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 제조·디지털 전환의 핵심 “희토류 전략”…인도 공급다변화가 불러올 글로벌 지각변동

1. 머리말

2025년 6월,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 강화는 세계 첨단 산업 및 에너지 전환 전략에 중대한 경종을 울렸다.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정제 능력의 90% 이상을 장악한 가운데, 미국·유럽·일본 등 주요 제조국들은 전략적 취약점을 노출했다. 이러한 공급망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인도가 희토류 자원 개발에 나서며 글로벌 시장에 가시적 변화를 촉발하고 있다. 본 칼럼에서는 희토류 시장의 현황과 지배구조, 인도의 전략적 움직임, 그리고 장기적 관점에서 미국·유럽·일본·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산업에 미칠 중대한 영향을 심층 분석한다.


2. 글로벌 희토류 시장 현황

2.1 주요 생산국 및 가공능력

국가 매장량(백만 톤) 정제능력(%)
중국 44.0 90
인도 6.9 5
미국 1.5 3
호주 1.2 2

위 표에서 보이듯, 중국은 2008년 이후 희토류 채굴·정제 시장을 독점하며 가격 결정권을 행사해 왔다. 반면 미국과 호주는 채굴 물량은 있으나 정제공정 투자 부족으로 전체 공급망 우위 확보에 실패했다.

2.2 산업별 수요 추이

  • 전기차(EV)·하이브리드 차량: 영구자석형 모터에 쓰이는 네오디뮴(Nd), 디스프로슘(Dy) 수요 급증
  • 재생에너지: 풍력발전 터빈의 영구자석에 희토류 자석 필수
  • 국방·항공우주: 레이더·유도무기·위성 통신장치에 희토류 기반 소재 사용
  • 반도체·디스플레이: 고성능 자성체·촉매 및 광학 소재 활용

2024~2030년 연평균 성장률(CAGR)은 전기차 부문에서 18%, 풍력 12%, 전자·반도체 8%로 추정된다. 이처럼 다양한 산업이 희토류를 필수 소재로 채택하면서 공급 안정성 문제가 장기 리스크로 부상했다.


3. 중국의 지배력과 전략

중국은 희토류 산업 전 단계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채굴·제련·분리·합금화·재활용 기술을 통합했다. 2023년 국제무역기구(WTO)에 제출된 문건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국책펀드 지원을 통해 해외 광산 지분 획득과 현지 가공투자를 동시에 진행 중이다. 또한, 2025년 1분기부터 `수출 허가제`를 강화해 서방 기업의 가공원료 도입을 제한함으로써 공급망 퀴즈에 돌입했다.

3.1 수출 제한 조치 현황

  1. 2025년 3월: 희토류 광석 수출 할당량 10% 축소 발표
  2. 2025년 4월: 주요 자석 원료 정제물 수출 허가 절차 간소화 중단
  3. 2025년 6월: 자동차·항공·국방용 핵심 규격 자석에 대해 전용 허가제 도입

이로 인해 글로벌 희토류 가격은 같은 기간 20~30% 급등했으며, 주요 자석 기업의 생산비 구조도 일제히 상승했다. 예컨대 Ford Motor Company는 희토류 자석 공급 부족이 자사 EV 생산계획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4. 인도의 잠재력과 정책

매장량 세계 3위(6.9백만 톤)인 인도는 그간 체계적 개발 미흡으로 채굴·정제 역량이 제한됐다. 그러나 2025년 3월 발족한 국가 필수 광물 사명(National Essential Minerals Mission)을 통해 대내외 전략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4.1 주요 정책 과제

  • 채굴권 발급 절차 간소화 및 로열티 인하
  • 국영기업 India Rare Earths Limited의 공정·정제 투자 증액
  • 민간기업과 협력한 합작법인(JV) 설립 지원
  • 해변 모래 자원을 활용한 저비용 채굴 기술 개발
  • 한국·미국·일본과 전략적 협력 MOU 체결

인도 상업장관 Piyush Goyal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전 세계에 안정적 희토류 공급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라며 정부·민간 합동으로 5년 내 가공능력을 현격히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4.2 인도의 공급 다변화 전략 로드맵

단계 주요 활동 목표 시점
1단계 채굴·예비타당성조사 완료 2025년 말
2단계 정제·분리 공정 파일럿 플랜트 가동 2026년 상반기
3단계 합작법인·기술이전 완료, 상용화 2027년 말
4단계 수출허가 확보, 글로벌 고객사와 장기계약 체결 2028년~2030년

이 로드맵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 2030년경 중국 부문 가공능력의 20~25%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5. 주요 수요처별 장기 영향

5.1 전기차 산업

전기차는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PR) 자석에 크게 의존한다. 2024년 글로벌 EV 판매량 1,200만 대 중 80% 이상이 영구자석형 모터를 사용했으며, 2025년 이후 매년 1,500만 대 이상의 수요가 예상된다. 인도의 가공능력이 본격화되면:

  • 완성차업체(BYD·Tesla·GM·Ford 등)는 공급 안전망을 확보
  • 원가 절감 여력: 자국가공 유로비용이 중국 대비 5~10% 저렴할 가능성
  • 정책 리스크 분산: 관세·허가제 리스크 축소

5.2 재생에너지 및 풍력발전

풍력터빈 역시 NdFeB(네오디뮴철붕소) 자석 기술을 표준으로 채택했다. 2024~2030년 글로벌 신규 설치용량은 매년 80~100GW 수준이며, 희토류 자석 수요가 연평균 12% 성장할 전망이다. 인도·브라질·터키 등 기후투자금융(CIF) 지원 대상국도 동시 다발적 풍력투자에 나서고 있어 공급 다변화 압력이 강화되고 있다.

5.3 방위·우주산업

레이더·정밀 유도무기·위성용 발전기자석에도 희토류가 필수다. 미국 국방부는 공급망 우려 해소를 위해 2024년부터 5억 달러 규모의 `Critical Minerals Program`을 가동했으나 중국 의존 축소는 여전히 초기 단계다. 인도 협력은 대체 공급선 구축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6. 투자·정책적 시사점

장기적으로 희토류 공급망 안정화는 글로벌 제조 경쟁력 회복과 녹색 전환 가속화를 의미한다. 특히 미국·유럽 자국기업들은 인도 투자 확대와 합작 파트너 발굴을 추천한다. 구체적으로:

  1. 제련·분리 기술 보유 중소·중견기업(Molycorp·Lynas 등)에 대한 전략적 투자
  2. 국제 금융기관(세계은행·아시아개발은행 등)과 공동 개발 금융상품 설계
  3. 민관협력(PPP) 모델로 인도 광산·공정 프로젝트에 참여
  4. 자원안보 관점의 정책 지원: 관세·세제 혜택, 기술이전 협정 촉진

이러한 다각적 접근을 통해 2028년 이전 공급망 분산을 실현하면 전기차·재생에너지·방위 산업에서 중대한 경쟁우위를 선점할 수 있다.


7. 결론

희토류는 단순 소재가 아닌, 21세기 제조 강국의 허리와 같다. 중국의 공급 지배력 고착화에 대응하기 위한 주요국의 다변화 전략 속에서 인도의 역할이 부상하고 있다. 이 변수는 향후 5~10년간 글로벌 산업 판도를 바꿀 것이다. 정책·투자·협력의 삼위일체 전략을 통해 공급망 리스크를 해소하고, 에너지 전환·첨단제조·국방 역량을 동시에 강화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볼 때, 희토류 공급망 안정화는 글로벌 성장 엔진을 견인할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