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글로벌 금융] 미국 달러화가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번 주 후반 열릴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잭슨홀 연례 심포지엄으로 집중되고 있다.
2025년 8월 20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22일(현지시간) 예정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에서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찾고 있다. 특히 시장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얼마나 반영될지에 주목한다.
현재 선물 금리시장에서는 9월 인하 확률을 약 84%로, 연말까지 총 54bp(0.54%p)의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기대감 속에서도 달러화는 오히려 꾸준히 강세를 보이며 달러 인덱스(미 달러 가치를 6개 주요 통화 대비로 산출) 기준 98.393까지 올라 8월 12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잭슨홀 심포지엄이란?
잭슨홀 심포지엄은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매년 8월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개최하는 고위 중앙은행·재무당국·학계 인사들의 회의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통화정책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이벤트로 간주한다.
이번 행사에서 파월 의장이 물가·고용·무역관세 영향 등을 어떻게 평가하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기대보다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이 나오면 투자자들의 낙관론이 한순간에 무너질 위험이 있다”
고 Kyle Rodda 캐피털닷컴 애널리스트는 진단했다.
각국 통화 동향
아시아 시장에서는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이 이날 금리를 결정한다. 시장 참여자 대다수는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할 것으로 본다. 이에 뉴질랜드달러(NZD)는 전일 2주래 저점 부근인 0.5895달러로 약세를 이어갔다.
Rodda 애널리스트는 “물가가 목표 범위로 안정됐고 노동시장 목표도 폐지된 만큼, RBNZ가 금리를 동결할 유인은 크지 않다”며 추가 완화를 예상했다.
미국발 지표 흐름도 엇갈리고 있다. 8월 초 발표된 비농업부문 신규고용(Non-farm Payrolls) 부진 이후 시장은 빠르게 인하 베팅을 늘렸다. 그러나 최근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보다 높아진 것이 변수로 떠올랐다. 파월 의장은 “여름철 관세 상승에 따른 물가 압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성급한 인하를 경계해 왔다.
연준은 이날(20일) 7월 29~30일 FOMC 회의 의사록을 공개한다. 당시 회의는 금리를 동결했던 만큼, 고용 쇼크 전 상황이 반영돼 해석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주요 통화별 시세
엔/달러: 달러는 엔화 대비 0.1% 오른 147.78엔을 기록했다.
유로/달러: 유로화는 0.1% 내린 1.1633달러로 8월 14일 이후 최저치다.
파운드/달러: 영국 파운드화도 0.1% 하락해 1.3476달러(8월 12일 이후 최저)를 나타냈다.
호주달러/달러: 호주달러는 0.64485달러로 8월 1일 이후 가장 약세였다.
용어·지표 해설투자 필수 기초
• 달러 인덱스(Dollar Index): 미국 ICE 선물거래소에서 산출·관리하며, 유로·엔·파운드·캐나다달러·스웨덴크로나·스위스프랑 등 6개 통화 바스켓과 비교한 지수다. 100 이상이면 달러 강세, 100 이하이면 약세로 해석된다.
• 베이시스포인트(bp): 1bp는 0.01%p다. 예컨대 54bp 인하는 0.54%p 금리 하락을 의미한다.
• 매파·비둘기파: 매파(hawkish)는 긴축정책, 비둘기파(dovish)는 완화정책을 선호하는 성향을 뜻한다.
전문가 관점기자 분석
현재 달러 강세는 “위험회피 수요”보다 미국 경제의 상대적 견조함을 반영한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고용 둔화에도 소비·서비스지표가 양호해 연준이 장기간 고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고, 이는 달러 강세 요인이 된다.
다만 콘센서스와 달리 파월 의장이 ‘조기 인하’를 일축할 경우, 국채금리 급등과 함께 주식·원자재 등 위험자산이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 반대로 관세 인플레이션이 제한적이라는 판단이 강화되면 달러는 되레 약세로 전환될 수 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외환 헤지와 분산투자가 중요하다.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는 엔화·스위스프랑같은 전통적 피난처 통화뿐 아니라 달러 정기예금·달러채 ETF 등 다양한 달러 기반 상품으로 리스크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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