 정부가 10% 지분 투자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기술 섹터에 추가 부담이 생겼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이 CHIPS 법(Creating Helpful Incentives to Produce Semiconductors Act) 지원을 받는 반도체 기업에 대한 정부 지분투자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CHIPS 법은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을 장려하기 위해 2022년 제정된 산업지원법으로, 최대 390억 달러의 보조금과 54억 달러의 연구개발 지원을 제공한다. 정부 지분참여는 해당 법이 원칙적으로 배제했던 조치인 만큼, 업계는 ‘정부 개입 심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시아 각국 지수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1.2% 떨어졌고, 중국 CSI300 블루칩 지수도 0.5% 하락했다. 한편 대만과 호주 시장 역시 동반 약세를 기록해 역내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협상
투자자들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그리고 유럽 동맹국 간 개최된 회담에도 주목했다. 회담 결과는 미미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에서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19일에는 미국의 공중 지원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지상군 파병은 배제한다고 선을 그었다.
Vishnu Varathan, 미즈호은행 아시아(일본 제외) 거시연구 총괄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안보를 전면 보장한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여전히 상당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원자재 및 환율 동향
전일 급락했던 유가는 소폭 반등했다. 브렌트유 10월물은 배럴당 0.46% 오른 66.09달러,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0.6% 상승한 62.72달러에 거래됐다. 러‧우 전쟁 중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대러 제재 완화 → 공급 증가 기대가 유가 하락 압력을 완화했다.
외환시장에서 달러 인덱스가 소폭 강세를 보이며 유로/달러는 0.13% 내린 1.1633달러, 파운드/달러는 0.16% 하락한 1.3470달러를 기록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의 기준금리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뉴질랜드달러는 0.17% 밀린 0.5885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현물 금 가격은 온스당 3,312.89달러로 0.07% 하락하며 5거래일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잭슨홀 심포지엄 대기
시장의 모든 시선은 21~23일 열리는 잭슨홀 중앙은행 심포지엄으로 향하고 있다. 해당 행사는 미국 캔자스시티 연준이 주최하는 연례 경제 정책 회의로, 각국 중앙은행 총재와 학계·시장 관계자들이 모여 세계 경제·통화정책 방향을 논의한다.
주요 연설자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2일(현지시간) 경제전망과 통화정책 체계에 대해 연설할 예정이다. 시장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거의 전적으로 반영하고 있으나, 인플레이션과 고용지표 간 반대 신호가 혼재돼 있어 파월 의장의 ‘힌트’에 이목이 집중된다.
Varathan 총괄은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간 괴리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연준이 고용시장 리스크를 강조할지, 아니면 높은 물가를 이유로 긴축을 유지할지 해석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전문가 해설 — 왜 잭슨홀인가?
잭슨홀 심포지엄은 1978년부터 개최된 전통 있는 연례회의다. 1982년 폴 볼커 당시 연준 의장이 휴가 중이던 와이오밍주 잭슨홀을 참석 장소로 채택하면서 유명세를 얻었다. 이후 연준 의장의 정책 방향성 시사 발언이 잦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비공식 FOMC’로 불린다. 최근 10년간 파월 의장의 신호 한마디에 세계 증시 변동성이 확대됐던 전례가 많아, 올해도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극도로 높다.
결론 및 향후 전망
뉴욕발 기술주 급락, 달러 강세, 신흥국 통화 약세라는 3중 부담이 아시아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여기에 미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 개입 확대 가능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변수까지 겹치며 단기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잭슨홀 연설 전까지는 위험자산 선호가 제한적일 것”이라며 관망세 유지가 불가피하다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