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 미국에서 7,000만 명 이상이 수급 중인 사회보장제도(Social Security)는 연방 정부가 운영하는 최대 규모의 사회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규모가 방대하다 보니 제도 변경은 불가피하며, 실제로 재무 전문가들은 2025년을 기점으로 여러 제도적 변화가 가속화될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2025년 8월 3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공인재무설계사(CFP)이자 머니피스(MoneyPeace) 대표인 크리스틴 D. 모리아티(Christine D. Moriarty)와 동료 재무 설계사들은 사회보장제도에 일어날 수 있는 네 가지 주요 변화를 GOBankingRates와의 인터뷰에서 상세히 설명했다.
“사회보장제도의 모든 구조적 변경은 의회만이 입법 형태로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예측이 쉽지 않다”
고 모리아티는 강조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물가연동 수당 조정(COLA) ▲디지털 사회보장카드 도입 ▲신분증(ID) 의무 제출 확대 ▲신탁기금 고갈 방지를 위한 재정 대책 등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변화가 전개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1. 물가연동 수당 조정(COLA)
물가연동수당(Cost-of-Living Adjustment, COLA)은 매년 10월 공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 3분기(7~9월) 데이터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2025회계연도 COLA는 2.5%였으며, 2026년 COLA 수치는 10월 발표될 예정이다. COLA는 법적 의무는 아니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존재하는 한 지급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용어 해설: COLA는 ‘사회보장 급여의 실질 구매력을 유지’하기 위해 인플레이션 변동분만큼 급여를 자동 조정하는 장치다. 예컨대 CPI가 2% 상승하면 사회보장 급여도 2% 인상된다.
2. 디지털 사회보장카드 도입
뉴호라이즌 리타이어먼트 솔루션(New Horizon Retirement Solutions)의 설립자 크리스틴 피터스마크(Krisstin Petersmarck)는 “2025년부터 전통적인 종이카드 대신 디지털 사회보장카드(digital Social Security card)를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회보장국(SSA)은 디지털 카드가 분실·도난 위험을 줄이는 동시에 본인 확인을 온라인으로 간소화한다는 장점을 내세운다. SSA는 2025년 여름 ‘디지털 SSN’ 서비스를 공식 출시할 계획이다.
기술적 배경: 디지털 사회보장카드는 스마트폰 지갑 애플리케이션에 저장되며, 암호화 기술로 위‧변조를 방지한다. 사용자는 필요 시 QR 코드나 2단계 인증(2FA)을 통해 SSN을 제시할 수 있다.
3. 신분증(ID) 의무 제출 확대
현행 제도에서 온라인으로 연금(퇴직) 급여를 신청하는 경우, 신청자는 과거 대출·신용 이력 등 개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안 질문에 답변함으로써 신원을 확인한다. 하지만 피터스마크는 “2025년 이후에는 실제 정부 발행 신분증(ID)을 제출하도록 절차가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는 사회보장 사기(fraud) 발생률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SSA 역시 사기 예방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향후 본인 확인 단계에서 운전면허증·여권 등 실물 ID를 업로드하도록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4. 신탁기금 고갈 방지를 위한 재정 대책
SSA는 ‘노령·유족·장애보험(OASDI) 신탁기금’이 2033년에 고갈될 것이라 전망했다. 피터스마크는 “이 문제는 향후 2~3년 안에 의회가 다룰 것”으로 예상했다. 스트래티직 웰스 솔루션(Strategic Wealth Solutions) 대표 마크 겔브먼(Mark Gelbman)은
“일부 상식적인 해법은 이미 거론되고 있다”
며 다음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 사회보장세 상한선 폐지: 2025년 기준 소득 $176,100까지만 사회보장세가 부과되지만, 상한을 없애면 고소득자의 추가 세수가 확보된다.
- ‘도넛홀(donut hole)’ 모델 도입: 상한선을 넘는 소득은 과세 대상이 아니나, 연소득 $400,000 초과분에 다시 세금을 부과해 중간 소득층 부담을 줄이는 방식이다.
- 정년(Full Retirement Age) 상향: 정년을 올리면 수급 기간이 짧아져 기금 지출이 감소한다.
반면 모리아티는 “역사적 전례를 보면, 의회는 항상 ‘막판(ninth hour)’에야 급여 삭감을 막기 위한 결정을 내려왔다”며 단기간 내 근본적 해결책 마련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사회보장제도 변화가 시사하는 바
기자 해설: 미국 사회보장제도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공적연금 시스템이다. 디지털 전환, 고령화, 인플레이션 등 복합 요인이 얽히면서 제도의 지속 가능성과 수급 편의성이 동시 요구되고 있다. 특히 COLA의 경우 2022~2024년 고물가 국면에서 5%대를 기록한 바 있지만, 2025년 2.5%로 둔화되면서 인플레이션 완화가 급여 인상률에도 직접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ID 확인 의무화와 디지털 카드는 ‘사이버 보안’ 문제가 본격적으로 연금 시스템에 들어왔음을 의미한다. 고령층이 디지털 격차로 인해 배제되지 않도록, SSA가 오프라인·온라인 병행 지원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재정 측면에서는 ‘도넛홀’ 방식이 중간층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정치권에서는 고소득층 과세 강화에 대한 이해관계 충돌이 여전히 존재한다. 결국 의회가 2033년 고갈 시점을 앞두고 세율 조정과 지출 감축을 절충할 가능성이 높다.
향후 체크 포인트
1) 2026년 COLA 발표: 2025년 10월 CPI 발표 직후 COLA 수치가 결정된다.
2) 디지털 SSN 정식 출시: SSA가 예고한 ‘2025년 여름’ 일정이 지켜지는지 주목된다.
3) 의회의 신탁기금 구제 입법: 2026~2027년 회기 내 법안 통과 여부가 관건이다.
사회보장제도는 전 세계 공적연금에 선례를 제공해 왔다. 따라서 이번 변화는 미국 내 수급자뿐 아니라 해외 국가들의 연금 개혁 논의에도 중요한 준거 사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