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 컨트리 가든, 주요 은행단 요구 수용…14억 달러 규모 채무 재조정 본격화

중국 부동산 시장의 위기 속에서 컨트리 가든 홀딩스(Country Garden Holdings Co. Ltd·홍콩 증권거래소 종목번호 2007)채무 재조정의 돌파구를 마련했다.

2025년 7월 25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 보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은행 채권단 가운데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조정위원회(coordination committee)’ 측에 새로운 제안서를 전달해 주요 요구 사항을 수용했다. 제안서에는 압류됐던 담보를 돌려받기 위한 1억 7,800만 달러(약 2,332억 원) 상당의 보상금 지급 계획이 포함돼 있다.

이번 합의는 채권단이 보유한 채권 규모가 재조정 자체를 거부할 수 있을 만큼 커서, 사실상 전체 14억 달러(약 1조 8,350억 원) 규모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가로막던 최대 걸림돌이었다. 채권단이 동의함에 따라 다음 청문회 일정은 2025년 8월 11일로 확정됐으며, 회사는 법정 절차 내에서 본격적인 전체 부채 조정안을 제출할 수 있게 됐다.


■ 배경: 장기 침체에 빠진 중국 부동산 시장

컨트리 가든은 2023년부터 판매 부진과 자금 경색이 심화되는 가운데 14억 달러 상당의 역외(Offshore) 채무에 대한 연체 위험이 고조돼 채무 재조정 협상에 돌입했다. 중국 내 부동산 불황은 차이나 에버그란데(China Evergrande Group·3333.HK) 등 대형 개발업체들의 기업가치를 사실상 ‘증발’시키다시피 한 바 있다.

“부동산 판매 둔화와 규제 강화, 자금조달 창구의 급격한 위축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며 자산건전성이 빠르게 악화됐다”

고 시장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컨트리 가든 역시 수년간 이어진 매출 감소로 현금흐름이 급속히 악화됐으며, 채무 상환 압박이 투자 심리를 짓눌러 주가가 급락해 왔다. 그러나 이번 소식이 전해지자 25일 홍콩증시에서 주가는 4% 급등해 같은 날 항셍지수1% 하락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 합의의 세부 내용

블룸버그 통신 보도1에 따르면, 회사가 제시한 보상안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 은행단이 압류한 담보(토지·미개발 프로젝트 지분 등)를 돌려받고 1억 7,800만 달러를 분할 지급
  • 재조정 기간 동안 원금 상환 유예, 이자율 재협상 등 조건 조정
  • 고위험 채권을 장기 만기 채권 또는 지분 증권으로 전환할 수 있는 옵션 제공

은행단이 요구했던 ‘담보 회수 손실 보전’과 ‘현금흐름 가시성 확보’가 상당 부분 충족됐다는 점이 합의의 결정적 요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 용어 해설과 시장 의미

조정위원회(coordination committee)’는 다수 채권은행을 대표해 재조정 조건을 협상하는 기구로, 우리나라의 ‘채권은행협의회’와 유사하다.

담보(collateral)’는 차주가 채무 불이행 시 채권자가 우선적으로 회수할 수 있도록 잡는 자산을 의미한다. 이번 사례에서는 토지 사용권, 진행 중인 프로젝트 지분 등이 해당했다.

보상금(compensation payment)’은 담보를 반환받는 대가로 지급하는 금액으로, 실제 손실을 보전하는 성격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합의를 투자의 신뢰 회복과 연쇄부도 방지 차원에서 중요한 선례로 평가한다. 특히,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동종 업계의 자금조달 환경이 다소 완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 향후 일정과 관전 포인트

8월 11일 청문회에서 법원이 채권단 합의 내용을 반영한 정식 구조조정안 제출을 허가할지가 최대 변수다. 승인을 받을 경우, 컨트리 가든은 유동성 개선과 프로젝트 정상화를 위한 추가 자금 유치에 나설 전망이다.

반면, 합의안 조건이 일부 채권자나 투자자에게 불리하다고 판단될 경우 ‘반대 의견’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구조조정 절차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남아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실제 주택 판매 회복이 동반되지 않는 한 재조정만으로 근본적 해결은 어렵다”면서, 정부의 정책 지원과 소비자 심리 회복이 관건이라고 짚었다.


■ 주가 및 지수 동향

보도 직후 컨트리 가든 주가는 4% 반등했으나, 같은 기간 항셍지수(Hang Seng Index)는 1% 하락했다. 이는 구조조정 기대감이 회사 개별 호재로 작용했음을 시사한다.

다만, 일부 애널리스트는 “주가 반등에도 불구하고 장기적 재무 건전성 회복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평가한다.


1자료: 블룸버그·인베스팅닷컴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