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발(로이터) – 일부 사모신용(private credit) 운용사가 소매 투자자들로부터 차입한 부채를 분기말을 기준으로 재무제표에서 잠시 옮겨 표면상 부채비율을 낮춰 보이는 방식으로 재무 건전성을 과장하고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이 같은 내용은 전(前) 포인트72(Point72) 운용의 스타 매니저가 설립한 약 $30억 규모 헤지펀드인 루브릭캐피털(Rubric Capital)이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밝혀졌다.
2026년 2월 26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루브릭캐피털이 투자자들에게 보낸 2026년 2월 18일자 서한에는 일부 비즈니스 개발 컴퍼니(BDCs)가 분기 말 전후로 차입금을 대차대조표에서 이동시켜 분기말 기준으로는 부채가 적게 보이도록 만들고, 분기 종료 며칠 후에 해당 부채를 다시 대차대조표에 반영하는 사례가 포착됐다고 적시됐다.
“우리가 이 행동에서 얻은 주요 결론은, 배당 축소가 매우 우려스러워 일부 악의적 행위자들이 엔론(Enron)식 회계 놀이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한은 이러한 부채 은닉 행위가 특정 투자은행에서 제공되는 리포(repo) 유사 대출을 활용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루브릭캐피털은 해당 투자은행이나 개별 BDC의 명칭을 밝히지 않았으며, 로이터는 이 관행이 실제로 어느 정도 규모로 시행되는지를 독립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루브릭캐피털 측은 로이터의 추가 문의에 응하지 않았다.
배경 및 시장 상황
지난해(2025년) 자동차 부품업체인 퍼스트브랜즈(First Brands)와 서브프라임 대출업체 트라이컬러(Tricolor)의 파산 이후 사모신용 시장은 불안에 휩싸였다. 이 같은 충격으로 빠르게 성장해온 사모신용 시장에 대한 감시가 강화됐으며, 대형 기관투자자의 유입과 기업대출 확대가 수반된 성장 과정에서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의 7월 보고서는 BDC 업계가 약 $3000억 이상의 운용자산(AUM)을 감독하며 미국의 직접 대출(direct lending) 가운데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BDC는 폐쇄형 투자기구로 비상장일 수도 있고 증시에 상장될 수도 있다.
용어 설명
비즈니스 개발 컴퍼니(BDC)는 중소기업에 직접 대출을 제공하는 폐쇄형 투자회사로, 통상 분기 단위로 투자자에게 배당을 지급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리포(repo)는 채권 등을 담보로 단기자금을 조달하는 거래로, 여기서 말하는 ‘리포 유사 대출’은 대차대조표에 단기간 반영되지 않도록 설계된 구조화된 차입을 의미할 수 있다. 이자 지급 대신 채무에 이자를 자본화하는 방식(interest paid-in-kind, PIK)은 현금 배출을 줄이는 대신 장기적으로 부채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다. 2001년 파산한 엔론(Enron)은 차명법인과 장부 외(off-balance-sheet) 구조를 통해 수십억 달러의 부채를 숨긴 전례가 있어, 금융사고의 비교 대상으로 자주 언급된다.
유동성·환매 제약과 투자자 리스크
루브릭캐피털은 사모신용 중 BDC의 경우 사적거래 BDC는 투자자에 대해 분기별 유동성을 제공해야 하지만, 해당 펀드들은 투자자 환매 한도를 순자산의 5%로 제한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환매 요청이 순자산의 10%에 도달하면 펀드는 추가 자금 유입을 중단해 투자자들이 자금을 사실상 인출할 수 없게 될 수 있다고 서한은 경고했다. 이러한 구조적 제약은 단기적인 배당·분배 유지 압력 속에서 매니저들이 레버리지를 늘리거나 비정상적 회계처리를 택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시장 데이터와 업계 분석에 따르면 민간 신용(private credit) 채무불이행률은 3%에서 5% 사이로 추정된다. UBS는 특히 PIK(현물 아닌 이자지급)과 같은 스트레스 신호가 팬데믹 이후 고점을 향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루브릭캐피털은 비용 상승과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배당 요구가 BDC 매니저들을 압박해, 자구책으로 분배 축소 대신 레버리지 확대와 같은 ‘문제적 행위’를 유발한다고 진단했다.
규모·관리자 배경
루브릭캐피털의 설립자 데이비드 로젠(David Rosen)은 모건스탠리의 6월 노트에 따르면 포인트72에서 10년 동안 근무했으며, 경력 초반에는 블랙스톤그룹(Blackstone Group)의 구조조정 부서에서 일했다. 모건스탠리는 2025년 5월 기준 루브릭캐피털이 약 $30억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규제적 파급 효과 분석
이 같은 회계·자금 조달의 ‘시점 조작’ 가능성은 몇 가지 경로로 시장에 파급될 수 있다. 첫째, 투자자 신뢰의 약화다. 분기 말에만 부채를 감추는 관행이 확인되면 투자자들은 펀드의 투명성과 공시 신뢰성을 의심하게 되며, 이는 환매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 자금 조달비용의 상승 가능성이다. 은행 및 기관투자자가 리포 유사 대출 구조의 신뢰성에 의문을 갖게 되면 해당 운용사들의 단기차입 비용이 올라가고, 결국 배당 축소 또는 추가적인 레버리지 축소로 연결될 수 있다. 셋째, 규제당국의 조사 및 공시 요구 강화이다. 대형 금융사고의 전례가 있는 만큼 감독당국은 회계투명성 및 단기자금조달 관행을 면밀히 살펴볼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변화는 단기적으로는 사모신용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높여 대출금리 및 투자자 요구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기관투자자 자금의 재배치, BDC 구조의 재설계 및 상장·비상장 간 투자유인 변화 등 구조적 조정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결론
루브릭캐피털의 서한이 지적한 사례는 사모신용 시장의 빠른 성장과 함께 고조된 유동성·배당 압박이 회계·자금조달 방식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해당 주장에 대해 루브릭캐피털과 특정 투자은행, 개별 BDC의 명칭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로이터는 독립적 확인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향후 감독당국의 조사 또는 추가 내부고발, 회계감사 결과가 나오면 시장 반응은 보다 분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