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2분기 GDP 소폭 반등… ‘기술적 경기침체’ 모면할 듯

[도쿄=로이터] 일본 경제가 올해 4~6월(2분기)에 소폭 성장해 두 분기 연속 역성장을 뜻하는 ‘기술적 경기침체(technical recession)’를 피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왔다.

2025년 8월 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16명의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Reuters poll)에서 일본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연율 0.4%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1분기(연율 –0.2%)의 마이너스 성장 후 첫 반등이다.

연율 환산을 제외한 직전 분기 대비(Quarter on Quarter) 실질 성장률0.1%로 추정됐다.주: 연율(annualised) 수치는 해당 분기의 성장률을 4배로 환산해 연간 성장 추세를 가늠하기 위한 국제 관행이다.

미쓰비시UFJ리서치앤컨설팅(Mitsubishi UFJ Research and Consulting)의 고바야시 신이치로(Shinichiro Kobayashi)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견조한 내수가 뒷받침되고 대외 수요도 다소 회복되면서 2분기에는 두 분기 만에 플러스 성장에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내수·수출 모두 ‘플러스’… 소비는 0.1% ↑

일본 경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소비(Private consumption)전 분기와 같은 0.1% 증가가 예상됐다. 고물가가 장기화됐음에도 소비 심리가 비교적 견조하게 유지됐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설비투자(capital expenditure)는 0.5% 증가에 그쳐 1분기(1.1%)보다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외 수요(Net exports) 효과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은 2분기 GDP 성장률에 0.2%포인트 기여할 전망이다. 1분기에는 –0.8%포인트를 깎아먹었는데, 자동차 관세 영향 등으로 대미(對美) 수출이 줄었음에도 수입 감소 폭이 더 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배경 설명
‘기술적 경기침체’란 실질 GDP가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상황을 말한다. 일반적인 경기침체 정의(고용·소득·생산·소비 등 다층 지표 하락)보다 단순하지만, 시장에서는 경기의 분수령을 가늠하는 신호로 받아들인다.

일본 수출은 5월과 6월에 전년 대비 감소했는데, 이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부과한 자동차 관세로 미국향 차량 물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다만 같은 기간 수입 감소 속도가 더 빨라 순수출은 플러스 전환이 가능했다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BOJ 통화정책과 향후 전망

일본은행(BOJ)은 전날(7월 31일) 금리를 동결했으나, 미·일 무역협상 타결 이후 경제 전망에 대해 다소 긍정적인 뉘앙스를 덧붙였다. 앞서 로이터가 지난달 실시한 설문에서 다수의 이코노미스트는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을 점쳤다.

통화정책과 성장률 간 관계에 대해 필자는 이번 성장세가 ‘기저효과’에 그칠 경우 BOJ가 섣불리 긴축으로 선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특히 엔화 약세가 수입물가를 자극해 소비자의 체감 물가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정책당국은 성장·물가·환율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향후 일정

일본 내각부는 8월 15일 오전 8시 50분(세계표준시 14일 23시 50분)에 2분기 속보치(Flash GDP)를 발표할 예정이다. 실제 수치가 예측치와 괴리될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국내외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전문가 시각 및 시사점

내수 회복 여부 — 물가상승률이 임금 상승률을 상회하고 있어 실질소득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향후 경기 모멘텀을 유지하려면 임금·물가·소비의 선순환 구조 형성이 관건이라는 평가다.

정책 대응 — 정부는 보조금·세제 혜택 등으로 가계 구매력을 지원하고 있지만, 재정건전성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재정·통화 혼합 전략에 따른 장기 부채 부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제 교역 환경 — 미·중 무역갈등이 완화되지 않을 경우, 일본 제조업 수출의 회복세가 제한될 수 있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산업구조 특성상, 무역 리스크 관리가 기업 실적에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전반적으로 2분기 0.1% QoQ라는 소폭 성장만으로 경기회복을 확신하기에는 이르다. 그러나 최소한 ‘연속 역성장’ 악순환을 끊었다는 점에서 심리적 마지노선은 지켜냈다는 의미가 있다. 향후 세부 지표(가계소득·설비투자 계획·재고·수출 주문)가 본격적으로 개선될 경우, 일본 경제는 완만한 회복 궤도에 진입할 수 있다는 기대도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