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홀 앞두고 금리민감 업종에 쏠린 시선

뉴욕증시가 이번 주말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잭슨홀 심포지엄을 앞두고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투자자들은 9월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결정적 신호’를 기대하고 있으며, 특히 금리 변화에 민감한 업종별 주가가 어떤 방향성을 잡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2025년 8월 22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소비자물가·생산자물가 지표가 상반된 시그널을 내면서 통화정책 경로가 한층 복잡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수입 관세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연준의 대응 수위를 동시에 해석해야 하는 상황이다.

연준은 2024년 9월 50bp, 11·12월 각각 25bp씩 세 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한 뒤 올해 들어서는 동결 기조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최근 ‘9월 추가 인하’ 기대가 커지며 주택 건설주가 시장 수익률을 앞지르고, 은행·소매주도 동반 강세를 시현했다.

반대로, 파월 의장이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메시지를 던질 경우 이들 업종에는 되레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 주택 건설업—모기지 금리의 직격탄

주택경기는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좌우된다. 아직 금리가 높아 수요가 억눌린 가운데 7월 단독주택 착공 건수는 소폭 반등했지만, 건축허가는 5년래 최저로 주저앉았다. 지난해 말 ‘연준의 인하 속도 조절’ 소식으로 주가 랠리가 일단락됐지만, 올여름 재(再)부양 기대가 부상하며 주택지수는 2024년 7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다만 애널리스트들은 “건설 경기를 완전히 살리려면 연속적인 금리 인하가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건설회사들은 토지·자재·인건비 상승분을 분양가에 전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차입 비용 절감’이 수익성 회복의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 은행—수익구조의 이중성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은행은 대출 금리를 더 받을 수 있어 이익이 늘어난다. 그러나 예금 유치 경쟁이 격화되면 예금 금리를 끌어올려야 해 조달비용이 상승한다. 또 국채 수익률 곡선이 평탄해지거나 역전되면 대출 스프레드가 좁아져 마진이 감소한다.

최근에는 단기물 금리가 연준 추가 인하 기대에 하락하면서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는(steepening) 양상이 나타났다. 이는 은행 순이자마진 확대를 돕는 요인이지만, 잭슨홀 이후 매파 기조가 재확인되면 곡선이 다시 평탄해질 수 있어 주가 변동성은 불가피하다.


◎ 중소형주—차입 의존도가 높다

러셀 2000 지수로 대표되는 스몰캡 기업들은 외부 조달 비중이 커 낮은 금리의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는다. 2024년 11월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연준의 ‘관망 모드’ 속에서 S&P 500 대비 부진한 흐름을 보였으나, 금리 인하 재개 기대가 떠오르면서 ‘리오프닝’ 가능성이 점쳐진다.

차입 비용이 줄어들면 기존 부채를 리파이낸싱해 이자 부담을 낮출 수 있고, 절감한 현금흐름을 성장 전략에 투입할 수 있다. 파월 의장의 한 마디가 중소형주의 리레이팅 촉매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 유틸리티—‘채권 대체재’의 귀환

전력·가스 등 공익사업주는 경기 변동과 무관하게 안정적 현금흐름을 창출해 ‘(채권 대체)’로 불린다. 10년물 국채금리가 1월 고점 대비 50bp 이상 빠지고 2년물도 7월 말 이후 급락하자 유틸리티 지수가 12월 이후 15% 넘게 상승했다.

콘스텔레이션 에너지비스트라는 AI 개발에 필수적인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 기대를 업고 선두권 수익률을 달성했다. 금리 인하가 현실화하면 고배당 특성과 방어적 매력이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 소매—소비심리와 직결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차입 비용이 낮아질 때 탄력을 받는다. 트럼프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소비 둔화 우려가 고조된 올해 1분기, S&P 500 소비재(임의소비재) 지수는 2022년 3월 이후 최대 분기 낙폭을 냈다.

그러나 3월 말 이후 경기지표가 탄탄한 소매판매를 입증하면서 해당 지수는 5월까지 16% 반등했다. 이베이타페스트리가 주가 상승을 주도한 반면, 데커스 아웃도어·룰루레몬은 상대적 약세를 보였다.


■ 용어·배경 설명

잭슨홀 심포지엄은 미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매년 8월 열리는 글로벌 중앙은행가 회의로, 통화정책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파월 의장의 연설’이 최대 하이라이트다.

수익률 곡선(이익률 곡선) 스티프닝장·단기 금리 차이 확대를 의미한다. 은행은 단기로 자금을 조달(예금)해 장기로 대출하므로 곡선이 가팔라질수록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된다.

bp(베이시스포인트)는 1bp가 0.01%포인트를 뜻한다. 예컨대 50bp 인하는 정책금리를 0.50%포인트 낮추는 것이다.


◎ 전문가 시각 및 향후 변수

시장 전문가들은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 경로를 ‘신중히 낙관’으로 진단하면서도, ‘데이터 의존적 접근’을 강조할 경우 단기 변동성이 불가피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완만한 인하 사이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데 비교적 의견을 모은다.

결국 주택·은행·중소형·유틸리티·소매 등 다섯 개 핵심 업종연준의 선제적 완화 여부에 따라 차별화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8월 23일(현지시간) 파월 의장 연설문에서 ‘단기지표 침체에도 정책 기조 유지’ 같은 매파 시그널이 나올 경우 반락에 대비해야 하고, ‘9월 인하 청신호’가 점화되면 경기민감주를 중심으로 랠리 재점화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