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전문가들이 지목한 ‘파산을 부르는 5가지 나쁜 돈 습관’

재정적 여유를 노래하는 고전 명곡의 가사 ― “돈, 많은 돈, 정말 많은 돈, 그게 내가 원하는 전부” ― 는 오늘날에도 수많은 이들의 솔직한 욕망을 대변한다. 그러나 이러한 욕구가 반드시 이기적인 욕망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충분한 자산은 자녀와 손주 세대에 더 나은 미래(inter-generational wealth)를 열어 주는 한편, 현재의 삶도 더욱 안정적으로 만들어 준다.

2025년 7월 23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현장에서 고객을 만나는 재정 자문가들은 ‘돈을 버는 것’만큼이나 ‘지키는 것’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잘못된 소비·저축 습관이 사람들을 순식간에 무일푼(broke)으로 전락시키는 사례를 매일같이 목격하고 있다.

과소비를 자제한다고 해서 안심할 수만은 없다. 전문가들은 “누구나 무심코 빠지기 쉬운 습관”이라며, 다음의 5가지 행태가 가장 빠른 속도로 자산을 고갈시키는 대표적 함정이라고 경고한다.


1. 존스 부부 따라잡기(Keeping Up With the Joneses)

O. H. ‘해리’ 대니얼스 Jr. CPA·CFP(JustAnswer Finance)는 1967년 더 몽키스가 부른 ‘Pleasant Valley Sunday’를 인용해 “‘Status symbol land’(지위 과시의 땅)에 사는 것처럼 행동하는 순간 재정 파탄이 시작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이율 신용카드를 한도까지 쓰고도 모자라 개인신용대출까지 동원하는 사례를 언급했다. 막다른 길에 몰린 일부 소비자는 소득세 원천징수액을 줄여 당장의 현금을 늘리지만, 이는 말 그대로 ‘왼손으로 오른손을 긁는’ 임시방편일 뿐이다.

“과도한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려다 보면 신용카드·대출 한도가 모두 소진되고, 결국 국세청(IRS)에 체납세금·가산세·연체이자까지 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진다.” ― 대니얼스

용어 설명: ‘Keeping Up With the Joneses’는 이웃이나 친구와 비교해 같은 수준의 소비를 하려는 심리를 가리키는 미국 관용구다. ‘맥맨션(McMansion)’은 겉만 화려한 대형 주택을 뜻하며, 과도한 대출을 끼고 구매할 때 재정 위험이 커진다.


2. 세금과 도박하기(Playing a Dangerous Game With Your Taxes)

세무 전문가이기도 한 대니얼스는 “원천징수액을 인위적으로 줄여 생활비를 충당하는 전략은 장기 목표 달성을 완전히 방해한다”고 말했다. IRS에 체납이 발생하면 카드·대출 한도는 물론, 은행 신용도까지 동시에 하락해 ‘사면초가’에 빠지기 쉽다.

그는 “체납세금은 파산으로도 면책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세금으로 하는 현금서비스’는 최악의 선택임을 강조했다.


3. 값비싼 취미에 빠지기(Indulging in Expensive Hobbies)

Neat Financial Planning 설립자 징 젱 CFP는 “취미가 삶의 의미를 더해 주지만, 희소성이 높은 수집품(빈티지 시계·클래식카·럭셔리 핸드백·리미티드 아트 등)은 현금화가 어렵고 경기 변동에 취약하다는 점을 간과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가격이 비쌀수록 시장이 얇아(thin market) 불경기엔 제값을 받기 힘듭니다. 오늘의 ‘투자’가 내일의 부채로 돌변할 수 있습니다.” ― 젱

기자 해설: 국내에서도 한정판 스니커즈·시계 리셀 열풍이 번지고 있다. 하지만 유동성이 낮은 자산은 급전이 필요할 때 시세보다 큰 폭으로 할인해도 매수자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4. 차입에 너무 익숙해지기(Getting Too Accustomed to Borrowing)

징 젱은 “신용카드·BNPL(Buy Now, Pay Later)·개인대출이 단기적으로 유동성을 제공하지만, 습관적 차입은 미래 소득을 갉아먹는다”고 경고했다.

“매달 월말이 되면 ‘다음 달 급여로 갚으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빚을 돌려막는다면 현금흐름을 재점검해야 합니다.” ― 젱

BNPL 설명: ‘지금 사고 나중에 지불(Buy Now, Pay Later)’ 서비스로, 무이자·소액 분할 결제를 내세우지만 연체 시 높은 수수료가 부과돼 신용점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5. 높은 소득이면 충분하다고 착각하기(Thinking a High Income Is Enough)

웨스테라 크레디트유니언의 클로리사 리치 컨텐츠 매니저에 따르면, 고소득자의 60%가 ‘월급 보릿고개’를 겪는 현실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연봉이 6자리라 해도 재무계획이 없다면 순식간에 증발할 수 있습니다.” ― 리치

특히 미국 대학 학자금 대출 규모는 1조 7,000억 달러에 달한다. ‘소득이 높은데 왜 저축이 안 될까’라는 의문은 대개 고정비 구조가 비대해졌다는 신호다.


기자 관전평

본지가 취재한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현금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자동저축·장기투자를 병행하면 대부분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고액 연봉·멋진 자동차·명품 가방이 ‘성공의 증표’로 여겨지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자기만의 속도와 기준을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부(富)의 첫걸음이다.

이번 기사에는 캣린 무어헤드 기자가 추가 취재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