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2분기 설비투자 7.6% 급증…국내 수요 회복 기대와 투자 전망 엇갈려

일본 2분기 설비투자(캡엑스)가 전년 대비 7.6% 증가하며 경기 회복 신호를 보냈다.

2025년 9월 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2025 회계연도 1분기(4~6월) 법인기업통계조사에서 일본 기업들의 설비·기계 투자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7.6% 늘었다.

이러한 견조한 투자 증가율은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제조업체의 이익이 미국 관세 충격으로 급감하면서 향후 투자 여건에는 불확실성이 드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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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통계에서 경상이익은 전체 산업 기준 0.2% 증가에 그쳤으나, 제조업의 경상이익은 11.5% 급락했다. 특히 자동차 업종의 이익이 29.7%나 추락하며 낙폭을 키웠다.

카즈타카 마에다 메이지야스다종합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수출업체들은 지금까지 주로 판매가 인하를 통해 미국 관세 비용을 흡수해 왔다”면서 “수익성이 더 압박을 받게 되면 설비투자에 대해 보수적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2분기 설비투자 증가율은 1분기(6.4%)보다 속도가 빨라졌고, 계절조정 기준 전 분기 대비로도 1.6% 늘었다. 해당 자료는 9월 8일 공개 예정인 국내총생산(GDP) 수정치 산정에 반영될 예정이다.

지난달 발표된 속보치에 따르면 일본 경제는 2분기에 연간환산 1.0% 성장해 시장 전망을 웃돌았다. 이는 예상보다 견고한 수출설비투자 덕분이었다.

그러나 미나미 다케시 노린추킨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이번 설비투자 증가율이 속보치에 포함됐던 추정치보다 다소 낮다”고 지적하며, 2분기 GDP 성장률이 연간환산 0.8%로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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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7~9월 분기에는 수출 부진과 소비 둔화로 6개 분기 만의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최근 발표된 지표는 미국 관세가 일본 제조업에 타격을 주고 있음을 시사한다. 7월 수출은 약 4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으며, 산업생산은 자동차 생산 6.7% 감소 영향으로 예상보다 크게 위축됐다.

또한 7월 타결된 일·미 무역협정은 미국의 일본산 자동차 관세를 27.5%에서 15%로 낮출 가능성이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서명 여부에 따라 적용 시기가 불확실하다.

■ 용어 설명 및 의미

연간환산(Annualised)은 해당 분기 성장률을 4배로 환산해 연간 기준으로 나타낸 값이다. 예컨대 2분기 GDP가 전분기 대비 0.25% 성장했을 경우, 연간환산 수치는 약 1.0%가 된다.

경상이익(Recurring Profit)은 영업활동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이익을 의미하며, 일회성 손익을 제외해 기업 실적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계절조정(Seasonally Adjusted)은 계절적 요인을 제거해 월별·분기별 지표를 비교 가능하도록 만든 통계 처리 방식이다.

■ 심층 분석

설비투자 증가는 내수 활력뿐 아니라 기술 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견인하는 핵심 요소다. 현재 일본은행은 초완화적 금융정책을 유지하고 있으나, 물가와 임금이 꾸준히 오르는 가운데 설비투자까지 뒷받침될 경우 추가 금리 인상 논의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미국 관세 충격으로 제조업 이익이 감소한다면 기업들은 현금 흐름을 방어하기 위해 투자와 고용 확대를 미룰 수 있다. 이는 내수 회복의 모멘텀을 약화시켜 다시 디플레이션 압력을 키울 위험이 있다.

결국 관전 포인트는 미·일 무역협정 발효 시점과 관세 인하 수준, 그리고 일본 소비자의 실질 구매력 회복 여부다. 업계와 정책 당국은 자동차 업종의 실적을 가늠자 삼아 올해 하반기 설비투자 계획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관세 이슈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기업들이 설비투자 확대보다는 연구·개발(R&D)과 비용 효율화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따라서 투자 지표가 향후 몇 분기 동안 변동성이 커질 여지가 있다.


본 기사에는 로이터 원문 외의 추가 해설과 통계 용어 설명, 그리고 기자의 분석이 포함돼 있다. 다만 수치·사실 관계는 원문 데이터를 그대로 따랐다.