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구조조정 실패 후 전략적 선택지 모색하는 스피릿항공—WSJ

[항공·운송] 저비용 항공사 스피릿항공(Spirit Airlines)이 재정 구조조정의 한계에 직면하며 새로운 전략적 선택지를 물색하고 있다.

2025년 8월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들은 “회사가 현금 흐름 부족(cash crunch)이라는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스피릿항공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투자은행 PJT Partners재무 고문(financial adviser)으로 선임했으며, 동시에 컨설팅 전문업체 FTISeabury Airline Strategy Group까지 투입해 다각적인 해법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최근 단행된 재무 구조조정이 지속 가능한 생존 기반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회사가 전략적 매각·합병, 자본 재조달,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PJT Partners는 기업 구조조정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월가 대표 자문사다. 이 회사는 과거에도 다수의 항공·운송 기업을 상대로 부채 재조정, 신규 자금 유치, 파산 신청 준비 등 포괄적 솔루션을 제공해 왔다.


● 용어·배경 설명

1 PJT Partners는 2015년 블랙스톤그룹의 자문 부문이 분사해 탄생한 투자은행으로, 기업 인수·합병(M&A), 구조조정, 자본시장 분야 자문에 특화돼 있다.

2 FTI Consulting재무·리스크·조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컨설팅 업체다.

3 Seabury Airline Strategy Group은 항공 산업 특화 컨설턴트로, 네트워크 전략·비용 관리·노선 수익성 분석을 수행한다.

위 세 기관이 동시에 투입됐다는 사실은 스피릿항공 상황이 단순 유동성 문제를 넘어 경영·영업·전략 전 영역에 걸친 전면 재검토 단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 스피릿항공의 최근 행보

WSJ는 스피릿항공이 지난 분기 발표한 구조조정안에서 구체적 부채 규모, 채권자 협상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유가 변동성, 인건비 상승, 금리 인상에 따른 차입 비용 증가가 저비용·고빈도 모델을 채택한 회사의 수익성을 잠식해 왔다고 분석한다. 여기에 최근 잇따른 항공 산업 파업, 기행 수요(post-pandemic travel boom) 둔화까지 겹치며 수익 구조가 급격히 악화된 형국이다.

또한, 미국 항공산업은 대형사와 초저가 항공사(ULCC)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대형항공사들은 프리미엄 수요마일리지 프로그램으로 안정적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반면, ULCC는 가격 경쟁력 외에 차별화 카드가 부족하다. 이 때문에 스피릿항공은 ‘비용 절감’만으로 생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업계 안팎에서 제기된다.


● 업계·시장 반응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전략 검토가 파산보호 신청(Chapter 11) 가능성과도 연결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다만, 스피릿항공 측은 WSJ의 코멘트 요청에 “검토 중인 사안에 대해 즉답하기 어렵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매각 혹은 합병이 현실적인 출구”라고 관측하지만, 아직 확정된 사안은 없다.

뉴욕증시에서 스피릿항공 주가는 보도 직후 장외 거래에서 한때 두 자릿수(%) 급등락을 보였다. 시장은 “최악의 시나리오—파산”“최선의 시나리오—전략적 인수” 사이에서 가격 변동성에 노출된 상태다.


● 기자의 시각

저원이명 기자는 “저비용 항공 모델이 팬데믹 이후 변화한 여행 수요 패턴에 얼마나 적응할 수 있는가”가 향후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본다. 실제로 수익성 높은 부가 서비스(수하물·좌석 지정·기내 Wi-Fi) 없이 단순 운임 인하만으로는 고금리 국면에서 자본 비용을 감당하기 쉽지 않다. PJT 등 전문 자문사들이 제시할 ‘비용 절감 외의 성장 전략’—예컨대 공동 운항 코드쉐어 확대, 노선 포트폴리오 슬림화, 자산 유동화—가 주목된다.

결국 스피릿항공의 ‘전략적 선택지’는 크게 ① 독립경영 유지, ② 산업 내 합병, ③ 구조조정 후 매각 셋으로 압축된다. 각 시나리오는 법원 승인, 규제 리스크, 노조 협상 등 복합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단기간에 결론이 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향후 WSJ, 로이터통신, 회사 공시 등 공식 소스를 통해 추가적 수치·일정이 공개될 때까지, 투자자는 변동성 확대 국면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