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전경을 배경으로 한 조기 국채 매도세 속에서 일본의 40년 만기 국채(40년물 JGB) 수익률이 사상 최고치인 4.00%를 기록했다. 장기물 중심의 매도는 단기·중기물 금리까지 동반 상승시키며 일본 채권시장의 변동성을 크게 키웠다.
2026년 1월 20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40년물 수익률은 5bp(베이시스포인트)를 넘게 상승해 해당 만기가 도입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단기물에서도 움직임이 컸다. 10년물 수익률은 6bp 이상 오른 2.30%로 199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20년물 수익률은 약 9bp 상승한 3.35%로 집계됐다.
이번 매도세는 일본 총리인 다카이치 사나에(高市 早苗)가 의회를 금요일에 해산하고 2월 8일에 조기 총선(스냅 선거)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직후에 촉발됐다. 총선 국면이 경제정책, 특히 재정·세제 이슈를 중심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자 시장에서는 재정지출 확대 가능성과 그에 따른 국채 공급 부담을 우려하며 장기물 매도를 확대했다.
시장 전문가의 진단
State Street Investment Management의 고정수익 전략가인 마사히코 루오(Masahiko Loo)는 이번 현상을 두 가지 요인으로 설명했다. 그는
“초장기 일본국채 수익률은 구조적 수급 불균형뿐 아니라, 보다 확장적 재정기조와 지속적인 물가상승을 반영한 기간 프리미엄과 위험프리미엄의 재평가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고 말했다. 루오는 또한 이번 움직임이 기술적·심리적 반응이 강하며 구조적 위기 신호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크레디아그리콜(Crédite Agricole Corporate and Investment Bank)의 애널리스트들도 시장이 다카이치 체제 하에서의 공격적 재정정책 전환을 점점 더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다카이치가 사용한 표현인 “과도한 긴축의 족쇄”에서 알 수 있듯이, 재정규율에서 벗어나 재정지출을 확대할 경우 국가 채무 확대와 재정적자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용어 해설
이 기사에서 자주 등장하는 용어들을 보충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JGB는 일본국채(Japanese Government Bond)를 의미하며, 국가가 발행하는 채권으로 정부의 차입비용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다. 수익률(yield)은 채권의 기대수익률을 뜻하며,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베이시스포인트(bp)는 금리 변동 폭을 나타내는 단위로 100bp는 1%포인트에 해당한다. 기간 프리미엄(term premium)은 장기채가 단기채보다 보유자에게 요구되는 추가 보상으로, 재정정책 불확실성 등이 커지면 상승한다. 수익률곡선(yield curve)은 만기별 수익률을 연결한 그래프로 경기 전망과 통화·재정정책 기대를 평가하는 데 사용된다.
과거 사례와의 비교
이번 움직임은 작년 10월에 관찰된 변동성의 재현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당시에도 다카이치의 발언과 정책 신호에 따라 닛케이 상승, JGB 및 엔화 약세라는 시장 패턴이 나타난 바 있다. 마사히코 루오는 이를 두고 전형적인 ‘다카이치 트레이드’의 재등장을 언급하며
“이번 현상은 작년 10월과 유사한 기술적·심리적 반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단기 및 중기적 시사점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상승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가능성을 경고한다. 루오는 수익률곡선이 상반기 내내 가팔라진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며, 이후 국채 발행 패턴의 조정과 국내 은행들의 매수 복귀가 진행되면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즉, 발행 스케줄과 은행·연기금 등 전통적 수요자의 매수 행동이 재조정되기 전까지 금리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의미다.
금리 상승은 몇 가지 실물경제 경로를 통해 파급될 수 있다. 먼저 정부의 차입비용이 높아지면 예산 부담이 커져 재정적자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장기적으로는 신용비용 상승과 성장률 둔화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둘째, 엔화는 상대적으로 약세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수입 물가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셋째, 증시는 정책 기대와 금리 수준에 따라 섹터별 차별화가 예상된다. 예컨대 금융주는 금리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해 수혜를 볼 수 있으나 내구재·성장주 등은 비용 상승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정책 및 시장 대응 전망
단기적으로는 일본 정부의 향후 정책 메시지와 재정운용 계획, 그리고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스탠스가 시장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크레디아그리콜과 다른 금융기관들은 다카이치 정부가 재정확대를 추진할 경우 정부 채무의 규모와 구조가 변화할 수 있으며, 이는 금리·환율·주가에 전방위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한다. 또한 시장에서는 발행 주체의 재무전략과 국내 금융기관의 매수능력 회복 시점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중기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들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하나는 재정지출 확대가 실제로 크고 지속적으로 집행되어 장기금리가 상승하고 엔 약세가 지속되는 시나리오다. 다른 하나는 정치적 캠페인 과정에서 재정정책 구체화가 지연되거나 시장의 우려가 진정되어 일시적 변동에 그치는 시나리오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움직임이 어느 쪽으로 굳어질지 판단하기 위해선 선거 공약의 세부내용, 예산 편성 계획, 그리고 중장기 채권 발행 로드맵을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결론
요약하면, 다카이치 총리의 의회 해산 및 조기 총선 발표가 촉발한 재정정책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일본 채권시장에서 초장기물을 중심으로 매도세가 확대되었고, 이로 인해 40년물 수익률이 사상 최고치인 4.00%에 도달했다. 단기적으로는 수급의 기술적 변화와 심리적 요인이 주된 동인이며, 중장기적으로는 실제 재정정책의 방향성과 정부의 채무관리 전략이 시장 안정의 관건이 될 것이다. 투자자와 정책당국은 향후 선거 과정에서 제시되는 재정·세제 공약과 일본은행의 반응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