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발] S&P Global이 2일 발표한 구매관리자지수(PMI)에 따르면, 일본 제조업 활동이 7월에 다시 위축세로 돌아섰다. 6월에 간신히 보합권(50.1)을 회복했던 지표가 7월에는 48.9로 하락하며 성장·위축의 분기점인 50선 아래로 내려갔다.
2025년 8월 1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번 수치는 지난달 공개된 예비치(48.8)와 거의 동일하다. 이는 2024년 4분기부터 이어진 글로벌 수요 부진이 여전히 생산현장을 짓누르고 있음을 시사한다.
장단기 요인이 겹쳤다는 분석이다. 조사표본의 대부분은 미·일 간 관세 합의 발표(7월 말) 이전에 수집됐다. 해당 합의는 일본산 일부 제품에 적용될 예정이던 25% 관세를 15%로 낮추는 내용이지만,
“향후 고객 신뢰와 매출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두고 볼 일”
이라고 S&P Global Market Intelligence의 애너벨 피델스 부국장은 전했다.
세부 지표를 보면, 산출(Output) 서브지수가 3월 이후 가장 가파른 속도로 축소됐다. 응답 기업들은 신규 수주 물량이 줄어든 탓에 생산량을 낮췄다고 밝혔다.
실제 신규 주문은 7월에도 감소했으나, 감소 속도는 6월보다 다소 완만했다. 이는 부진이 계속되지만 급격한 악화는 다소 진정됐음을 보여준다.
주문과 생산이 줄었음에도 고용은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다만 채용 속도는 최근 3개월 중 최저치로 둔화됐다. 기업들이 미래 수요 반등에 대비해 숙련 인력을 붙잡아 두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가격 측면에서도 엇갈린 흐름이 나타났다. 원재료·부품 가격 상승률은 4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완화됐지만, 완제품 출고가격은 1년 만에 가장 빠르게 올랐다. 제조업체가 원가 절감을 통해 확보한 마진을 일부 가격에 전가하며 수익성 방어에 나선 셈이다.
기업 심리는 기대감을 반영했다. 향후 12개월 전망을 묻는 질문에서 6개월 최고 수준의 낙관적 응답이 나왔다. 응답 기업들은 “무역 관련 불확실성 완화”와 “수요 회복”을 가능 요인으로 꼽았다.
PMI란 무엇인가? PMI(Purchasing Managers’ Index)는 전월 대비 경기 확장·위축 속도를 파악하기 위한 선행지표다. 50을 웃돌면 확장, 밑돌면 위축으로 해석한다. 일반적으로 제조업체 구매 담당자 400여 곳을 대상으로 생산·신규주문·고용·재고·공급기간 등 5개 항목을 조사해 산출한다. 금융시장과 정책당국 모두 경기 전환점을 가장 빠르게 포착할 수 있는 통계로 평가한다.
통찰 및 전망 본지 취재진이 만난 복수의 애널리스트는 “관세 인하 효과가 실제 주문으로 이어지기까지 1~2분기 시차가 있다”고 진단했다. 생산 활동이 3분기 초에도 개선되지 않는다면, 기업들은 결국 설비투자 축소 및 인력 구조조정이라는 보다 강력한 비용 절감책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
또한 전방 산업 중 하나인 전자·자동차 분야가 글로벌 재고조정의 막바지 단계에 들어선 만큼, 하반기에는 기저효과에 따른 반등 가능성도 있다. 다만 세계 경기 하방 위험—특히 미국·유럽의 긴축—이 지속될 경우, 반등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당분간 일본 제조업체는 원가 절감과 제품 믹스 개선에 집중하며 수익성 방어 전략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