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마감 후 급등락 종목: 오라클 23% 폭등, 게임스톱 상승세 지속… 시놉시스·루브릭·에어로바이런먼트 동향도

미국 증시가 정규장 종료 직후에도 기업 실적 발표가이던스에 따라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특히 오라클(Oracle)23%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반면, 반도체 설계 자동화(EDA) 툴 업체 시놉시스(Synopsys)는 기대 이하의 성적표로 두 자릿수 낙폭을 기록했다.

2025년 9월 9일, CNBC 뉴스는 장 마감 후(애프터마켓) 거래에서 두드러진 주가 변동 종목들을 심층 분석해 보도했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테크 ‘올드 가드’로 불리는 오라클은 주요 빅테크 클라우드 사업자들과의 협업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세 자릿수대 매출 성장률을 달성했다. 반면 ‘밈(meme) 주식’의 대표 격인 게임스톱은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보유액에 투자자 관심이 집중되는 등, 여전히 변동성이 큰 종목으로 분류됐다.

“클라우드 전환에 속도를 내는 전통 IT 기업, 여전히 탄탄한 현금 창출력을 보여주는 밈 주식, 그리고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 고전 중인 반도체 툴 업체까지—이번 애프터마켓은 테크 섹터 전반의 양극화를 단적으로 드러냈다”CNBC 애널리스트 코멘트


1. 오라클(Oracle) – 23% 폭등

오라클은 지난 회계연도 1분기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멀티클라우드(multicloud) 환경에서의 데이터베이스 매출이 전년 대비 1,529%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업들이 특정 클라우드 서비스에 종속되지 않고 여러 환경을 혼합해 활용하려는 추세가 본격화되었음을 시사한다.

주목

다만, 같은 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과 매출은 각각 애널리스트 전망치(LSEG 집계)에 미치지 못했다. 그럼에도 주가는 ‘클라우드 전환 모멘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애프터마켓에서 23% 폭등했다.

※ 멀티클라우드(multicloud)란? 하나의 기업이 AWS·애저·구글 클라우드 등 복수 사업자의 인프라를 동시에 이용해 비용 절감 및 의존도 분산을 노리는 전략을 뜻한다. 최근 AI·빅데이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멀티클라우드 전략을 채택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2. 게임스톱(GameStop) – 4% 상승

게임스톱은 2분기 ‘특정 항목 제외’ 기준 주당 0.25달러의 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9억7,220만 달러였다. 특히 분기 말 기준 비트코인 보유액이 5억2,860만 달러에 달한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회사 측은 암호화폐 보유 규모가 변동성 확대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게임스톱은 2021년 초 개인투자자 주도로 주가가 폭등했던 ‘밈 주식(meme stock)’의 상징적 존재다. 밈 주식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밈(meme)처럼 확산되며 급등락을 반복하는 종목을 가리킨다.

주목

3. 루브릭(Rubrik) – 1% 하락

클라우드 데이터 관리 기업 루브릭은 2분기 조정 손실 0.03달러로, 애널리스트 예상치(0.04달러 손실)를 소폭 상회했다. 매출은 3억1,000만 달러로, 컨센서스 2억8,200만 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그럼에도 주가는 ‘향후 성장률 둔화 가능성’을 우려한 매도세로 1% 약보합 마감했다.


4. 시놉시스(Synopsys) – 13% 급락

반도체 설계 자동화(EDA) 툴을 공급하는 시놉시스는 회계연도 3분기 조정 EPS 3.39달러, 매출 17억4,000만 달러를 발표했다. 이는 LSEG 기준 3.74달러·17억7,000만 달러의 시장 기대치를 모두 밑도는 수치다. 실적 실망감과 함께 미국 금리 인상 장기화 우려가 반영되며 주가는 13% 급락했다.


5. 에어로바이런먼트(AeroVironment) – 소폭 상승

방위 산업 기술업체 에어로바이런먼트는 1분기 조정 EPS 0.32달러를 기록해 컨센서스(0.37달러)에 미달했다. 그러나 매출이 4억5,500만 달러로 예상치(4억4,000만 달러)를 웃돌며 주가는 소폭 상승했다.

회사 측은 2026 회계연도까지 조정 EPS 3.60~3.70달러, 매출 19억~20억 달러를 제시했다. LSEG가 제시한 3.52달러·20억 달러 전망과 비교하면 이익 전망은 상향, 매출 전망은 소폭 하향 조정된 셈이다.


용어 정리: 조정 실적(Adjusted Earnings)

‘조정(Adjusted)’이란 용어는 일회성 비용·수익, 인수·합병(M&A) 관련 비용, 주식보상비용 등 본업과 무관한 항목을 제거해 ‘핵심 영업 성과’를 보여주는 지표다. 실적 분석 시 GAAP(미국 일반회계기준)과 조정 수치가 혼용되므로, 투자자는 각 기업이 어떤 항목을 제외했는지 꼼꼼히 살필 필요가 있다.


시장 및 투자자 파급효과

이번 애프터마켓 동향은 ① 클라우드 및 AI 인프라 확대, ② 암호화폐 보유 기업의 리스크 관리, ③ 방위 산업 전반의 수요 견조 등 세 가지 축으로 요약된다. 금리 고점 논의가 길어지는 가운데, 고성장 테크 기업이라도 실적 ‘미스’가 발생하면 주가가 과도하게 조정될 수 있음을 방증했다.

일각에서는 멀티클라우드 전환이 ‘구조적 성장 테마’로 자리 잡을 경우, 오라클을 비롯한 전통 소프트웨어 기업의 장기 재평가가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대로, 반도체 설계 툴 시장은 고객사의 투자 지연과 재고 조정이 겹치면서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는 개별 종목에 대한 확신보다, 실적 추세·가이던스·현금흐름 등 펀더멘털 요인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며 “AI·클라우드·방위산업처럼 구조적으로 성장하는 분야라도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